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이 복을 낳는구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복이 복을 낳는구나!

hoho1234
0 개 1,062 김지향

c0bfd8494884fa2cdc651938ca59d29a_1687945709_6644.jpg
 

올 한 해는 여행의 한 해가 될 거 같다. 2월 중순부터 시작한 여행이 아직도 진행 중이며, 10월 말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는 상태이다. 지금 잠시 집에 돌아왔으나, 또 다시 집을 떠나야할 것 같다.


그동안 예약해두었던 항공 티켓의 예약 변경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한국에서 돌아오는 날짜 변경부터 시작해서 국내선 티켓도 몇 번의 변경을 거치면서 지내왔다. 계획에도 없었던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장거리 기차 여행도 하게 되었고, 장거리 기차여행의 즐거움도 실컷 느껴보았다. 총 8시간 반 동안 기차 안에서 있었는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저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즐겁기만 했다. 늙으면 아이가 되어버린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내가 영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역무원, 카페 웨이터들이 외국영화의 캐릭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 생각이 너무 낭만적이었나? 


오후 4시 15분에 파미에 도착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하늘도 벌써 어둑어둑해져가고 있었고, 겨울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한국에서 온 친구와 나만 달랑 남겨 놓고 떠난 열차. 맨 처음 파미에 온 날이 생각이 났다.


2001년 2월 20일에 두 딸들을 데리고, 밤기차를 타고 오클랜드를 떠났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기차여행을 선택했던 것이다. 21일 캄캄한 새벽, 오직 희미한 가로등 하나만 켜있는 역에 도착했을 때, 그때 역시 달랑 우리 세 모녀만 기차역에 내려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후에 나타난 친구가 어찌나 반가웠던지. 한 여름이었지만, 쌀쌀한 새벽 공기가 몸을 오그라들게 했다. 미지의 세계에 와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와 희망이 있었기에 6살짜리 막내까지도 초롱초롱한 눈으로 스산함을 견뎌냈다.


한 달 전에 큰 딸을 데리고 파미에 와서 사전답사를 하고, 큰딸은 키위 집에 하숙을 시켜놓은 상태였다. 우리가 파미에 도착한 날이 큰딸의 생일날이었고, 생일상도 못 차려 준채 부엌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아침을 먹었다.


그 이후로 우리 네 모녀는 서로 협력해서 이삿짐 푸는 것부터 모든 것들을 함께 해나갔다. 


이제껏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일들이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떠오른 건, 어쩌면 겨울비가 부슬부슬 오고 있어서였을 것이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익숙한 차가 다가오고 있었다. 큰애가 내려서 내 친구한테 인사를 하고 짐을 차에 실었다. 22년이란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지나가버린 것이다. 세월 정말 빠르다.


이번 기차 여행은 돈 때문에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요즘 기차 요금은 항공료와 별 반 차이가 없다. 기차 여행의 묘미를 마음껏 즐기고 싶어서였는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도 나처럼 지루하지 않았으며, 색다른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친구는 8월 3일까지 파미에서 나와 함께 지낼 예정이다. 중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잘 모르겠으나, 아직은 그냥 편안히 쉬면서 사색하면서 지내다 가고 싶어 한다.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라군에 가서 오리에게 밥 주는 것을 시작으로 파미 투어는 시작이 되었다. 작은 도시지만, 아기자기 아름다운 것들이 숨어 있기에, 차근차근 보여줄 계획이다.


c0bfd8494884fa2cdc651938ca59d29a_1687945682_512.jpg
 

엊그제는 에스페레네드 공원을 시작으로 뱀장어 서식지까지 걷게 되었다. 내 친구가 물가로 가니까 뱀장어들이 몰려들었다. 아마 먹이를 주는 줄 알았었나 보다. 뱀장어 보호 구역이라서 개를 데리고 가도 안 되고 낚시를 해도 안 되는 곳이었다.


통통하게 살이 붙은 뱀장어들이 참 귀여웠다. 팬테일 까지 우리 곁을 알짱거렸고, 그날은 운이 참 좋은 날이었다. 파란 하늘에 바람 한 점 없었고, 억새들과 소나무들이 오가는 길을 즐겁게 해주었다. 파미가 손님 접대를 아주 극진하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11시부터 시작해서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다녔으니, 많이도 걸었다. 13000보 정도 걸었다. 제법 많이 걸은 것이다. 그래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으며, 덕분에 저녁이 꿀맛이었다. 


친구는 요리 솜씨가 아주 좋다. 요리를 쉽게 빠르게 잘한다. 일머리가 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일머리만 있는 게 아니라 정성스럽게 한다. 부엌일에서 거의 손을 뗀 나와 달리 그녀는 부엌일을 즐긴다.


독감에 걸린 막내를 위해 대추 생강차를 끓이는 그녀를 보면서 감탄을 했다. 손동작이 다르다. 섬세하면서도 가벼운 손놀림이었다. 내 머리를 잘라줄 때처럼 숙련된 손동작으로 쓱쓱 해나갔다.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얼마나 부지런하게 살림을 잘해왔는지, 그녀의 손놀림이 말해주고 있었다. 타고난 건강도 한몫했겠지만, 평소 성실한 습관이 몸에 밴 까닭일 것이다. 좋은 습관이 건강도 잘 지키지 않겠는가.


그녀가 만든 대추 생강차는 막내가 독감을 빠르게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 겨울 내내 대추와 생강을 함께 달여서 먹어야겠다. 벌써 내 몸은 예전보다 덜 추우며 기운도 훨씬 더 좋아져 있다. 


8월에 둘째딸 산바라지를 하러 오클랜드로 가야 하는데, 첫 손녀를 봤을 때보다는 좀 더 딸과 사위에게 도움이 될 것만 같다. 예전보다 훨씬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그녀와 나는 장도 함께 보러 갔다. 생활력이 강하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온 그녀라서 매와 같은 눈을 가졌다. 살림에 손을 놓고 장도 내가 직접 보지 않는 나와는 차원이 다르다. 가격비교도 칼 같이 잘하고, 물건의 질도 금방 가려낸다.


우리는 채소가게에 가서 배추를 샀다. 배추가 제법 잘생기고 알이 꽉 차 있었다. 두 포기를 사서 김치를 담기로 했다. 그녀의 솜씨라면 아주 맛깔스러운 김치가 나올 것이다. 내 예상 그대로 그녀가 담근 김치는 상상을 초월한 맛이었다. 혼자 사는 홀아비가 그녀의 김치 맛을 보고 나면 무조건 구애를 할 것만 같다. 


수제비도 금방 뚝딱뚝딱 조물조물 잘도 빚어서 끓이고, 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바람에 외출이 여의치 않았지만, 그녀의 음식 솜씨 덕분에 즐겁고 행복했다. 그녀의 행복을 위해 뉴질랜드로 여행 오라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그녀 덕분에 행복을 누리고 있다.


다음 주 수요일에 김장하기에 딱 좋은 크고 맛있는 배추가 나온다고 했다. 친구 덕분에 올해 김장은 완전 땡 잡은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장을 친구와 함께 담그게 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내가 참 복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친구 덕분에 음식 복까지 생길 줄이야!복이 복을 낳는구나!


8월 3일에 한국을 떠나는 친구. 뉴질랜드에 있는 동안 즐거운 일상을 누리다가 가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 가족에게 복을 많이 쌓고 있으니, 쌓이는 복만큼 행운도 늘어날 것이다.


아자 아자 아자!!

뜨끈한 국물 한 모금

댓글 0 | 조회 896 | 2023.07.12
나이를 한 살, 두 살 더 먹어갈수록 건강에 대한 염려가 조금씩 커집니다. 병원에 들르는 횟수도 많아지고 예전 같으면 그냥 물음표 하나 찍고 지나쳤을 증상에도 온… 더보기

당신이 필요로 하는 누군가

댓글 0 | 조회 691 | 2023.07.12
광주 증심사 요가 템플스테이봄날 같은 겨울날 무등산에 오른다나는 누구인가, 누가 나인가나무 아래 서 있는데새들이 잎과 가지를 쪼아 떨어뜨리며나를 내쫓는다미안하다 … 더보기

국제 체제, 균세 (balance of power)로의 귀환?

댓글 0 | 조회 1,030 | 2023.07.12
애당초 국제 체제는 균세 (均勢)를 중점적 개념으로 해서 작동돼 왔습니다. 슈메르에서 여러 도시 국가들이 상호 각축하면서 나름의 ‘세력 균형’을 이루었던 시대부터… 더보기

디봇(Divots)에서의 플레이

댓글 0 | 조회 792 | 2023.07.12
볼의 위치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볼의 놓여진 위치에 따라 클럽의 선택이나 구사하는 기술이 달라진다. 앞쪽으로 놓인 경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정상적인 샷을 구… 더보기

전날 과식, 야식했다면 무조건 따라하세요!

댓글 0 | 조회 1,200 | 2023.07.12
얼굴, 전신 붓기 쏙 빼주는 운동과 스트레칭'오늘은 저녁 일찍 먹고 자기전까지 안 먹어야지’‘요즘 살이 좀 올랐으니 하루 두끼만! 저녁은 안 먹어야지’우리는 생각… 더보기

도박 장애

댓글 0 | 조회 1,063 | 2023.07.11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5th edition은 정신질환과 관련된 정의 및 증상을… 더보기

탁기를 내보내는 경로

댓글 0 | 조회 789 | 2023.07.11
앞머리가 아프다 하면 앞머리의 탁기를 임맥으로 쭉 빼서 중단으로 해서 단전까지 내려서 태우세요. 손목이 결린다 하면 기운으로 닦아주신 후 탁기를 빼내어 중단을 거… 더보기

의과 대학 신설로 더 많은 의사 양성

댓글 0 | 조회 1,308 | 2023.07.11
국민당은 와이카토(Waikato) 대학에 메디컬 스쿨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더 많은 의사들이 배출된다는 것은 메디컬 스쿨이 들어서게 될 해밀턴(Hamilton) … 더보기

알뜰살뜰한 파트너쉽 영주권 상식

댓글 0 | 조회 1,217 | 2023.07.11
사랑하는 두 사람의 관계(partnership)를 뉴질랜드의 이민법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We define partnership as 2 people … 더보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댓글 0 | 조회 702 | 2023.07.11
시인: 포구르 파로흐자드나의 작은 밤 안에, 아바람은 나뭇잎들과 밀회를 즐기네나의 작은 밤 안에적막한 두려움이 있어들어 보라어둠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가 들리는가나… 더보기

AI (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 교육의 필요성과 가치

댓글 0 | 조회 1,875 | 2023.07.11
인공지능(AI)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입니다. AI 기술은 우리 주변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AI … 더보기

흔들다리 효과

댓글 0 | 조회 846 | 2023.07.11
이민 와서 초창기에 ‘오클랜드 내춰럴 히스토리 클럽(Auckland Natural History Club)’ 이라는 자연 탐사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있다.… 더보기

비오는 날 꼭 필요한 운전습관

댓글 0 | 조회 886 | 2023.07.11
제 아무리 운전을 잘해도 날씨가 좋고 맑은 날의 운전과는 다르게 비가 오는 날에는 평소보다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천시 교통사고 발생율이 맑은… 더보기

소아 설사

댓글 0 | 조회 721 | 2023.07.11
보편적으로 어린이들은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설사를 자주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체질적으로도 소음인으로 형성되어가는 어린이들은 굵고 긴 대변을 보는 경우가 드물고… 더보기

‘코로나19’ 징비록(懲毖錄)

댓글 0 | 조회 1,076 | 2023.07.07
“악마(惡魔)는 잠들지 않는다”는 소설 제목과 같이 재난(災難)은 반복해 일어난다. 예를 들면, 지난 1918년 스페인 독감(Spanish flu)에 이어 202… 더보기

무보수 인턴

댓글 0 | 조회 2,378 | 2023.06.28
고용시장이 부진한 경우 정식 일자리를 얻지 못한 대학생 및 졸업생들이 고육지책으로 무보수 인턴에 지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무… 더보기
Now

현재 복이 복을 낳는구나!

댓글 0 | 조회 1,063 | 2023.06.28
올 한 해는 여행의 한 해가 될 거 같다. 2월 중순부터 시작한 여행이 아직도 진행 중이며, 10월 말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는 상태이다. 지금 잠시 집에 돌아왔… 더보기

오르막(Uphill)에서의 피치샷

댓글 0 | 조회 798 | 2023.06.28
경사도에 자신의 어깨를 수평을 이루도록 한다.업힐은 오른발이 왼발보다 낮은 경사도의 샷을 말한다.정확한 볼을 임팩트 하기 위해서 경사도에 자신의 어깨를 수평으로 … 더보기

10월 9일 新기술이민 완전정복

댓글 0 | 조회 1,807 | 2023.06.28
지난 6월 21일부로 사직한 Michael Wood (전)이민부 장관은 10월에 시행될 신기술이민법이 본인의 마지막 결정이 될 줄은 정녕 몰랐을까요?정부와 이민부… 더보기

공터의 마음

댓글 0 | 조회 698 | 2023.06.28
시인 함 민복내 살고 있는 곳에 공터가 있어비가 오고, 토마토가 왔다가고서리가 오고, 고등어가 왔다가고눈이 오고, 번개탄이 왔다가고꽃소식이 오고, 물미역이 왔다가… 더보기

핫워터 실린더와 따뜻한 물

댓글 0 | 조회 1,021 | 2023.06.28
안녕하세요, Nexus Plumbing의 김도형입니다. 겨울이 들어선 오클랜드, 추위는 예년보다 심하지 않지만 아침과 저녁에는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군요. 이런 날… 더보기

겨울에도 멈추지 않는다면

댓글 0 | 조회 665 | 2023.06.28
이탈리아에서 온 두 청년의 동화사 템플스테이와 팔공산 여행길은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어진다.이탈리아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던 마르코… 더보기

한류, 또 하나의 착취공장인가

댓글 0 | 조회 1,155 | 2023.06.28
요즘 내가 여태까지 거의 하지 않았던 일을 하나 하게 됐다. 한국 대중문화 수업을 하게 되면서 특히 노르웨이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젊은이들과 자주 만나 이… 더보기

게으른 우리아이 어쩌면 좋을까요..?

댓글 0 | 조회 1,158 | 2023.06.28
옛말에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이 없이 사는것이 진정한 행복을 누리며 사는 길이라는 말인데.. 사실 이렇게 문어적으로 해석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더보기

짝사랑을 하는 이유

댓글 0 | 조회 720 | 2023.06.28
혼자 있고 싶은 때가 있다. 별로 할 말이 없기도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 싫어서다. 오늘따라 점심으로 추어탕이 먹고 싶었다. 그런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