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한 용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자신을 위한 용서

0 개 821 이현숙

요즘 SNS를 통해 보여지는 개개인이나 가정들은 늘 행복하고 부족함없고 삶을 즐기고 풍요롭고 사랑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과거보다 더 풍족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허기는 크고 나만 불행한 인생이라는 오해를 가지게 되면서 우울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내 안에 환경이나 처지에 대한 원망이 생기게 되면 스스로의 건강한 자아를 잠식할 만큼 파급력이 큽니다. 아날로그 시절에는 나의 사정만 혹은 가까운 사람들의 사정들만 알기 때문에 다행히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저 인생이란 이런거구나 하고 단순하게 아픔을 소화하기 쉬운데 이 시대는 상대적 빈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나의 상처도 몇 배도 커보이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처지를 비관할 때, 원망의 대상이 있을 때, 왜 이렇게 되었을 까를 찾아보면 당연히 부모, 배우자, 자녀들 그리고 지인들이 줄을 서게 됩니다.  원인을 찾은 후부터 더 괴로운 것은 더불어 사랑하고 행복해야 할 대상들로 인해 상처받고 슬프고 아프기 때문인데 게다가 그 대상들이 전혀 나의 아픔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 억울하고 원망이 커집니다. 가끔은 용기내어 그 상처에 대해 얘기를 꺼내어 사과를 받고 싶을 때 상대방은 사과는 커녕 마음을 이해해주지도 않거나 과거의 일로 치부하거나 그런 일을 아직도 기억해서 따지냐는 적반하장을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예전의 상처보다 더 상처가 되고 화가 나면서 오히려 말을 하기 전보다 부정적인 감정의 폭격을 받게 되는 형국이 됩니다. 그런 경험들을 겪은 많은 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용서입니다, 자신을 괴롭힌 사람을 용서하라니 게다가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용서하라니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용서는 용서한 후 화해하고 잘 지내라는 의미도 그 상처를 잊으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자신이 생각하면 할 수록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분노에 휩싸여서 하루하루가 지옥에 살거나 그 상처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이 있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내가 받은 1차적 피해도 억울하고 기가 막힌 데 그것을 계속 생각하면서 괴로운 시간들이 쌓여가면 갈 수록 나의 하루는 우울하고 화 나며 즐거움이나 만족은 찾아볼 수 없게 되고 가까운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그로 인해 관계가 예전같이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위로하고 함께 속상해하던 사람들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모습을 하는 나를 견디기가 어렵게 되고 그래서 처음처럼 늘 위로하거나 공감해주지 않는 양상을 보이면 그 또한 나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 됩니다. 그렇기에 그 1차 피해는 2차 3차의 피해로 이어지고 나의 억울함과 분노는 몇 배로 증가하게 되어서 나의 일상이 무너지고 힘겨운 나날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용서라는 의미를 다르게 해석해 보면 좋겠습니다. 먼저 언급했던 것 처럼 화해하거나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거나 무조건 잊으라는 것이 아니라 더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결단하여서 그 일이, 상황이, 사람이 나에게  더 이상 영향을 주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입니다.  정신 의학자 토마스 사즈는 “어리석은 사람은 용서하지도 않고 잊지도 않습니다. 순진한 사람은 용서하고 잊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용서하되 잊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어 forgive의 어원을 설명하는 사람들은 ‘다른 곳에 주다’라고 해석하면서 분노들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른 곳에다가 버리는 것이 용서라고 말합니다. 또한 수용의 의미도 가지고 있어서 우리에게 닥쳐온 것을 우리가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 또한 용서입니다. 그렇기에 용서는 나를 돕기 위한 방법인 것입니다. 


왜 내가 그래야 하냐고 묻는 비슷한 질문들을 많이 듣습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을 위해서, 나의 회복을 위해서’라고 말하는데 나를 더 다치지 않게 마음 상하고 괴로움에서 허덕이지 않도록 손을 내밀어서 구렁텅이에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입니다. 그렇기에 나를 위해 오늘, 결심 해 보세요.  Let it go! 


■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원하시는 분들은 https://www.asianfamilyservices.nz/546204439750612.html  

(한국어 서비스) 혹은 asian.admin@asianfamilyservices.nz / 0800 862 342 “내선 2번을 누르세요”로 연락주세요

오클랜드 공항

댓글 0 | 조회 1,287 | 2024.12.03
도시의 외곽에서 살아가는 나로서는, 공항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분주 함들 때문에 어쩌다 고국에서 오는 손님을 마중할라 치면 여간 긴장되는 게 아니다.전광판에 나… 더보기

방학, 자녀와 함께 건강한 게임 습관을 만들어 보세요

댓글 0 | 조회 609 | 2024.12.03
방학이 되면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어나곤 합니다. 게임은 즐거운 오락 활동이 될 수 있지만, 일부 게임의 설계와 사용 습관은 도박과 유사한 위험 요… 더보기

미안한 일

댓글 0 | 조회 559 | 2024.12.0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여름 지내고 편히 쉬려는 낙엽을 밟고 지난 다닌 일.넓은 방을 가졌지만 더 이상 콩기름 바른 장판 냄새를 잃어버린 일.성스러운 거룩함을 찾다… 더보기

디지털 시대, 메모는 생존의 기술

댓글 0 | 조회 494 | 2024.12.03
메모를 잘하며 살던 한 ‘수첩 공주’가 있었다. 들으면서 바로 요약해 적는 건 어찌보면 대단한 기술이다. 누군가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고 쓰고 “적는 자가 살… 더보기

보약 한 첩보다 아침식사!

댓글 0 | 조회 1,034 | 2024.11.29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아침 결식률(缺食率)은 12-18세 30%, 19-29세 37.4%, 30-49세 24.5%, 50-64세 10.7%, 65세 … 더보기

이런 고등학교는 피하세요

댓글 0 | 조회 2,462 | 2024.11.29
필자가 뉴질랜드에 처음 이민 왔을 1990년대 초만해도 오클랜드 대학의 세계랭킹이 50위권 이내였고 한국은 세계 랭킹 100위권 이내에 드는 대학이 아예 없을 정… 더보기

36. 지방산, 오메가3과 오메가6의 균형이 가져다 주는 좋은 일들

댓글 0 | 조회 1,193 | 2024.11.27
신체 내의 염증 반응과 관련하여 오메가3와 6의 체내 비율이 큰 역활을 한다. 오메가6의 지방산이 너무 많으면 염증을 잡을 수 없다. 염증은 암의 원인이 되고 노… 더보기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646 | 2024.11.20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514 | 2024.11.20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531 | 2024.11.2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482 | 2024.11.20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998 | 2024.11.20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481 | 2024.11.20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535 | 2024.11.20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557 | 2024.11.19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1,363 | 2024.11.19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480 | 2024.11.19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3,274 | 2024.11.19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정확히 말하면 몸의 진액과 관계된다. 그래서 진액이 고갈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기계의 그리스나 윤활류가 부…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727 | 2024.11.15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762 | 2024.11.13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수시전형은 11월 현재 진행중이며 내년 1월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2025학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804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불가능 속에서도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애쓰는 사람이 좋고다른 사람을 위해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698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의 독자들이 비로소 한국문학이라는 두꺼운 책의 한 …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547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재주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타자하는 수고를 벗어나게 되었다. 말하면 그걸 글자로 바꾸어 주고(STT; Speech t… 더보기

달이와 함께 만난 동물 부처들

댓글 0 | 조회 480 | 2024.11.06
안동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 용과 사슴, 영덕 장육사 대웅전 사자와 코끼리사찰 곳곳에서 만나는 동물들은절을 아름답게 하고 이야기를 담는다.아이가 처음 세상을 배울 …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830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