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우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0 개 988 김지향

나는 매일 우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주는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 내게 꼭 필요한 것을 물건으로든 돈으로든 마음으로든 성의표시를 꼭 한다. 우주에 대한 내 믿음만큼 그만큼 보내주는 선물. 


  요즘에는 우주가 내게 그 이상으로 선물을 주는 것 같다. 갈수록 선물이 더 커진다. 내 믿음이 그만큼 더 크고 확실해져서일까? 그렇겠지. 아무렴. 그렇고말고.


  겨자씨만큼의 믿음이 산을 옮긴다고 하는데, 내 믿음은 어쩜 겨자씨보다 더 작을 수도 있겠다. 지구가 우주의 한 점과도 같으니, 내 믿음이 아무리 커봤자 우주의 눈에 보이기나 할까? 이렇게 보이지 않는 작은 믿음에도 선물을 보내는 우주. 우주의 눈은 천 개의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보다 더 많을 것이다.


  피노키오가 거짓말 했을 때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지자, 


  “아빠 내 코가 왜 자란 거예요?”


  “거짓말을 했거든. 거짓말이란 코처럼 빤히 보이는 거거든”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기예르보 델토로의 피노키오’를 보다가 두 부자의 이 대화에 큰 공감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피노키오의 코를 달고 산다. 우주는 보이지 않는 코는 물론이거니와 삼라만상의 마음을 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의 나이가 얼마나 많은가? 60 중반의 삶을 살아온 내 눈에도 상대의 보이지 않는 코가 대충 보이니, 우주는 얼마나 정확하게 다 보고 있을까? 억겁의 세월만큼 밝은 눈으로 관찰자가 되어 소우주인 우리들의 삶을 관망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과감히 관찰자인 우주를 나의 멘토로 삼았다. 


  나의 이런 생각을 우주가 알고 있으니 나의 멘토가 되어 주었고, 우주의 마음을 따라가고 싶어 하는 작은 체구의 내 생각도 무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 여긴다. 고마운 우주. 내가 우주를 고마워하는 만큼 우주도 나를 귀히 여기며 내게 꼭 필요한 선물을 내려 주었다.


5bd7d680104091eca1bc2fb7a29d2ffb_1671493006_2656.jpg
 

  그 선물 덕분에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고, 버텨나갈 수 있었다. 아참, 우주의 선물을 받으려면 잘 버틸 줄 알아야 한다. 버티지 못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잘 버티면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


  ‘기특하다. 기특해. 잘 버텨주었구나.’ 우주의 다정한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가? 지금 힘들고 지치는 사람은 포기하지 말고 버텨주길 바란다. 이건 완전히 내 체험으로 말하는 것이다.   


  지난 월요일에 나는 웰링턴에 다녀왔다. 첫째와 막내, 이렇게 셋이서 웰링턴 여행을 했다. 여행이라고 말하기엔 좀 그렇다만, 나에게 있어서는 여행이나 다름없었다. 워낙 집 귀신에 파미 옆 동네도 거의 가지 않으니 말이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샤워하고 화장하고 108배와 명상, 약과 아침을 먹고 딸들의 준비가 끝나길 기다렸다. 어린아이가 여행할 때의 설렘으로 거울을 보면서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유은이 첫돌을 챙기러 오클랜드에 갔었던 게 6월 말경이었으니, 거의 반년만의 외출이 되겠다. 


  승용차 뒷 자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오디오북을 들으려다 다 접어버렸다. 아이들이 켜 놓은 음악을 들으며 창밖의 풍광을 즐기기로 한 것이다.


  레빈을 지나 오타키까지는 정신이 말짱했는데, 고속도로에 들어설 때부터 졸기 시작했다. 잠깐 눈감았던 거 같은데, 눈을 떠보니 빌딩들이 우뚝우뚝 솟은 시내 입구였다. 바다도 못 보고 시내에 도착한 것이다. 


  웰링턴에 간 이유는 내 심장 검사와 세 여자들의 여권신청 때문이었다.


  제일 먼저 병원에 도착했는데, 병원 로비에 들어서니 크리스마스 시즌임이 현실로 느껴졌다. 작년과 똑같이, 반짝거리며 알록달록한 장식 구슬이 박힌 트리들이 줄을 서 있고,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아름답고 힘찬 음률로 울려 퍼졌다.


  로비 한쪽에 놓여있는 아이보리색 그랜드 피아노를 치고 계신 할머니. 연세와 달리 그분의 피아노 소리는 힘차고 활기찼다. 경건하고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라이브로 들으면서 카페 음식을 먹었다. 


  예약시간보다 40분이나 빠르게 도착한 바람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넘치는 병원 로비에서 브런치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의사는 여전히 친절했다. 스캐너도 빠른 순간 내 가슴과 하나가 된 페이스메이커를 스캔했다. 6개월 동안의 내 심장박동 정보는 컴퓨터 기계에 입력이 되어 모니터 속에서 춤추며 지나갔다. 두 명의 의사가 함께 확인했다. 정상이라고 했다.


   올해 초 6개월간의 심장박동은 이미 내 침대 옆에 둔 핸드폰만한 기계가 서버로 전송한 상태이고, 이번 방문으로는 나머지 6개월간의 상태를 스캔한 것이다.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1년마다 점검을 할 것이다.


  요즘 융합의 시대라고 하더니, 과학, 의학 할 것 없이 모두 다 함께 융합이 되어 빠르게 발전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원격치료가 생활화 될 날도 머지않을 거 같다. 


  대사관에 가기 전에 시내에서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사기로 했다. 많이 걸어 다닐 거 같아서 운동화를 신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쇼핑하는 동안 만보 정도 걸었다.


  파미에선 볼 수 없는 다이손 지점이 있었다. 그곳에는 온갖 잡화물들이 다 있었다.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샀는데, 착한 가격들이었다. 워낙 쇼핑을 즐기지 않는 나였지만, 딸들 옆에 졸졸 따라다니면서 그 시간을 함께 즐겼다.


  다이손 지점을 나와 현금자동지급기로 여권 만들 현금을 꺼내고, 여권사진 출력해 놓은 것을 찾고, 맛있는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나서 대사관에 갔다. 


  대사관에 가면 뭔지 모르게 고국에 온 느낌이 든다. 친절한 직원과 한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더 그런가 보다. 대사관이 뉴질랜드에 있는 내 고국이 아니던가.


  대사관에서 일을 다 마치고 나서 막내를 위한 쇼핑을 더 해야 했다. 그 쇼핑을 하고 나니, 퇴근시간하고 겹쳤다만 막힘없이 고속도로와 연결이 되었다. 그런데다 고속도로가 오타키까지 완벽하게 완공이 되어서 아주 수월하게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웰링턴에 가서 이번처럼 알차게 볼일을 다 보고 온 적도 없다. 여름 해가 길어서 밝을 때 집에 올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남편은 정원에 물을 주고 있었고, 사위는 부엌에서 맛있는 음식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었다. 이 그림도 언젠가의 내 꿈이었다. 데자뷰 같은, 어려서의 향수 같은, 소박한 종이 향이 배어 있는 소설책 같은 내 꿈을 우주가 선물로 보내 준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그 날이 내 생일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미리 내 생일 선물을 돈으로 주었다. 안경과 선글라스를 사는데 보탰다. 화장품을 보내 준 언니와 동생, 내가 그렇게도 읽고 싶어 했던 책을 보낸 언니. 모두들 나에게 멋진 생일선물을 한 것이다. 


  소우주인 모든 내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마워. 모두들. 사랑해!”


스님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소중한 성보문화재

댓글 0 | 조회 745 | 2022.12.21
피란짐 풀어 놓고 뒤적 뒤적 들춰보니국사님 가사장삼 다시 볼 수 없음메라애답다 상사명령에 못 꺼내온 그 순간.- ‘구하지 못한 보조 국사 가사 장삼’, 『인암 스… 더보기

추억 만들기 . . . 챈서리 핫도그

댓글 0 | 조회 1,420 | 2022.12.21
기다려 온 주말이다.내 일상과 다르게 사는 아이들을 오늘 하루 친구가 돼달라고 하려면 머리를 잘 써야만 한다. 커다랗게 울리는 시계의 초침소리가 더디게만 느껴졌다… 더보기

휴가철 장거리 운행하기전 체크 사항

댓글 0 | 조회 1,017 | 2022.12.21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특히 연휴 기간에는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많은 정비소들도 문을 닫고 휴가철에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 더보기

스쿼트 제대로 하려면?

댓글 0 | 조회 933 | 2022.12.21
처음 제 라이브 수업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하체 운동 뭐하세요? 라고 물으면 대부분 스쿼트라고 답하시는데요, 막상 운동하시는 것을 보면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잘못… 더보기

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을 먹네요

댓글 0 | 조회 3,105 | 2022.12.20
아주 전형적인 한국 아재여서 그런지 저는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끔 유명한 사극이나 있으면 몇 편 보다가 그만둘 뿐 여지껏 이렇다하게 정주행을 한 드… 더보기
Now

현재 우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댓글 0 | 조회 989 | 2022.12.20
나는 매일 우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주는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 내게 꼭 필요한 것을 물건으로든 돈으로든 마음으로든 성의표시를 꼭 한다. 우주… 더보기

참으로 지루한 역사

댓글 0 | 조회 734 | 2022.12.20
최고의 인재는 과거시험을 통해서 식별할 수 있기를 누구나 기대했다. 그러나 세종 초년에는 과거제도 역시 본래의 목적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다. 세종 즉위년(1418… 더보기

한 해가 저물 때

댓글 0 | 조회 679 | 2022.12.2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이쯤에서하나님께서 물으십니다올 해성경을 얼마나 읽었는지가 아니라읽다가 얼마나 내가 부끄러웠는지주일이면 교회에 빠짐없이 갔었는지가 아니라설레며…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2

댓글 0 | 조회 3,466 | 2022.12.20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사 소속의 차량이나 공유된 차량을 승객과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우버의 드라이버를 독립계약자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피고용인으로 봐… 더보기

학교에서 노트 필기를 잘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735 | 2022.12.20
교실에서 노트 필기를 잘 하는 것은 기본적인 기술입니다.노트 필기는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여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합니다. 매우 … 더보기

어깨 통증이 있는 경우

댓글 0 | 조회 941 | 2022.12.20
어깨 통증의 원인은 다 스트레스와 자세라고 봐야 됩니다. 어깨가 아플 때 보면 목의 경추가 비뚤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모세혈관을 막… 더보기

김치의 날(Kimchi Day), 김치 예찬

댓글 0 | 조회 1,154 | 2022.12.16
마름달 스무이틀날(11월 22일, 순우리말 표기)은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문화를 계승•발전하고 국민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20년에 제… 더보기

레이디 해밀턴

댓글 0 | 조회 1,381 | 2022.12.07
인물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그러한 인물들이 만들어낸 결과의 축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20세기 세계를 지배한 대영제국의 근대사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더보기

무관심을 뛰어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단체 리커넥트

댓글 0 | 조회 1,198 | 2022.12.07
지난 몇 년 동안 뉴질랜드는 코로나 사태, 생활비 증가,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하여 사회적인 어려움 가운데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으로 인하여 개인과 커뮤니티들의 … 더보기

GOLD 인생

댓글 0 | 조회 1,500 | 2022.12.07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황금시대인가? 황금 카드를 준다고 하니 말이다. 오는 크리스마스 날이 D-day이다. 그런데 영 기력이 없다. 기력이 넘쳐나야 황금시대를… 더보기

혼유 사고 대처법

댓글 0 | 조회 1,926 | 2022.12.07
요즘은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대세지만 아직은 내연기관차에 비율이 높습니다.뉴질랜드는 특히 모든 주유소가 셀프 주유이기에 직접 스스로 기름을 넣어야 하는데… 더보기

꽃 한 송이 글자 하나 붓다

댓글 0 | 조회 793 | 2022.12.07
흐르는지 머물렀는지알 수 없는 섬진강사람들 걸음 따라흔들렸던 구례 오일장정신을 바짝 깨우는장엄한 화엄사붓끝에서 피어나는전심전력의 아름다움걸어도 걸어도, 걷고 있어… 더보기

금쪽같은 내 비자를 위한 숙지사항

댓글 0 | 조회 1,600 | 2022.12.07
뉴질랜드 영토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비자입니다. 무비자 입국이라 하더라도 뉴질랜드 입국과 동시에 비자가 주어지게 되지요. 흔히 E… 더보기

남몰래 흘리는 눈물

댓글 0 | 조회 917 | 2022.12.07
Down by the sally gardenW.B. Yeats갈대밭 저 아래에서 내 사랑과 나 만났네.그녀는 조그맣고 하얀 발로 갈대밭을 거닐었지.그녀는 내게 사… 더보기

FIFA 월드컵, 스포츠 도박 그리고 웰빙

댓글 0 | 조회 825 | 2022.12.07
2002년도의 국민적 대 단합의 월드컵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모여서 한국 팀을 응원하는 영상들을 보게… 더보기

칼로 무 자르듯

댓글 0 | 조회 822 | 2022.12.07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나오고 어떤 단어들에 대해 맞춤법 표기가 바뀌어 국어시간을 끝낸 지 오래된 나로서는 가끔 어줍은 경우를 본다. 익었던 말들이 표준말이 아니라… 더보기

그린 주변의 벙커 플레이(20-40m)

댓글 0 | 조회 638 | 2022.12.06
기본사항벙커는 핀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어려운 것 같다. 지면은 모래로 되어 있어 볼을 정확히 가격하기 어렵고 클럽의 페이스를 오픈하면 할 수록 탄도로 인해 거리감을… 더보기

허리통증 없이 안전하게 코어운동 하는 법!

댓글 0 | 조회 859 | 2022.12.06
최근 출산한 여성회원들을 포함해 손목과 허리가 약한 회원들로부터 플랭크나 손목에 무리가 되는 코어운동을 따라하기 힘들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요, 그래서 최근 제 한… 더보기

푸틴의 협박과 한-러 관계의 미래

댓글 0 | 조회 834 | 2022.12.06
올 것이 왔다라고나 할까요? 체코와 폴란드 등을 통한 우크라이나에의 간접적/우회적 한국 무기 수출에 대한 푸틴의 최근 협박 발언은, “언젠가 터질” 일이었습니다.… 더보기

어떻게 하면 방학 기간을 가장 잘 보낼 수 있을까요? (2)

댓글 0 | 조회 798 | 2022.12.06
지난 호에 이어서 방학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팁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숙제를 남겨두지 마십시오.대부분의 선생님은 -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