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울을 보면 자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이 맘에 들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맘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 자신의 모습과는 무관할 수 있는데,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통해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이미 자기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내면적 마음의 인상이 거울을 통해 투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마음이 기쁘면 거울에 비추어진 모습이 마음에 들고 마음이 심란하고 괴로우면 거울에 비추어진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게 되지요.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자기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볼 수 없습니다. 아이는 외모를 알기 전에 내면적인 자기에 대해 먼저 알게 됩니다. 내면적인 자기를 어떻게 알게 될까요?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합니다. 엄마의 얼굴표정으로 되 비추어지는 반응을 통해서 자기를 알아가게 됩니다. 아이는 태어나서 바로 엄마와 자기를 분리해서 알지 못합니다.
엄마의 표정을 곧 자기의 마음으로 알게 되지요. 엄마가 즐거워 웃으면 그 표정을 통해 자기의 기쁨을 보게 됩니다. 엄마가 슬픔의 기색을 얼굴표정에 나타내면 그 표정을 통하여 자기 슬픔을 보게 되지요. 엄마의 기쁨이 자기의 기쁨이고 엄마의 슬픔이 곧 자기의 슬픔입니다. 엄마의 기쁨 슬픔을 자기의 기쁨과 슬픔과 분리하여 생각하지 못합니다. 엄마의 얼굴표정이 아이의 마음을 비추어주는 거울인 셈이지요.
엄마가 아이의 정서에 아주 기민하게 반응하여 아이의 정서에 동조해 줄 때 아이는 자기 모습을 제대로 비추어보게 됩니다. 엄마의 표정이 아이의 정서와는 무관하게 엄마의 정서에 깊이 잠겨있어 아이의 정서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지 못할 때 아이는 자기모습을 제대로 비추어 보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엄마의 즐거움으로 아이의 슬픔을 보지 못하고 엄마의 슬픔으로 아이의 즐거움을 보지 못할 때 아이의 정서는 아주 혼란스럽게 됩니다. 또한 엄마가 아이의 정서에 동조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가 엄마의 얼굴표정에 자기 정서를 동조하려고 할 때 아이는 자기의 느낌을 잃어 가게 되지요. 본래의 자기를 잃어가고 가식적인 자기를 가꾸어가게 됩니다.
엄마가 아이의 정서에 기민하게 반응해 줄 수 있으려면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엄마가 행복하면 엄마의 마음은 활짝 열려 아이에게 민감한 관심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감지하여 말로 표현하지 못해서 그렇지 실상 엄마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멋진 장난감이나, 아주 맛있는 음식보다 엄마의 행복한 표정일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엄마의 정서에 동조해 주기를 요구하지 않고 활짝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정서에 기민하게 동조해 줄 수 있을 때 아이는 본래 자기의 훌륭한 성품을 가꾸어 갈 것입니다. 자녀가 훌륭한 성품을 갖추도록 돕는 비결은 먼저 엄마가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엄마가 자신의 일로 스스로 행복해지는 것이 가장 훌륭한 자녀교육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