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 지난칼럼 |
지구온난화로 포도재배의 환경이 악화되고 화학비료와 첨가제를 남용해서 와인 또한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와인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와이너리마다 무분별하게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염된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렇게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려는 와이너리의 시도와 화학비료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로비 등이 얽히면서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포도껍질에는 당을 발효시켜 알코올로 만드는 자연산 효모가 존재한다. 그래서 포도를 파쇄하면 자연적으로 알코올 발효가 일어난다. 공장에서 대량생산을 할 때는 포도주의 종류에 따라 야생효모에서 순계분리한 계통 중 우수한 것을 인공배양한 건조효모를 사용한다. 그러나 알코올 발효를 일으키는 야생효모외에 초산균 등이 작용을 하면 초산이 생겨 술 맛을 버리게 되므로 아황산가스를 첨가하여 야생균류를 살균한다. 일반적인 와인이 그렇다. 와인을 먹고 머리가 아픈경우, 그 원인이 아황산염인 경우가 많고 그래서 디캔터에 레드와인을 따라 두었다가 마시는 디캔팅이 필요하기도 하다.
유기농와인(Organic Wine)이란 철저한 유기농법에 의해 만들어진 와인을 뜻한다. 유기농법이란 화학비료, 농약,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 재배법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2000여곳에 이른다. 유럽에서는 유기농와인에 아황산염의 첨가를 허용하지만 미국에서는 안된다.
‘자연공화국’이라는 이름표답게 뉴질랜드와인업계 또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지속적인 사용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고 있다. 뉴질랜드 유기농와인생산자협회(OWNZ)는 오는 2020년까지 뉴질랜드 포도밭의 20% 가량이 유기농이나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120여개의 유기농포도원이 있으며 면적이 1500헥타르에 이르지만 아직도 전체포도원의 4.5%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청정이미지를 반영한 친환경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연간 2억리터가 넘는 와인을 만들어내는 뉴질랜드 10대 와인지역에서 1995년 적용된 와인책임농법 프로그램을 통해서 진행중이며 세계최초의 100% 친환경농법을 목표로 2012년 빈티지와인에서 그 성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이란 농장자체를 하나의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간주하며 농작물재배에 있어서 달과 우주의 리듬에 따른다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는 농사를 짓는데 음력에 기초한 24절후가 이용되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농법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인 세균을 없애는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환경체질을 개선하는 접근방식을 채택하고 규정된 퇴비와 비료를 제조하여 사용한다. 이것은 흙을 단순히 재배지로 보지 않고 토양, 식물, 동물 그들이 사는 지구, 나아가서는 우주를 살아있는 다이나믹한 시스템으로 인식하고 상호간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의미다.
와인의 여러성분이 인간에게 이롭다는 것은 와인이 자연의 힘에 의해 길러졌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미생물을 파괴하고, 각종 화학물로 황폐해진 땅에서 생산한 와인보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재배된 포도의 맛이 더 나은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와인을 즐기고 싶다면 먼저, 우주의 리듬에 귀를 기울이고 지구의 심장박동을 되살리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