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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이제는 기다려보고 싶다
약속다방에서 만나자
접은 쪽지 전하고는
문 열릴 때 마다 설레는데
무심한 척 펼쳐 놓은 책은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곧 오겠지 오겠지 하며
그러다가 한 시간째
쇼쇼쇼도 끝나고
다방 마담은 눈치를 줘도 좋다
삼십 분만 그러다가 또 한 시간
이제는 일어서 나가는 것도 부끄럽지만
밖을 나서니 비는 내리는데
미련 떨치지 못해 뒤돌아본
약속다방 간판 불빛이
기다리던 시간이
행복했으면 됐다고 다독여 준다
아 참 좋은 공중전화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