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아내가 비벼준 열무 보리비빔밥에
울컥 내 눈꺼풀이 흔들린 것을
아내는 모릅니다
오뉴월 뙤약볕에
김 매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오늘은 까끌한 보리밥 되어
목 울대를 타고 도는 것은
어머니의 좁은 등을 짓누르던
당찬 여름 햇볕을
아들의 한 뼘 손 바닥으로
가리워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감기 끝에 먹는
찰기 없는 보리밥은
입 안을 헛되이 겉돌고
용서받지 못한 철없음은
다시 감기처럼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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