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과 언약의 피, 포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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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과 언약의 피, 포도주

0 개 2,312 피터 황

산타클로스의 선물에만 즐거운 것이 성탄절이 아니듯이 초콜릿 토끼를 먹는 날이 부활절은 아니다. 성탄절에도 부활절에도 주인공인 예수는 없고 상업적 목적만이 그자리를 채우고 있는 현실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 쫓아서 살아가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대변한다. 부활절의 달걀은 죽음을 깨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현대적 의미를 되새긴다는 뜻이다. 이른바 생명의 끊임없는 연속성을 통해서 그리스도가 영원히 다시 사는 것이란 의미로서 말이다.

현대에 와서 포도주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한의학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신농본초경, 본초강목, 동의보감에는 ‘포도는 맛이 달고 편안하며 힘줄과 뼈가 습으로 마비되는 것을 다스린다. 기를 더하고 힘을 곱으로 세게하고 정신력을 굳세게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살찌고 건강하게 하며 허기를 참고 추위와 바람(감기)에 견디는 힘이 강해지고 오래 먹으면 몸이 가볍고 늙지 않고 오래 산다.’고 기록해 포도의 약리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항바이러스 성분인 탄닌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소화과정을 거치면서도 변질되지 않고 혈액 속에 흡수되어 몸속을 돌면서 바이러스를 공격하며 카페인산은 암예방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한다. 만병통치약처럼 들리는 지나친 선전은 경계해야겠지만 포도의 좋은 점을 음식으로 잘 활용한다면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포도주를 포함해서 포도와 관련한 구절은 성경 속에 총 426번이나 등장한다. 하지만 이것이 음주를 정당화시킨다고 잘못 생각해서는 안된다. 잠언에는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포도주는 붉고 잔에서 번쩍이며 순하게 내려가나니 너는 그것을 보지도 말지어다.’(잠언 23:31)

초기 기독교의 엄격한 전도자였던 사도바울은 그의 젊은 친구 디모데에게 ‘이제부터는 물만 마시지 말고 네 비위와 자주 나는 병을 인하여 포도주를 조금씩 쓰라.’(디모데전서 5:23)고 해서 와인이 치료제로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예수가 세상에 나와서 처음 행한 기적 속에도 포도주가 등장한다. 갈릴리 가나의 혼인식 피로연에서(요한복음 2:7-8), 포도주가 다 떨어져 낭패를 볼지도 모를 지경이 되었다. 이때 예수가 물로 좋은 포도주를 만들어 연회가 잘 끝나도록 한다.

신약에 와서 포도주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예수의 피’를 상징한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는 빵(떡)과 포도주로 제자들을 축복한다. ‘또 잔을 가지사 사례하시고 저희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 가라사대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가복음 14:23-24).’성경에서 포도주의 등장은 그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것이겠지만 중요한 일상적인 음식으로서 귀하게 취급했다는 점에서 경외로움을 느낀다. 또한 올바른 음주법과 과용에 대한 꾸짖음 또한 준엄하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에베소서 5:18)’

지혜의 왕 솔로몬이 쓴 전도서를 보면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너의 하는 일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전도서 9:7)’ 이렇듯 성경에는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나쁜가 좋은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없지만 취하지 말고 적당한 음주를 충고하고 있으며 정직하게 와인을 만들고 하나님의 축복 속에 즐겁게 마실 것을 말하고 있다.

자연과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가장 달콤한 독약, 포도주. 술을 마주하면 항상 ‘Drink Less, Drink Better’를 새길 일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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