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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은 한반도와 해외 여러 지역에 살면서 한인(Korean)으로서의 공통적 혈통과 문화를 공유(共有)하거나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아시아 계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는 한반도에 7,700만(남한 5,150만, 북한 2,540만), 한반도외에 750만 대략 총 8,450만의 한민족이 살고 있다고 본다. 재외동포는 미국 263만, 중국 235만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일본과 독립국가 연합, 캐나다 등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한민족은 단군 이래 4356년 동안 단일민족으로서 외세에 침탈(侵奪) 당함이 없이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온 긍지를 지니고 살아 왔다. 다만 20세기 들어 일본에 병합(倂合)되어 36년 동안 식민지 시절을 겪었다. 강대국들의 도움으로 해방을 맞이하였으나 그 여파로 남북이 분단되고 끔찍한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한반도에서의 삶은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나버려 도저히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처참한 민족이 되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휴전 후 70년 동안 민중의 지성은 수차례에 걸친 헌법 개정과 정치 체제의 변혁을 겪으면서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였고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른바 한류(Korean Wave)의 파도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으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여 문화강국으로서의 면모도 갖추게 되었다. 이는 세계 역사상 유래를 볼 수 없을 만큼 최 단시 일 내에 이루어낸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한민족의 집념과 끈기, 부지런함은 우수한 자원이다. 어려울 때는 서로 합심하여 돕고 신바람이 날 때는 에너지가 솟아나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낸다.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는 헝그리(Hungry) 정신으로 나타나 불출주야 투지를 불태웠다. 1960년대 서독 광부로, 간호사로 파견된 이들은 특유의 근면성과 봉사정신으로 호평을 받으며 기반을 다져갔다. 1970년대부터 ‘수출만이 살길이다’라는 기치아래 섬유, 건설 산업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할 때 공장 직공들은 밤샘 작업을 마다하지 않았고 건설 역군들은 사막의 나라에서도 몸을 바쳐 일에 몰두했다. 중화학 공업의 육성과 조선, 전자, 자동차 등의 산업이 세계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드디어 IT 산업 분야에서 첨단의 길을 확보하자 세계 10위의 경제 강국으로 발 돋음 하게 되었다. 감히 기적이라 할 만한 성과이다.
한국의 상황을 보면 한민족의 미래에 대한 우려할만한 조짐들이 나타나 걱정이 되고 있다. 선진국이 되었다고 하는데 왜 좋지 않은 지표마저 최고를 달리고 있는가? 국민 행복지수는 가장 낮으며 신생아 출산율은 0.7%로 최하위인데 서울은 0.5%로 극심한 상황이다. 내려가는 속도가 가파르다는데 더욱 심각성이 있다. 노인비율은 불어만 가는데 노인 빈곤 율 역시 가장 높다. 청년 취업 율도 최하위이고 노인/청년 자살 율은 최고로 높다. 여기에 가계 부채 비율은 최상위이고 정부의 재정적자는 눈 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더군다나 민족 간에 이념갈등, 지역갈등, 빈부갈등, 계층갈등, 금년 들어서는 학교 내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어 사회문제로 증폭되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아파트 내에서 층간 소음, 측간 소음, 주차 공간 확보 문제로 살인까지 저지르는 세상이 되었다.
물질적으로는 단군 이래 최고의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다는데 왜 불행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일찍 찾아온 선진국 진입과 더불어 선진국병도 너무 일찍 번진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도 해본다. 선진국병에 걸리면 우선 출산율이 줄어든다. 당대에 즐기고 고생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아이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감으로 결혼마저 기피하는 추세가 된다. 빈부의 격차가 심해져 행복지수는 떨어지고 개인주의 적인 태도가 증가해 서로 돕고 화합 하려는 성향이 퇴조한다. 심지어는 가족해체도 현실화되고 전통적인 유교적 윤리관마저 붕괴되고 있다. 합리적인 소비보다는 사치, 향락, 비교 성 물품소비, 과소비/낭비가 성행한다. 쓰레기 배출양이 엄청나고 사용하지도 않은 상품들이 버려지고 있어 환경오염을 과중시키고 있다. 이런 성향은 미래보다는 현실 우선주의 행동으로 실현되고 부정, 부패가 만연하는 사회로 이행한다.
어떻게 여기까지 진행해온 한민족인데 이대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야 되겠는가? 학생이 줄어들어 학교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요양원이 들어서고 예식장이 장례식장으로 개조되는 세태이다. 어렸을 때 다니던 유아원이 노인정이 되니 노인이 되어 그곳에 들어가 하루를 보내고 초등학교 때 다니던 학교가 요양원이 되니 몸이 불편한 노인이 되어 다시 그 학교에 들어가 몸을 의탁하게 되고 결혼식을 치룬 예식장이 장례식장이 되니 죽어서 거기서 장례를 치루는 형국이 되었다. 어렵게 얻은 자녀들인데 사건사고로 잃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부모에 의해 동반자살로 희생당하는 자녀들도 있다. 과거에는 한 학급에 60명이 배정되어 열악한 환경에서도 교육이 이루어졌는데 30명 이하로 이루어지는 교육 현장에서 심지어 초등학교에서 까지 학폭(學暴)이 빈번해 교사의 자살이 유행이 되고 있는 지경이 되고 있다.
한민족에게 미래는 없는 것일까? 지도자들은 파벌에 대한 편견이 없이 이 부분에서 만큼은 머리를 맞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시급한 것은 출산율 저하를 막고 출산율 증가 쪽으로 반전을 시도하는 일이다. 다행히 뉴질랜드 교민 사회에서는 출산율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글학교 학생 수가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한국에 있을 때 노력해도 안 되던 임신이 뉴질랜드에 와서는 성공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는 환경이나 생활패턴상의 문제도 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재외 동포 사회에서 만이라도 출산율을 유지하여 한민족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