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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어머니
올해도 어머니 날을 맞이했습니다.
어머니 산소에 진달래 닮은 꽃 놓고 돌아설 때
조심해서 가거라 들려지는 말에
혼자 두고 오는 발길이 무거웠습니다.
문득 어젯밤 잠자리에서
내가 어머니의 브라쟈를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비참할 수 없었습니다
자식을 낳고 부터는
어머니는 가슴 감싸기를 포기하셨고
당신은 풀기 없는 것으로 허기를 면하시고는
이 아들에게 젖을 먹이시려
고운 가슴을 여셨습니다
아들이 자라 친구들과 강에 수영하러 가면
돌아오는 순간까지 어머니 가슴은
걱정으로 타 들어갔고
아들이 집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어머니 가슴은 빈 바람으로 가득했습니다
자식에게 용돈 한 푼 더 쥐어 주시려
자신은 브라쟈 하나 조차
사시지 않았던 것을
철부지 아들은 그렇게도 몰랐습니다.
어머니
오늘 어머니주일입니다
예배를 마치면 어머니 손 잡고
브라쟈 몇 개 색색깔로 사고
좋아하시던 찐빵 몇 개 사서는
한적한 곳에 앉아 같이 먹으며
새 브라쟈를 꺼내
어머니 가슴에 대어 보고는
코에 가져다 냄새를 맡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얘야 부끄럽다 하시면
나를 먹여 주신 가슴인데요
내가 썩혀드린 가슴인데요
어머니
하늘나라에서는 가난한 목사의 아내로
살지 마세요
그러나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오늘은 가난함으로 기꺼이 돌아가
어머니의 빈 가슴에 예쁜 브라쟈 하나
꼭 제 손으로 채워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어머니의 냄새가 무척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