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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내가 자란 돌마리의 겨울은
종일 분주했습니다
신문지로 접은 딱지를
보물처럼 들고 나왔다가
박카스 박스로 접은 딱지에
번번이 뒤집혀져 다 잃으면
잠자리에 누워도 분했습니다
알랑구리로 딴 다마를
으찌 니 쌈으로 다 잃고는
개평으로 받은 몇 개를
주머니에 넣고 돌아오면서
내일은 다 따서 부자 될거라 다짐했지요
땅강아지 헐랭이 으지자지로
번갈아 제기를 차고는
이긴 자의 거드름으로
드리기를 받아 차려다 헛발질하면
니가 잘못 드려서 그렇다며
핑계로 억울함을 대신했습니다
찜뽕으로 날아온 공을 잡아 던져
아슬아슬 아웃인지 살았는지 말싸움 나면
이제 너 하고 안 논다고 마음 먹고는
수업 먼저 끝난 사람이 기다렸다가
같이 집으로 오곤 했습니다
내가 자란 돌마리에는
지금은 낯선 이들로 분주하지만
이제는 그 다툼도 가슴 저미는
아직도 긴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