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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제 때에 난 햇감자로
뜨끈한 감자옹심이가 올려 진
저녁 밥상
밥상 물리기도 전에
제 때에 난 옥수수라며
쪄서 반 뚝 잘라 건네주는 아내
오늘만큼은 나를 흉보지 마라
이만한 호사스러움이 있을까
저문 날
가슴 뛰게 해 준
제 때의 햇저녁상을 차린
아내여
우리 이제 제 나이든 티 나는 것
감추려도 말고 서러워도 말자
매일 올라서는 저울 앞에서
제 나잇살은 더 이상
눈길 끄는 요란함이 사라졌지만
빈약했던 우리 둘의 시간도
단정하게 가슴에 담으니
제 때의 햇삶이 되었나니
내 인생 절반을 뚝 떼어
당신 몫이었다고 주고
당신 인생 절반 뚝 떼어
숨죽이며 지낸 그 몫은 내가 가지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