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한번 나아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너도 한번 나아봐

0 개 2,263 안진희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나중에 저러지 않을 거야. 어떻게 애를 잃어버려.”라고 한다.

그래… 너도 한번 나아봐..

나도 안 그럴 줄 알았다. 이미 3년여를 키우면서 놓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 현실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아주 마아니 깨달았지만.. 아직도 더 깨질 현실이 남아있더라.

애가 없을 땐 물론 더했고 아들을 놓고 키우면서도 나중에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면 어떻게 해야지 라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었는지 모른다.

친구들이랑 선생님 보는 눈도 있으니 픽업갈 땐 잘 챙겨 입고 가야지~ 도시락은 완전 일품 명품 수제 도시락으로 사주리라~ 우리 아들 똘똘하니까 유치원 가서도 모범생 우등생 하며 잘 하겠지~ 음핫핫.

그런 행복한 상상들을 했었는데… 겨우 한달 만에 철저하게 이상과 다른 현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밥 먹는데 원래 오래 걸리는 아들 꼬셔가며 밥 먹이고 옷 입히고 씻기고 나면 한 시간이 후딱이다. 뭔 유치원 가는 준비하는데 한 시간이나 걸리냐고.. 덕분에 난 세수도 못하고 픽업에 나서는 날이 많다.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로 이는 닦고 가는걸 위안으로 삼는다.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가는 것도 뭐 당연해졌다. 그나마 수면 바지 안 입고 가는게 어딘가 싶다.

일주일에 딱 한번 금요일에만 도시락을 싸서 보내면 되는데 그것도 막상 싸보니 참 일이다. 뭐 먹는거 빤하니 먹지도 않는걸 이것저것 양껏 챙겨주기도 뭐하고 딱 먹을 것만 싸니 도시락이 내가 봐도 참 초라하다. 명품 도시락은 개뿔, 지난 주엔 아침부터 고구마 튀김하다 다 태우고 그나마 덜 탄 걸로 도시락 싸서 보냈다.

들어가자마자 한달 뒤에 콘서트 한다고 노래 연습 시켜주라고 선생님이 가사 적은 종이를 나눠줬는데 맨날 시켜야지 시켜야지 하면서 부담만 백배 가지고 있다가 정작 콘서트 일주일 앞두고서야 벼락치기로 조금 연습 흉내라도 내봤다. 아 뭔 노래를 불어로도 하고 마오리어로도 한대…

하나밖에 없는 3대 독자 처음 유치원서 콘서트라는 걸 한다는데 엄마란 사람은 당일 날이 되도록 카메라에 넣을 배터리도 안 사뒀다. 당일 날 아침에서야 생각났지만 뭐 10시부터니까 데려다 놓고 얼렁가서 사오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막상 아들은 뭐가 맘에 안 드는지 떨어질 줄을 모르고 주변을 맴돌며 징징거리다 지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하필 책장 모서리에 눈 두덩이를 찍어버리는 대형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아 놔… 눈 안 다친걸 천만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아 진짜…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비디오 촬영 좀 해볼랬더니 눈은 남산만큼 부어가지고 에혀…

그래도 맨 앞줄 제일 가운데 자리를 꿰차고 앉길래 이야~ 사진에 완전 잘 나오겠네~ 했는데.. 한 곡 두 곡 부르면서 가만히 보니 흠… 맨 앞 줄은 공연에 별 기여도 없는 한 마디로 ‘열’반 애들을 앉혀 놓은 거였다. 율동도 잘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 ‘우’반 애들은 뒤에 서서 열심히들 하고 있는게 아닌가.

공부가 무슨 상관이야. 건강하고 지만 행복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던게 바로 엊그제까지였는데.. 막상 우리 아들이 ‘열’반에 앉아 있는걸 보니 참.. 왜 엄마들이 자식들 공부 못한다고 속 터진다고 하는지 알겠다. 10년 넘게 강사 생활 하면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엄마들이 벌써 틀려. 딱 잡고 앉아서 관리를 하니까 다를 수 밖에.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으면서 정작 내 아들은 그 노래 하나 제대로 연습 안 시켜서 보냈으니 누굴 탓하랴.
 
아들! 이제 겨우 사회 생활을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참 힘들다 그지? 시간이 가면서 좀더 좋아지겠지?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꿈꾸던 이상이 현실이 되어 있겠지? 그 날을 위해 아자아자~!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2,028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된장녀. 아니, 된장발음

댓글 0 | 조회 1,920 | 2013.06.12
“오늘은 뭐 먹었어?” 아들을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인 질문을 했더니 “음…. 쿠뢰커랑..” 헐&… 더보기

소박함에 감사하기

댓글 0 | 조회 1,838 | 2013.05.28
으하하. 우리도 드디어 한국에 간다. 비행기 표 값은 나중에 내도 된다고 하길래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몇 달 남았으니 열심히 벌면 모이겠지… 다른 … 더보기

사회생활 하다보면....

댓글 0 | 조회 1,835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러케 때리더라.’ 잉? 이건 또 뭔 소리래..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으로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더보기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댓글 0 | 조회 1,888 | 2013.04.23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활절 연휴 전에 마지막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라 선생님들께 드릴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데 30분이면 맛있게 굽히던 게 왜 1시간… 더보기

아들어록

댓글 0 | 조회 1,701 | 2013.04.09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더보기

바라는게 있다면

댓글 0 | 조회 1,825 | 2013.03.26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꿈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너한테… 더보기

현재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264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1,866 | 2013.02.27
드디어 아들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세 돌 생일부터 보내려면 지금 예약해도 안 늦겠나 싶었는데 마침 홀리데이라 빠진 아이들 덕에 빈 자리가 있어서 바로… 더보기

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1,835 | 2013.02.13
죽다 살았다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급기야 아침에 일어나는데 눈이 돌아가고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게 막 토할 것 같더니 몸…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450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

올해에는....

댓글 0 | 조회 2,134 | 2013.01.16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더보기

평화협정은 이대로 깨어지는가

댓글 0 | 조회 1,890 | 2012.12.21
“위험해. 하지마. 하지 말랬지. 안 들려! 하지 말라구!!!!” 요즘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다. 겁이 많은, 아니, 좋게 말해서 조심… 더보기

You Win!

댓글 0 | 조회 1,879 | 2012.12.12
아들은 실컷 놀고 버티다 낮잠도 아닌 밤잠도 아닌 잠을 느즈막히 자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9시 반이 넘는 시간에 깨서는 새벽 1시가 넘어서는데도 잘 생각을 하지 않… 더보기

그 곳에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2,059 | 2012.11.28
찜 요리의 계절이 돌아 왔단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에 비법 양념과 정성을 더하니 손님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라나.. 매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2,021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he… 더보기

한땐 강남스타일

댓글 0 | 조회 2,717 | 2012.10.25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 더보기

살다보면 잊혀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50 | 2012.10.10
집에 들어와보니 식탁 위에 먹다 남은 요플레 하나가 놓여있다. 아들의 숟가락이 꽂혀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아들이 먹다 남겨놓은 듯 한데.. 참 이상하다. 어제 … 더보기

살다보면 알게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506 | 2012.09.26
참으로 오랜만에 세 식구가 함께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브런치를 시켜먹는데, 딸려 나온 소스를 맛보던 신랑이 대뜸 묻는다. ‘이거.. 사우전… 더보기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2,144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 더보기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2,540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더보기

우리는 모두 엄친아를 원한다

댓글 0 | 조회 1,514 | 2012.08.14
나에게 작은 소원이 있다면 우리 아들이 한 자리에 앉아서 밥에만 집중해 후딱 밥 한 그릇을 먹는 것이다. 우유 말고는 먹을 것에 크게 욕심이 없는 아들은 언제나 … 더보기

아빠와 엄마의 차이

댓글 0 | 조회 1,878 | 2012.07.25
등을 맞댄 채 자고 있는데 아빠는 애가 뒤척여도 꿈쩍을 안한다. 뒤척이다 깨서 울어대도 어지간히 울지 않고는 쿨쿨 잘만 잔다. 정말 안 들리는 건지 듣고도 안 일… 더보기

궁합이 중요해

댓글 2 | 조회 1,700 | 2012.07.11
설거지를 하다 말고 불현듯 치밀어 오르는 화를 못 이기고는 고무장갑을 벗어 던져버렸다. 며칠 전 놀러왔던 아들 친구네 엄마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올라 찬찬히 곱씹다… 더보기

언어 해석의 다양한 관점

댓글 0 | 조회 1,730 | 2012.06.26
‘임마 이거 웃긴데이. 할머니랑 화상하는데 잘하다 갑자기 할머니 싫다고 계속 소리지르고.. 어머니 맘 상하시구로..’ 이런… 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