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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009. 16:22 코리아포스트 (122.♡.144.183)
자녀교육 특강
한 어머니가 있었다. 그 어머니는 비교적 행복하고 편안한 가정에서 성장했으며 결혼 후 남편과 함께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임신했다. 임신 기간 중에 어머니는 아이의 탄생을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렸고 아이가 태어난다는 사실에 늘 설레는 마음이었다. 그 아이의 탄생은 부모뿐만 아니라 주변 모두의 축복을 받았다. 아이의 어머니는 출산 이후 출산휴가를 받아 아이와의 생활에 몰두할 수 있었다. 잠이 모자라고 아기 보살피는 것이 서툴고 힘겨웠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느껴졌다.
몇달 후 부득이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해서 아이의 양육은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믿을 만한 사람이 도와주어 아이는 잘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퇴근해서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퇴근시간에 아이의 어머니는 하루종일 떨어져 있다가 아이를 보자 그리움에 사무쳐서 아이를 안았다. 아이 역시 엄마를 보자 반가움에 단숨에 다가가 엄마의 품에 안긴다. 두 사람은 너무나 행복한 재회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잠시 후 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엄마의 품도 좋았지만 곧 장난감과 놀고 싶은 마음이 들었나 보다. 이때 어머니는 너무나 아쉬워하며 아이를 놓아준다. 표정에는 역력히 아이를 더 품안에 안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그러나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의 뜻을 들어주었고 그러나 아이의 노는 모습을 너무나 행복하게 바라본다. 아이의 어머니는 보모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고 서로 신뢰하고 있음을 이야기 했다.
또 다른 한 어머니가 있었다. 그 어머니는 어린 시절에 늘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그리워하며 지냈다. 어머니는 직장생활로 늘 바쁜 분이었고 성격도 냉정한 편이셨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자신은 절대로 그런 어머니가 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비추어 좋은 어머니가 되려는 동기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고 얼마 후 임신을 하게 되고 기대하던 아이의 출생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기쁨은 이 어머니에게 역시 너무나 컸다. 아이에게 최고의 어머니가 되려고 다짐을 했다. 이 어머니 역시 아이를 낳고 몇 달 후 직장을 다니고 다시 나가야 했고 낮 시간에는 보모가 아이를 돌봐주고 있었다. 관찰자는 이 가정도 방문해 보았다. 역시 상황은 앞의 가정과 같이 어머니가 퇴근해서 집에 돌아온 시간이었다. 어머니와 아이는 반갑게 재회를 하였다. 낮 시간동안에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은 서로 안으면서 너무나 행복해 했다. 잠시 후 아이는 어머니 품에서 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이를 놓아 주지 않았다. “나는 네가 하루 종일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엄마는 너를 너무나 사랑해.” 어머니는 아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며 좀처럼 아이를 풀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이는 어머니의 품이 답답하게 느껴졌는지 계속해서 나오려했고, 찡얼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어머니는 화가 나서 아이를 놓아주었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 너무나 서운하다고 했다. 관찰자와의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어머니는 아이가 발육이 빨라 남들보다 더 잘 기는 행동을 한다고 자랑을 하였다. 관찰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생각에 아이에게 길 것을 요청하나 아이는 너무나 당연히 엄마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이의 다리를 붙잡고 억지로 기게 만든다.
우리는 두 어머니의 예에서 어떤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이를 사랑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아이에 대한 행동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어머니는 자신의 욕구나 소망보다는 아이의 욕구나 소망을 중요시 했고 그를 충족시켜주었으나, 두 번째 어머니는 자신의 욕구나 소망에 더 충실했다는 데에 차이를 볼 수 있다. 이 어머니는 자녀가 잘 되는 것보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더 똑똑하고 더 잘난 아이의 어머니가 되고 싶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자녀와 안정된 애착을 갖는다는 것은 애착대상이 얼마나 자녀의 욕구와 소망을 잘 지각하고 정확한 해석을 하며 이를 충족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보통의 어머니들은 본능적으로 자녀가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예를 들어 자녀의 울음소리만 들어도 자녀가 배가 고픈지, 몸이 아픈지 또는 심심하니까 같이 놀아달라는 것인지 알아낸다. 그러나 애착 대상인 어머니가 이러한 자녀의 욕구를 정확하게 인지해내지 못할 때 자녀는 불안정한 애착을 경험하게 된다. 아동의 불안정한 애착은 성장하면서 거의 모든 발달단계에 문제점을 야기한다. 불안정한 애착을 가진 아이는 유치원에 가서도 적응이 어려우며, 학교에 들어가서 학업성적도 부진하고 친구도 잘 못 사귀는 경향이 있다. 불안정한 애착유형이 청소년기에 비행으로 빠지는 확률이 훨씬 더 많다는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유아기에 부모의 애착행동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자녀의 애착을 위해 부모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욕구와 소망을 읽어주는 것이다. 어머니가 자신의 욕구에서 자유롭게 되고 순수하게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면 어렵지 않은 일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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