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를 둔 경우에 자녀간의 갈등에 대해 걱정이 되고, 스트레스를 받는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자녀들이 서로 갈등하거나 다툴 경우에 부모가 현명한 재판관처럼 양쪽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시시비비를 가려내어 판결을 해 주는 경우가 있고, 아니면 형제끼리 다투는 모습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여 전후 본말에 관계없이 자녀 둘 다를 단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너는 이래서 잘못되었고 너는 이래서 잘못되었고 하는 식으로 모두를 야단칩니다.
또는 자초지종에 관계없이 그리고 양쪽의 주장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형제간에 서로 우애 있게 잘 지내야 한다는 점을 부모가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설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경우 모두 아이들에게는 흡족한 느낌을 주거나 이후 서로의 갈등을 근원적으로 줄이는데 큰 보탬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차후에 인생을 살아가는데 직면하게 될 사람 사이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적절한 배움이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갈등 자체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갈등자체를 터부시해서도 현실적이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킨다고 둘 다를 단죄하며 죄책감을 갖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갈등 자체를 인정하고 갈등을 계기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넓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로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는 먼저 판단하려고 하는 습관을 멈춰야 하겠습니다. 사람 사이의 일은 정확하게 판별하기 어렵습니다.
갈등이나 다툼이 일어났을 때 일단은 두 자녀가 자기의 주장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되 우선 한 사람씩 이야기하도록 하고 한 사람이 이야기할 때는 다른 한 사람은 기다리면서 듣도록 합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갈등을 야기한 서로의 행동이나 감정 표현이 자기의 어떤 동기나 의도 마음을 표현했는지에 초점을 두는 것이고, 그리고 서로의 행동이나 감정표현이 상대방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 때 서로의 기분은 어떨지 알아보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직 상황파악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잘 묘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때는 부모가 그 상황을 헤아려 이야기 해주며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상황을 대신 헤아려 줄 때도 어느 일방을 편들거나, 사람과 그 사람의 행동을 평가하거나 판단하는 방식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초점은 서로의 이해를 넓히는 것이지요.
형제간의 갈등 해결 방식은 부모 즉 부부의 갈등 해결 방식을 보고 그대로 배웁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지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부부가 갈등이 일어났을 때 서로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치중하여 자기의 정당성만 주장하게 되면, 자녀들도 서로 형제간 갈등이 일어났을 때 각자 자기의 정당성만 주장하고 상대를 이해하려 들지 않습니다.
부부가 서로 갈등이 일어났을 때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자녀들도 갈등이 일어났을 때, 이해로써 갈등을 해결하려고 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고 배우기보다는 부모의 삶을 보고 배운다는 법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