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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무엇이 욕심인지 알게 하옵소서
더 경건한 척 하고 더 아는 척하는 것에
더 가지려 하고 더 높아지려는 것에
부끄러워하는 나를 잃지 않겠습니다
가슴이 뛰게 하옵소서
지도 펴놓고 짚어보는 오래전 여행길
청바지 입은 곧고 긴 다리의 아내
믿음 부족하다면서 인간미 있는 사람
이런 것에 설레고 싶습니다
까탈스러운 성도 앞에서
무던한 성격이 되게 하옵소서
그때는 억장이 무너졌지만
지나고 보니 언제부턴가
그를 잊은 채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나를 꾸미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헐렁하고 무릎 나온 게으른 바지에
나를 맡기고 싶지 않습니다
깔끔히 세탁한 신발에
잘 다려진 청바지를 입고 나서면서
나만이 아는 나의 소중함을 즐기겠습니다
부르실 때 되어 병이 들면
너무 심한 통증은 허락하지 마옵소서
문병 온 자들에게
공손히 작별인사 할 만큼만 허락 하셔서
마지막 품위를 지키게 하시고
하늘나라에는 씩씩하게 도착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