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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나 어릴 적부터
호박이라고 호박꽃이라고
놀려대는 말이었지
살면서 알아진 것은
아이 낳고 붓기 빼는 데는
늙은 호박이 최고
애호박이 안 들어간
된장찌게는 싸구려 찌게 일 뿐
단호박으로 쓴 죽 만큼
달달한 죽은 없더라
살짝 쪄서 된장 듬뿍에 큰 한입
호박잎 쌈은 또 어떻고
은은한 노랑으로
살짝 건드려 보고 싶은
여인 가슴살 같은 호박꽃까지
살면서 알아진 것은
첫 눈에 번쩍 뜨이는
그런 사람이기 보다
알아갈수록 가슴에 남겨지는
호박 같은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