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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칼국수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것도 손으로 반죽해서
약간 두텁게 밀어
칼로 썰어 만든 칼국수를
아내는 그게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 줄이나 아냐고 성토하지만
저녁식탁에 오른
모양이 들쑥날쑥한
손으로 썬 칼국수에
어머니도 생각나고
누이들 생각도 나서
뭉클해진 내 마음 아내는 모른다
그릇의 반도 아직 더 남았는데
내일은 수제비가 먹고 싶다고 하자
아내는 조폭처럼 소매 걷어 보여주며
반죽하느라 손목이 이렇게 아픈데
그게 말이나 되냐며 혼났어도
수제비에 감자도 좀 넣어 달라고 할까
고추장을 풀어서 먹을까
벌써 내일 저녁밥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