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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송 재학
낮달이 구름 속에서 머리 내밀 때마다 궁금한 배후, 씻긴 뼈
같은, 해서체 삐침 같은, 벼린 낫의 날 같은, 탁본 흉터 같은
것이 새털구름을 징검징검 뛰어 눈 속을 후비고 들어왔을
때, 낮달과 내 눈동자의 뒤쪽까지 궁금하다 풍장은 신열 앓는
구름 속 잡사이거니 했기에 아주 맑은 정강이뼈 한 줌이
자꾸 풍화되는 것이라 믿었다 그래도 낮달과 눈동자의 뒤를
하염없이 따라가고 싶었다 너무 시리거나 너무 여리기에 바
람벽에 못질하여 걸 수 없으니 내 눈 속을 비집고 들어온 낮
달이다 봄부터 시름시름 앓는 내 백내장의 침식(侵蝕)을 돕던
낮달 조각은 다시 구름 걷힌 서쪽 하늘 전체를 차지해 해말간
몸을 씻어내고 있다 저게 맑은 눈물의 일이거니 했다
■ 오클랜드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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