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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기침을 너무 많이 하는데, 기관지가 약한 것 같으니까 보약을 지어주세요” 라며 보호자가 직접 진단하고 치료방법을 정해 오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정말로 기관지나 폐의 기운이 약해서 기침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환자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아도 한의사가 기운을 보하는 약을 써서 계속되는 기침을 진정시킬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보약을 써서 치료해야 하는 기침보다는 그렇지 않은 기침이 더 많다. 다시 말해서 다른 질병 때문에 기침을 하는데 그 질병을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기관지만 탓하며 쓸데없는 보약만 먹는다는 말이다.
이럴 때 기침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가장 흔한 것이 축농증이다. 다른 증세 없이 기침만 하거나 별 다른 이상이 없는데 코피를 자주 흘려서 보약을 지으러 온 경우에 비염이나 축농증 때문이라고 진단을 내리면 환자나 보호자들은 대부분 황당해 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누런 콧물이 나오거나 안으로 막혀 있는 느낌이 드는 경우, 아침에 일어날 때나 자면서 간헐적으로 가래기침을 하는 경우, 코피가 자주 나오는 경우, 머리가 아프거나 뺨이나 이마 중심부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 등이 전형적인 축농증 증세이다.
그런데 축농증은 때로 별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코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일 뿐 더러 급성이나 만성 등 병의 경과나 그간 받았던 치료에 따라서 증세가 다양하기 때문에, 흔히 알고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축농증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얼굴을 이루는 머리뼈에는 공기가 들어차 있는 방, 즉 부비동이 있는데, 이곳은 작은 구멍을 통해 콧속과 연결되어 있어서 이 구멍을 통해 부비동의 노폐물을 콧속으로 빼내고 환기를 시킨다. 축농증이란 이곳에 염증이 생겨서 고름 같은 콧물이 고여 있는 상태를 말하며, 다른 말로 부비동 염이라고 한다.
소아는 워낙 면역력이 떨어지는 데다 코와 부비동 사이의 거리가 가깝고 환기구의 크기가 작아서 부비동 염이 생기기 쉽다. 심한 경우 감기를 조금 앓았을 뿐인데 바로 급성 축농증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한편 만성 축농증은 보통 감기로 오인하고 일반적인 치료만 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보통의 감기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코 흘림은 멎는 듯하지만, 코가 뒤로 넘어가는 상황은 계속되고 오히려 이를 느끼지 못하게 할 뿐이다.
흔히 부비동 염의 치료는 항생제 계통의 약을 처방하지만,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하여 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항생제 치료는 일시적인 염증개선 효과만 있을 뿐 완치가 어렵고, 결구 수술 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수술의 경우도 전체의 80% 정도는 1~2년후 재발하기 때문에 그리 권유할 만한 치료법이 아니다. 근본적인 치료법은 결국 면역력 강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