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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말부터 경기가 안좋아질것으로 전망되면서 구조조정을 고려하는 회사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고용법상 고용주가 합법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구조조정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충족시켜야 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부당해고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피고용인이 고용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하였을 경우 구제수단으로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피고용인의 상황에 따라서 금전적인 보상 외에 다른 구제수단을 고용관계청 또는 법원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강력한 구제수단 중 하나가 복직 명령입니다. 2019년 개정된 고용관계법은 피고용인이 원할 경우, 법원 및 고용관계청이 구제수단으로 복직명령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당해고 소송 절차가 마무리 되려면 약 일년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재판이 마무리 되어 복직될 때까지 피고용인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피고용인이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임시 복직 명령입니다. 고용관계청 또는 법원이 임시 복직을 명령하면 피고용인은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존과 동일한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고용법원이 판결한 Genesys Telecommunications Laboratories Ltd v Scott 사건은 고용관계청과 법원이 임시복직에 얼마나 우호적인지를 보여줍니다. Scott 사건에서 Scott 씨는 Genesys 회사에서 Solution consultant로 근무하였으나 잉여인력으로 분류되어 해고되었습니다. 이후 Scott 씨는 회사가 구조조정과는 관계 없는 주관적으로 작성된 낮은 업무 평가를 이유로 자신을 해고했다면서 회사를 부당해고로 고소하는 동시에 임시 복직명령을 신청하였습니다.
임시복직 명령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에서 Genesys 회사는 Solution consultant 업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Scott씨가 상사들과 사이가 좋지 않기에 임시복직 명령은 실용적이지 않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고용법원은 만약 부당해고라는 피고용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Scott씨의 업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회사 스스로가 초래한 결과라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업무가 존재하지 않으면 자택에 머무르게 하면서 급여를 정상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Scott 씨가 상사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것이며 이는 인사관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Scott씨가 회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것이라는 회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회사의 짐작일 뿐이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고용법원은 임시 복직명령이 승인되지 않으면 Scott 씨가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입이 없어서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고용법원은 Scott 씨가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이를 양육 해야 하며 집 모기지를 갚아야 하고 변호사 비용을 지불 해야 하기에 임시 복직명령을 승인해야 할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간혹 구조조정에 필요한 법적인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지 않아도 돈을 주고 해고를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고용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Scott 사건에서 보여진 것처럼 고용주가 구조조정에 필요한 법적인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지 않을 경우 단순히 금전적인 보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임시 복직 명령까지 내려질 수 있습니다. 고용관계청과 고용법원은 임시 복직명령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고용주들은 구조조정을 고려할 때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