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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한 해가 가는 것이 아쉽지 않습니다
그저 무심히 보낸 시간이 너무 많아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커다란 것 바라지 않겠습니다
남보다 뛰어난 건강이 아니라 아내가 담아 준 밥 한그릇을
다 비울만큼의 건강한 식성이면 기뻐하겠습니다
기도하다가 깜박 잠이 들어 화들짝 놀라 깨어나도
내 믿음의 느슨함을 탓하기보다
좀 더 깊이 잠들지 못한 것을 서운해 하겠습니다
넓은 세상을 향한 여행을 꿈꾸기 보다는
기차와 버스 타고 매일 교회 가는 길을
내일은 갈수 없는 길처럼 여기며 살뜰히 즐기겠습니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해야 한다는 자기과시에 빠지지 않고
새들이 날아와 목욕하고 물도 마시라고
넓은 쟁반 하나 뒷마당에 놓고 매일 물을 채워 놓겠습니다
감동적인 설교를 해야 한다는 위선보다는
설교원고를 꼼꼼히 들여다보며
내가 깨달아야 할 것을 먼저 찾아 내겠습니다
선한 목자는 꿈도 못 꾸기에
따뜻한 목자가 되어
훗날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 앞에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