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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고용관계법이 크게 개정된 이후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 몇 년간 고용 관련 법률을 점진적으로 개정해 왔습니다. 5일에서 10일로 늘어난 병가,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사용할 수 있는 유급 가정폭력 휴가 의무 제공, Matariki 공휴일 추가, 대규모 단체협약법 제정, 가족이나 친지가 사망하였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휴가를 태아가 유산되거나 사산될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까지 정부에서 추진중인 고용법 개정안들이 어떤 것들이 있으며 무엇이 발효되었고 무엇이 연기되었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발효될 예정인 것은 최저임금 인상입니다. 급상승하는 물가를 반영하여 정부는 최저임금을 기존 $21.20인 최저임금을 $22.70으로 인상하는 것을 승인하였으며 이는 2023년 4월 1일 발효될 예정입니다.
아직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곧 통과될 것으로 여겨지는 개정안은 의회 제3독회 (third reading)을 앞두고 있는 직장내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자가 고용주를 고소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법안입니다. 기존에는 고용주를 고소하기 위해서 성희롱 피해자가 여타 피고용인과 동일하게 90일 이내에 고용주에게 성희롱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 법안이 통과될 경우 12개월 안에만 성희롱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알리면 90일을 초과하여도 고용주를 고소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성희롱 피해자가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는 것을 깨닫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야심 차게 추진하였지만 Jacinda Ardern 총리가 사임하고 Chris Hipkins 총리가 취임하면서 연기된 개정안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피고용인이 구조조정을 당해 해고될 경우 일정기간 동안 국가에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임금 보험 제도(안) 입니다. 현재는 계약서에 특별히 명시되어 있지 않는 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해고를 당할 경우 해고 통지 기간 동안 근무한 것에 대한 임금만 받을 뿐 별도의 보상은 받을 수 없습니다.
임금 보험 제도(안)이 통과된다면 구조조정을 당한 피고용인은 국가로부터 최대 7개월간 원래 받았던 임금의 80% (최대 연봉 상한 $130,911)를 받을 수 있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정부는 ACC와 같이 세금을 거둬 임금 보험 제도 관련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Chris Hipkins 총리는 최근 임금 보험 제도(안)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피고용인과 독립계약자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독립계약자가 아닌 피고용인으로서 고용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고용법을 개정하는 안입니다. 독립계약자 개정안 관련 실무단은 회색지대에 있는 독립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진정으로 본인의 비즈니스를 위해 독립계약자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피고용인 간주되도록 피고용인의 정의를 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또한 실무단은 정부가 회색지대에 있는 독립계약자 보호를 위해 더욱 쉽게 개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실무단의 권고안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공공의견수렴 기간을 가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버드라이버들이 우버를 소송한 사건에서 고용법원이 우버드라이버들이 피고용인이라는 피고용인의 정의를 확대 해석하는 판결을 내리자 Chris Hipkins 총리는 항소법원 또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독립계약자 관련법 개정을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고용법원의 판결로 인해 법개정 없이도 회색지대에 있는 독립계약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올해 10월 선거가 예정되어 있기에 당분간은 큰 고용법 개정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법원의 판결이 나거나 국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큰 고용법 개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