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과 날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씨줄과 날줄

0 개 836 한일수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붙들고 천국에 오르려고 시도했으나 중간에 떨어질 뿐이었다. 결국은 아무도 오르지 못하고 말았다.” 주어진 실을 이용해 천국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낱개의 실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실과 실을 어떻게 연결해 모든 사람이 천국에 도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실을 꼬아서 밧줄을 만들어 한 사람씩 올라타면 결국은 모든 사람이 천국에 올라갈 수 있는 일인데 사람들이 자기 오를 생각만 하니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61bd5cc7635a321b4099069853288119_1707775542_1031.png
 

옷감은 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만들어 낸다. 베를 짤 때 가로 줄은 씨줄, 세로 줄은 날줄이 되는데 씨줄 혹은 날줄만 가지고는 천을 짤 수가 없다.  거미는 하찮은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씨줄과 날줄을 이용해 거미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씨줄과 날줄의 원리는 옷감을 짜는 데는 물론 인간사뿐만 아니라 세상사 모든 일에 적용된다. 지구 표면에는 본초 자오선을 기준으로 동쪽 혹은 서쪽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내는 세로의 선인 경도(Longitude)와 적도를 기준으로 북쪽 및 남쪽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내는 가로의 선인 위도(Latitude)가 있다. 태평양 상의 어느 지점을 얘기할 때 경도와 위도로 나타내면 정확히 찾아낼 수가 있다. 인생이라는 천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과, 시대의 흐름과 시대정신 그리고 운이라는 날줄이 합쳐서 직조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자기인생의 씨줄만 믿고 미래를 기다리면서 날줄의 흐름을 생각지도 않으며 지낸다면 불안해질 것이다. 세상을 보는 공부, 시대를 읽는 공부를 함께해야 인생의 씨줄과 날줄이 촘촘해져 알찬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온라인(On line)이 씨줄이라면 오프라인(Off line)은 날줄이다. 온라인이 수평적인 세계관이라면 오프라인은 수직적인 세계관이 되겠다. 온라인 인맥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페이스북(Facebook)인데 인터넷을 매개로 만들어지는 인맥이다. 인맥의 대표적인 예라면 혈연(血緣), 지연(地緣), 학연(學緣)등 3연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을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로 만들어 감으로써 전 세계인이 동일 시간대에 소통할 수 있는 구조이다. 우선 나를 중심으로 연결된 1레벨 인맥을 형성하고 그 인맥과 인맥을 연결하고 또 한 번 연결하면 2-3레벨 인맥이 형성된다. 2-3레벨은 나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페이스북은 메가 히트를 치게 된 것이다. 이민 생활이 외로워지기 쉬울 수가 있는데 인맥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전 지구촌에서 친구와 대화하고 유익한 정보를 교환함은 물론 삶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길을 개척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는 네트워크(Network) 사회라고 한다. 네트워크 사회, 네트워크경제, 네트워크 개인주의 개념은 현대사회의 방향을 공통으로 강조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개인, 집단 등의 사회의 구성원과 그 구성원들이 맺는 관계로 볼 수 있다. 각각의 구성원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면서 다른 구성원들과 여러 관계를 맺는다. 구성원들은 다른 구성원들과 수평으로 연결되어 저마다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수평적 연결은 그 역할의 비중에 있어 동등한 무게를 가지기 때문에 중심을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은 경직되어 있는 관료제의 구조보다 훨씬 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방대해져가는 조직을 유지하는 데에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독려하고 중요하게 여기며 쌍방향적인 소통이기에 구성원의 창의성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적절한 수평적 관계, 쌍방향 소통, 창의성 보호라는 세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소통의 본질은 남들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텍스트를 이해하고 이것을 날줄로 삼아, 여기에 자신의 스토리를 씨줄로 끼워 넣어 새로운 맥락의 더 참신한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작업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창의성이라는 말이 더욱 많이 대두되고 있는데 창의성이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날줄로 삼고 또한 날줄로 있는 것들이 존재하는 이유인 목적을 씨줄로 삼아 새로운 맥락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려면 세상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이유인 존재 이유에 대한 성찰을 해내는 일이 선행되어야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연주자가 작곡가의 곡을 소화할 때 곡을 그대로 기계적으로 표현한다면 결코 유명한 연주자가 될 수 없다. 어떤 가수는 곡을 받으면 1000번 정도 듣고 나서 자신의 목소리 지문을 곡의 날줄에 어떻게 씨줄로 끼워 넣어 새로운 태피스트리(Tapestry)를 만들어낼까 고민한다고 한다. 여기서 태피스트리란 여러 가지 색상의 씨실과 날실을 엮어 그림으로 표현하는 직물공예를 말한다. 예술 작품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탄생되었지만 똑같은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가 자신의 주인으로 자신만의 태피스트리를 짜낸 결과이다. 세상에는 다름을 용납하려 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다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것들이 융합하여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창출할 때 인간 사회도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피아니스트가 어느 곡을 연주할 때 같은 곡을 연주하는 것이지만 피아니스트마다 연주하는 내용은 다르게 표현 되며 관객의 반응도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음악이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음색과 기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음악에 연주자의 영혼과 철학이 담겨 있어 관객이 해석을 할 수 있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연주자의 영혼과 철학에 심취하기 위해서는 청취자도 연주자가 얼마나 고독한 시간을 갖고 고통을 감내해왔는지에 대한 이해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훌륭한 음악은 작곡가와 연주자, 청취자가 3위1체가 되어 탄생하는 것이리라.

핵심만 파고드는 파트너쉽 영주권 가이드

댓글 0 | 조회 1,536 | 2024.02.13
애초에 영주권을 목적으로 교제를 한 것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사랑하고 영원을 약속한 사이에서 파트너쉽을 통한 영주권 신청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 더보기

사건의 지평선 그 너머

댓글 0 | 조회 591 | 2024.02.13
충주 석종사 참선 템플스테이‘5분만 바라봐’산다는 것과 초월한다는 것어쩌면 우리 삶의 곳곳에 놓인 블랙홀들과경계 언저리에서 아슬아슬 살아가는 삶그러나 언제고 꼭 … 더보기

사랑은 싸우는 것

댓글 0 | 조회 687 | 2024.02.13
시인 안 도현내가 이 밤에 강물처럼 몸을 뒤척이는 것은그대도 괴로워 잠을 못 이루고 있다는 뜻이겠지요창 밖에는 윙윙 바람이 울고이 세상 어디에선가나와 같이 후회하… 더보기
Now

현재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837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 더보기

단전호흡의 요령

댓글 0 | 조회 733 | 2024.02.13
단전호흡 할 때의 요령은 `단전 외의 부분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직 단전만 있는데 `단전이 중심이다’라고 생각하세요.◆ 호흡을 하면서 어떤 의념을 같… 더보기

평양문화어와 한류

댓글 0 | 조회 589 | 2024.02.13
북에서 한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던 모양이다. 몇 년 전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라고 있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아무리 돌풍이… 더보기

골절(骨折, Bone Fracture)

댓글 0 | 조회 611 | 2024.02.10
필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현재까지 두 번 골절(骨折) 사고를 당했다. 지난 1997년 봄에 왼쪽 다리에 골절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왼쪽 손가락에 골절을… 더보기

비자카드 말고, 비자 그게 궁금하다

댓글 0 | 조회 863 | 2024.01.31
대한민국 영토가 아닌 타국가에 체류하고자 하는 한국여권 소지자라면 뉴질랜드가 되었든, 호주가 되었든 간에 체류기간 동안에는 그 어떤 비자(VISA)라도 소지하고 … 더보기

관료주의의 무능, 권력자의 광기, 그리고 인간의 존엄 - <서울의 봄>이 상기시키…

댓글 0 | 조회 582 | 2024.01.31
공허한 권력의 실체이 영화 후반부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들로 시작하고 싶다. 반란 성공이 확실해지고 수괴 전두광 장군(황정민)은 일행과 함께 본부로 돌아가려다 혼자… 더보기

청룡의 기상으로 카이로스를 잡자

댓글 0 | 조회 504 | 2024.01.31
2024년 1월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벌써 2월이 내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지 않은가! 기대 되는 2월이지만, 2월 또한 빨리 뛰어갈 것이며, 한 해 또한 초스피드… 더보기

월경불순

댓글 0 | 조회 702 | 2024.01.31
여성에게 순조로운 월경은 건강의 척도일 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중요한 표시다. 가임기의 여성은 정상적인 경우 24~35일 간격… 더보기

재시행된 Trial Period이 고용주에게 미치는 영향

댓글 0 | 조회 959 | 2024.01.31
2023년 새 정부가 시작되면서 신규 규정을 시행했으며, 이에는 고용 법률 개정도 포함되었습니다. 12월 23일, 대부분의 뉴질랜드인들이 해변으로 향하고 몇 잔의… 더보기

지혜의 숲에서 꿈꾸는 바다

댓글 0 | 조회 419 | 2024.01.31
유학생 두 사람이 찾은 오대산 숲과 월정사 템플스테이월정사는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주는 품 너른 나무 같다.절 앞에 즐비한 전나무에 기대어 쉬기도 하고 그 나무들이… 더보기

한강철교를 지나며

댓글 0 | 조회 503 | 2024.01.3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저녁 무렵전철 차장 밖으로해가 넘어갑니다아내가 물어옵니다‘당신 첫사랑가끔 생각 나?’아내는 저녁 여의도가 보이면그 남자가 궁금하답니다나는 그… 더보기

지워지지않는 이름, 그녀 ‘레베카’

댓글 0 | 조회 1,239 | 2024.01.30
내게 북유럽 패키지 여행은 아무래도 ‘러시아’가 핵심이었다.동행하자는 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내 귓전에서 사라지지가 않았다. 정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여기는 지… 더보기

시작

댓글 0 | 조회 552 | 2024.01.30
모터웨이를 달리던 중 이었습니다. 빠듯한 시간에 속도를 맞추느라 사알짝 과속 언저리까지 넘나들며 운전을 하던 중이었지요. 그런데 앞 서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투… 더보기

매일 이 두동작을 했을 때 찾아오는 놀라운 변화

댓글 0 | 조회 893 | 2024.01.30
운동 시간이 길거나 강도가 세다고 해서 꼭 효과가 좋은 건 아닙니다. 특히 운동 초보자들이 처음부터 고강도 운동을 무리해서 강행했을 때에는 부상이나 중도 포기 등… 더보기

학생의 육아출산 수당 수급

댓글 0 | 조회 1,298 | 2024.01.30
뉴질랜드에서 육아출산 수당 수급 자격은 출산휴가및고용법에 따라 결정됩니다. 출산휴가및고용법은 피고용인 또는 자영업자가 출산일 전 52주 중 어느 26주 동안 최소…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698 | 2024.01.30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자를 용서하라.한 송이 눈송이 타는 가슴으로마른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꽃으로너희는 너희를 미워하는 자에게 감사하라.감사가 없는… 더보기

단전호흡법 : 와공(臥功)

댓글 0 | 조회 751 | 2024.01.30
와공(臥功)은 단전을 자리 잡게 하고 축기하는 데 좋은 자세입니다. 단전호흡을 처음 시작한 분은 100일 동안 매일 이 와공을 하면서 단전을 자리 잡는 것이 좋습… 더보기

외로움 유행병

댓글 0 | 조회 1,079 | 2024.01.26
시인 정호승(鄭浩承, 1950년 경남 하동 출신)이 1998년에 발표한 ‘수선화에게’라는 시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로 시작된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아… 더보기

자궁경부암 검사 방법의 변경

댓글 0 | 조회 1,563 | 2024.01.23
2023년 9월 12일부터, 자궁경부암 검사(이전에는 “smear”로 불림)가 HPV 검사로 바뀌고 가정에서 자가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새로운 검사 방법으로 hu… 더보기

사람 마음을 얻으려면

댓글 0 | 조회 812 | 2024.01.17
공통년 392년 로마제국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성당 출입을 금지당한 사건이 생겼다. 390년 그리스 테살로니카에서 주민 폭동이 일어났고, 황제는 군대를 보내 주민 … 더보기

이상한 용기로 청룡열차를 타고

댓글 0 | 조회 766 | 2024.01.17
60을 넘어서고 나서부터 내 지능은 머리카락처럼 점점 더 하얘져만 간다. 이런 나에게 대놓고 무식하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 농담 섞인 말이겠지만, 사실이 그러하… 더보기

녹차 덖고 마음 닦고

댓글 0 | 조회 528 | 2024.01.17
세 엄마와 로원 양의 해남 대흥사 템플스테이해남 대흥사 차 덖는 날, 푸릇푸릇 진녹색으로 변해가고차도 덖고 마음도 닦고, 웃음도 피고 새도 울고더할 나위 없이 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