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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뇨증이란 잠잘 때 꿈을 꾸는 것 같은 상태에서 소변을 보는 증세를 말한다. 낮에도 소변이 저절로 배설되는 증세를 ‘주간 유뇨증’ 이라고 하는데, 이것과 비교해서 일명 ‘야간 유뇨증’이라고도 부른다.
대개 돌이 되면 스스로 소변을 눌 수 있고, 만 2세가 되면 대변까지 완전히 가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3세가 넘어서까지 소변을 가리지 못해 밤에 오줌을 싸면 이것이 바로 유뇨증이다.
한방에서는 배뇨상태를 깨닫지 못한 채 배뇨하는 경우를 유뇨증이라 하고, 항상 소변이 마려운 것을 느끼고 자각하는 상태에서 소변을 참지 못하고 찔끔거리는 것을 소변불금증이라고 한다.
유뇨증은 주로 잠잘 때 많이 나타나며, 소변불금증은 깨어 있을 때 많이 나타난다. 둘 다 요도 괄약근이 손상되거나 방광을 지배하는 신경이 마비되었을 때 나타나기 쉽지만, 실제로 임상에서는 이러한 기질적인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데도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방광의 괄약근이 약해서 방광을 굳게 닫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소변의 생성과 배출에 신(腎) . 폐(肺) . 비(脾) 그리고 삼초(三焦)의 기능이 관련되므로 이들 장기의 기능이 허약해진 것, 즉 비위가 약하거나 폐의 기가 허한 것, 또는 신장이나 방광이 허한(虛寒) 하게 된 것 등이 바로 유뇨증의 원인이라고 본다.
아울러 정신 . 신경계 인지도 무시할 수 없다. 충분히 항문과 요도를 통제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스스로 이를 통제하지 않음으로써 아이가 부모에게 반항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변을 지림으로써 부모의 관심을 끌고, 그 관심이 사랑이든 꾸중이든 부모의 관심을 들 수 있다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영화 『양철북』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거부하는 주인공처럼 어린 시절의 어떤 자극이 유뇨증을 유발하는데, 때로는 동생을 일찍 보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아우 탄다’는 말이 이것을 가리킨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유뇨증은 이상성격을 형성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상성격이 유뇨증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유뇨증이 계속되는 한 이상성격은 고치기 힘들다. 또한 나이가 어릴 때 나타나는 유뇨증 일수록 치료하기 쉬우나, 나이가 들 때까지 유뇨증이 계속된 경우는 이상성격이 고착화되어 치료가 수월하지 않다.
한편 유뇨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는 절대로 아이를 나무라서는 안 된다. 이와 반대로 호되게 꾸짖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렇게 정반대의 의견이 있는 것은 어린아이의 성격을 고려하여 그때 그때의 형편에 맞게 적절히 대처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쉬운 예로, 사랑으로 감사야 할 경우도 있지만 오줌싸개 아이의 머리에 키를 둘러 씌우고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소금을 얻어오게 한 옛 치료법도 유효할 때가 있다는 말이다. 무안과 수치를 경험하며 자율신경이 긴장되고 훈련되어 유뇨증을 고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녁에는 수분 섭취량을 줄이고, 취침 전에 반드시 배뇨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하지만 한참 신나게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서 인위적으로 배뇨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야뇨증의 한방치료
실제로 야뇨증이 있어도 검사로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크면 낫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우, 그리고 항우울제나 항이뇨호르몬을 투여하여 일시적인 효과가 있었으나 재발을 경험하여 치료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우에는 한방치료를 해볼 만하다.
한방치료는 장부의 허화 실을 따져 문제점을 파악한 뒤 침 . 뜸 . 지압 및 한약을 복용하게 하여 야뇨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방법은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소화기와 호흡기의 기를 보강시켜 성장과 발달을 도와준다. 또한 안신 . 보심 작용으로 아이의 성격이 명랑하고 용감해지도록 하는 효과가 있음을 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가끔 7~8세 이상이 되어도 낫지 않고 계속되는 야뇨증은 유전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반드시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보다 느긋한 마음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섭생방법
잠자기 전에 되도록 물을 적게 먹이고, 곤하게 자고 있는 아이를 억지로 깨워 배뇨하게 하는 것은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한다. 놀이와 잠, 식사 등을 규칙적으로 조절해 스스로 생활과 몸 상태를 조절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너무 자주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은 방광 괄약근을 항상 과민하게 하므로 되도록 소변을 참게 하여 방광의 저항과 수축력을 높이는 훈련을 시킨다.
또한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아이의 식욕을 돋우는 식단을 마련하여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도록 하며, 소변 검사를 통해 요도염이나 방광염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야뇨증과 민간요법
여러 가지 민간요법 중에서 계관 . 계장 . 계내금 . 은행 . 부추 등이 야뇨증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계관은 닭 벼슬이며, 일명 계두육이라고 한다. 스태미나에 좋고, 불감증 . 피로 . 권태에 효과적인데, 비타민 B12와 철분이 많아서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복용 시켜도 좋다. 설령 야뇨증은 고쳐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이의 건강 증진에 큰 효과가 있다.
한편 계장은 닭의 내장이고, 계내금은 닭의 모이주머니를 말한다.
계관이나 계장은 태워서 가루를 내어 1회 4g씩 3~4회 복용 시키거나, 10~30g씩 전탕(煎湯)하여 그 물을 마시게 하되 저녁 이전에 모두 나누어 복용 시키도록 한다. 저녁 이후에는 수분 섭취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계내금은 곱게 가루내면 황금빛 분말이 되는데, 이것을 6~8g씩 하루 3~4회 복용 시킨다. 계관과 마찬가지로 식욕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은행은 소변을 참게 하는 축뇨(縮尿) 작용을 한다. 그런 이유로 예부터 피로연에서 신부가 소변 때문에 수시로 자리를 뜨는 볼썽사나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신부에게 은행을 구워 먹이던 풍속이 있었다.
은행을 구울 때는 충분히 잘 구워야 한다. 은행은 청산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날로 먹거나 덜 구운 상태로 먹으면 청산 중독을 일으킨다. 그렇다고 충분히 구웠으니 무조건 안심하라는 뜻은 아니다. 잘 구운 은행이라도 청산 중독을 막기 위해서 하루에 10알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부추는 일명 ‘게으름풀’이라고 할 정도로 스태미나를 증진시키는 식품인데, 간장기능을 강화 시키고 소변을 거두어들이는 효과까지 있다. 부추 한 줌을 생즙 내어 복용 시켜도 좋고, 전탕해서 차처럼 수시로 복용 시켜도 좋다.
또 부추씨를 써도 효과를 본다. 부추를 구채라고 하고 부추씨를 구자라고 하는데,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다. 소변불금증과 유뇨증을 다스리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몽유라 하여 수면 중에 자신도 알지 못하게 정액을 사출하는 증세를 다스린다.
그리고 감 꼭지차도 좋다. 감 꼭지를 달여서 그 물만 마셔도 좋고 겉껍질을 벗기고 볶은 은행을 같이 복용해도 좋다.
올바른 치료법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뇨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꾸준한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 약을 조금 써보고 효과가 없다고 중단하고 또 다른 처방을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행동이다. 그만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꾸준한 노력 없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