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을 얻으려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사람 마음을 얻으려면

0 개 792 명사칼럼

공통년 392년 로마제국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성당 출입을 금지당한 사건이 생겼다. 390년 그리스 테살로니카에서 주민 폭동이 일어났고, 황제는 군대를 보내 주민 7,000명을 학살했다. 암브로시우스 주교는 분노하여 황제에게 공식 참회를 요구하고 성당 출입을 금지했다. 황제는 이를 무시하고 부활절에 성당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주교는 성당 문 앞에서 황제를 몸으로 막았다. 몇 달 지난 성탄절에 황제는 다시 성당을 찾았지만, 주교는 이번에도 황제를 막았다. 황제는 자신의 잘못을 결국 시인하고 땅에 엎드려 용서를 청했다.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에서 공인된 지 불과 70여 년 만에 생긴 일이다. 교회는 국가 폭력에 침묵하지 않았고, 권력자에게 비굴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가 구조하지 않아서 생겼다면, 이태원 참사는 예방하지 않아서 생겼다. 윤석열 대통령은 무능과 책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유가족과 시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는가. 유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한 적 있는가. 테오도시우스 황제처럼 땅에 엎드려 참회한 적 있던가. 참사 2주가 지나도록 책임을 인정하고 사퇴하는 정권 인사가 한 사람도 없다. 희생자 명단을 정권은 왜 밝히지 않는가. 영정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에서 추모가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슬픔에 잠긴 유가족과 시민에게 침묵의 애도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진정한 추모가 가능하겠는가. 


11월 2일 명동성당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가 있었다. 정순택 대주교는 “이번 참사를 통해 국론이 분열되거나 사회적인 갈등이 커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이 아픔을 통해 더 성숙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또 희생자들의 유가족들도 그렇게 바라진 않을 것”이라고 설교했다. 추모 미사가 국론 분열과 사회 갈등을 언급할 자리인가. 적절한 말씀이라고 보기 어렵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대교구장이었다면, 그렇게 비겁하게 말했을까. 가톨릭에서 세례받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미신을 끊으라고 정순택 대주교는 요구한 적 있는가. 미신에 빠진 사람이 성당 출입하는 행위는 신성모독 아닌가. 


4세기 테오도시우스 황제와 암브로시우스 주교, 21세기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종교 지배층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참사 이후 불교, 개신교, 가톨릭 종교행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에도 문제가 많다. 윤석열 대통령은 종교와 신도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있는가. 종교를 통치 기구중 하나 정도로 취급하고, 종교 지배층을 피의자 다루듯 하지는 않는가. 불교, 개신교, 가톨릭을 순시하면서 신도들과 종교 지배층을 조용히 하라고 협박하는 듯하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 지배층이 윤석열 대통령을 대하는 자세에도 문제가 많다. 종교 지배층은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한 적 있었던가. “예 할 것은 예,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마태복음 5,37) 하고 있는가. 종교 지배층은 유가족을 만나거나 참사 현장에 가 본 적 있는가. 시민과 희생자들과 가까이 하기보다 부자들과 권력자들과 어울리려 애쓰지 않는가. 가난한 사람들과 희생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닭벼슬보다 못한 종교권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부자들과 권력자들과 가까이 하다가 망가지지 않은 종교인 없었고, 시민과 희생자들과 가까이 하면서 회개하지 않는 종교인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종교 지배층은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믿음도 얻지 못하고 사랑도 받지 못하고 있다. 온 세상을 다 얻는다 해도, 사람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과 종교 지배층은 자신들이 왜 사랑받지 못하고 믿음을 얻지 못할까 불평하지 말고, 사랑받고 믿음을 얻을 만한 행동과 말을 해왔는지 반성하라. 무한 권력을 휘두르고 무책임한 권력자는 사람 마음을 얻을 수도 없고, 오래 버틸 수도 없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종교 사전에 중립이란 단어는 없다. 희생자 앞에서 중립 노래를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느님, 저를 대신 데려가고 우리 지하니를 돌려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가슴 울리는 이 말을 윤석열 대통령과 특히 종교 지배층에게 들려주고 싶다. 종교인은 정치권력의 경호실장이 아니라 희생자의 변호사 아닌가. 종교 지배층은 스스로 종교 지도자라고 착각하지 말라. 종교 비판은 모든 비판의 전제라는 포이어바흐 말을 잊지 말라. 


언론이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언론이 제대로 질문하지 못하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시민들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권력을 구경하거나 한탄만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저항할 것이다. 시민들은 정치권력과 종교권력 뿐 아니라 언론을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다.


 많은 시민이 애타게 기다리던 <시민언론 민들레>가 오늘 탄생한다. 민들레는 독일어로 사자 이빨이란 뜻을 갖고 있다. 시민의 간절한 심정을 존중하고 받들어, 시민언론 민들레는 정치권력과 종교 지배층의 무능과 잘못을 사자 이빨로 물어뜯을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사람 마음을 얻고 빛과 소금이 될 것이다. 


*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41c68a8d7fc59fa7e17262892e2ad33c_1705456300_5506.png
 

■ 김 근수 


역사연구가. 가톨릭 프레스 편집인. 해방신학연구소 소장.

전북 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와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광주 가톨릭대학 2학년 재학 중 독일로 유학을 떠나 마인츠 대학교 가톨릭 신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로메로Romero 대주교의 땅 엘살바도르로 떠나 UCA 대학교에서 소브리노J. Sobrino에게 해방신학을 배웠다.

독일에서 배운 성서신학의 학문적 연구성과와 남미 해방신학에서 배운 가난한 사람들의 시각을 존중한다. 그러한 바탕에서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소브리노의 유일한 아시아인 제자다. 해방신학의 눈으로 역사의 예수를 계속 공부하고 있다. 저서로 『슬픈 예수』 『행동하는 예수』 『교황과 나』, 공저로 『교황과 98시간』, 옮긴 책으로 『해방자 예수』가 있다.


시작

댓글 0 | 조회 536 | 2024.01.30
모터웨이를 달리던 중 이었습니다. 빠듯한 시간에 속도를 맞추느라 사알짝 과속 언저리까지 넘나들며 운전을 하던 중이었지요. 그런데 앞 서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투… 더보기

매일 이 두동작을 했을 때 찾아오는 놀라운 변화

댓글 0 | 조회 869 | 2024.01.30
운동 시간이 길거나 강도가 세다고 해서 꼭 효과가 좋은 건 아닙니다. 특히 운동 초보자들이 처음부터 고강도 운동을 무리해서 강행했을 때에는 부상이나 중도 포기 등… 더보기

학생의 육아출산 수당 수급

댓글 0 | 조회 1,279 | 2024.01.30
뉴질랜드에서 육아출산 수당 수급 자격은 출산휴가및고용법에 따라 결정됩니다. 출산휴가및고용법은 피고용인 또는 자영업자가 출산일 전 52주 중 어느 26주 동안 최소…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684 | 2024.01.30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자를 용서하라.한 송이 눈송이 타는 가슴으로마른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꽃으로너희는 너희를 미워하는 자에게 감사하라.감사가 없는… 더보기

단전호흡법 : 와공(臥功)

댓글 0 | 조회 733 | 2024.01.30
와공(臥功)은 단전을 자리 잡게 하고 축기하는 데 좋은 자세입니다. 단전호흡을 처음 시작한 분은 100일 동안 매일 이 와공을 하면서 단전을 자리 잡는 것이 좋습… 더보기

외로움 유행병

댓글 0 | 조회 1,055 | 2024.01.26
시인 정호승(鄭浩承, 1950년 경남 하동 출신)이 1998년에 발표한 ‘수선화에게’라는 시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로 시작된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아… 더보기

자궁경부암 검사 방법의 변경

댓글 0 | 조회 1,539 | 2024.01.23
2023년 9월 12일부터, 자궁경부암 검사(이전에는 “smear”로 불림)가 HPV 검사로 바뀌고 가정에서 자가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새로운 검사 방법으로 hu… 더보기
Now

현재 사람 마음을 얻으려면

댓글 0 | 조회 793 | 2024.01.17
공통년 392년 로마제국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성당 출입을 금지당한 사건이 생겼다. 390년 그리스 테살로니카에서 주민 폭동이 일어났고, 황제는 군대를 보내 주민 … 더보기

이상한 용기로 청룡열차를 타고

댓글 0 | 조회 743 | 2024.01.17
60을 넘어서고 나서부터 내 지능은 머리카락처럼 점점 더 하얘져만 간다. 이런 나에게 대놓고 무식하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 농담 섞인 말이겠지만, 사실이 그러하… 더보기

녹차 덖고 마음 닦고

댓글 0 | 조회 509 | 2024.01.17
세 엄마와 로원 양의 해남 대흥사 템플스테이해남 대흥사 차 덖는 날, 푸릇푸릇 진녹색으로 변해가고차도 덖고 마음도 닦고, 웃음도 피고 새도 울고더할 나위 없이 행… 더보기

한방에 이해되는 온라인 비자 수속

댓글 0 | 조회 1,111 | 2024.01.17
외국인 자격으로 뉴질랜드에서 체류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비자(VISA)입니다. 온라인이 대세인 시대이기에, 뉴질랜드 이민부 역시 거의 모든 비자… 더보기

새해에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댓글 0 | 조회 513 | 2024.01.17
시인 정 진하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해를 살아라간절한 소원을 밤마다 외쳐라지치면 지칠수록 더 크게 외쳐라더 큰 용기와 더 큰 꿈을 가져라가야될 인연의 길이 엇갈렸다… 더보기

겨자씨만한 씨를 심어

댓글 0 | 조회 543 | 2024.01.17
단전은 기운 주머니인데 처음에는 크기가 자궁만 합니다. 주먹 만 한 크기입니다.호흡을 하면 그 주머니에 겨자씨만한 씨가 생깁니다. 그리고 계속 호흡을 하면 이 씨… 더보기

왜 우리 집 주방 싱크대는 자주 막히나요?

댓글 0 | 조회 1,319 | 2024.01.16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여름 휴가 시즌 동안,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함께하는 식사의 시간은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신선한 야채와 함께 삼겹살이나 … 더보기

하루 3분 살빠지는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600 | 2024.01.16
2024년 새해 잘 시작하셨나요?매년 이 맘때는 대부분 새해 계획과 다짐으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다양한 목표를 세우곤 하는데요, 그래서 최근 제 유튜브를… 더보기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741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

새해에는

댓글 0 | 조회 580 | 2024.01.1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한 해가 가는 것이 아쉽지 않습니다그저 무심히 보낸 시간이 너무 많아 죄스러운 마음입니다그래서 새해에는 커다란 것 바라지 않겠습니다남보다 뛰… 더보기

기계고객의 시대

댓글 0 | 조회 597 | 2024.01.16
전 세계의 90개국 이상의 기업에 컨설팅을 하는 가트너(Gartner)사는 85개의 지점에 거의 2만명 가까운 직원을 두고 있다. 직원의 대부분이 똑똑이들이라 브… 더보기

비빔밥 이야기

댓글 0 | 조회 803 | 2024.01.12
창립 25주년을 맞은 구글(Google)이 지난 12월 11일 ‘올해의 검색어’를 발표했다. 올해 전 세계인들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레시피(recipe, … 더보기

'2024 학년도 한국대학 입시 결과'

댓글 0 | 조회 2,581 | 2024.01.04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코로나 19 비상사태를 선언한지 3년 4개월만인 2023년 5월 초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해제를 발표했다. New Normal 시대에 접어… 더보기

국민당 정부 고용법 개정

댓글 0 | 조회 1,545 | 2023.12.23
지난 칼럼에서는 국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큰 고용법 개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국민당 주도 정부가 출범하면서 많은 변화… 더보기

전신 군살 빼는 10분 전신운동

댓글 0 | 조회 789 | 2023.12.23
최근 gym에서 운동을 시작한 저희 큰 딸이 이런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엄마! 대부분 사람들이 운동 전후에 간단한 스트레칭도 안하고 그냥 운동만 해..… 더보기

휴가 동안 소규모 비즈니스의 현금 흐름

댓글 0 | 조회 904 | 2023.12.23
올해에는 사업에서 휴가를 즐길 계획이신가요?올해 이 시기는 소규모 비즈니스에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출은 계속되고 채권자들이 휴가에 들어가면 현금 흐름이 타격을… 더보기

기왕 이렇게 된 것

댓글 0 | 조회 807 | 2023.12.2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글지글 끓는 날에더워진 논물 담은 논두렁에서올챙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들여다 봤어야 했다반나절 걸려서 찾아간 양구스물 다섯 살짜리 군인이 … 더보기

흔적의 역사(歷史), 미룰 수 없는 전법(傳法)

댓글 0 | 조회 577 | 2023.12.23
경주 남산 삼릉 ~ 금오봉 순례경주 남산이 불국토(佛國土)인 것은,경주가 불국토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그래서 신라의 왕들은 남산에 묻히기를 원했을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