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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009. 15:44 코리아포스트 (122.♡.149.62)
자녀교육 특강
예전에 체벌 동영상' 파문 이후 체벌 논란이 불거졌던 적이 있습니다. 체벌을 사랑의 매'로 해석하는 문화는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진 듯합니다. 저마다 학창 시절 자신이 경험했던 교사의 폭언과 폭력을 기억해 내며 분노하는 분위기입니다. '내 아이가 당한다면…'이란 상상만으로 몸서리치는 부모도 상당수죠.
그런데 최근 사회복지법인 Save The Children에서 흥분한 부모들이 꼭 기억해야 할 통계를 내놨습니다다. 국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체벌 가해자로 '부모'를 꼽은 응답자가 45.5%로 가장 많았고, '선생님'은 23.8%로 그 뒤를 이었다는 것. 체벌이 이뤄지는 장소도 '집(61.0%)''학교(26.9%)''놀이터(2.7%)'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부모 자신이 체벌 가해자가 아닌지 먼저 돌아봐야 할 형편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아이 버릇은 어떻게 고쳐야 한다는 말인가?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는다'(샘터), '친절한 육아책'(이레), '꾸중은 꾸중답게 칭찬은 칭찬답게'(학지사) 등 육아서를 참고해 그 해답을 구해봤습니다.
# 체벌, 시작을 하지 마라
체벌의 속성은 점점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매를 사용하면 아이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은 즉각 중단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중단일 뿐 매에 대한 아이의 내성은 점점 강해지고 결국엔 부모의 회초리 드는 횟수만 잦아지게 됩니다. 매를 맞는 아이는 왜 매를 맞게 됐는지 이유를 생각하기보다 '아프다''엄마가 밉다'등의 감정을 갖게 마련이죠. 결국 부모와 자녀의 관계만 나빠지는 것입니다.
또 아이가 커가면서 체벌의 효과는 점차 줄어듭니다. 아이의 반발이 커져 가출이나 자살 등 극단적인 결과로 갈 위험만 커집니다. 어차피 효과도 없이 부작용만 낳게 될 체벌. 시작부터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분노가 치밀 땐 입을 다물어라
말로 야단칠 때도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무엇 때문에 야단맞고 있는지 ▶앞으로 야단맞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이가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야단칩니다. 아이가 위축되지 않게 야단치려면 '샌드위치 법'이 유용합니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 앞뒤로 아이가 잘한 일을 이야기하는 방법이죠. "늘 방을 깨끗이 치워 고맙구나"→"그런데 아까는 왜 동생을 때렸니?"→"너처럼 늘 열심히 하는 애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은 무슨 사정이 있어서일 텐데, 괜찮다면 얘기해주지 않겠니?" 이런 식입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완벽한 이론도 흥분한 부모 앞에선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가 치밀어 "넌 생각 자체가 글러먹었어" 등 아이 인격에 손상을 주는 말이 튀어나올 위험도 크고, 야단치는 시간이 적정시간 '1분'을 넘기기도 쉽습니다.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 역시 커집니다. 이럴 땐 부모가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는 게 급선무 입니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 '훈육'보다 '심호흡'이 약인 경우도 많습니다.
# 야단쳐선 안 되는 아이가 있다
야단칠 때는 아이의 성향을 고려해 그 수위를 조절해야 합니다. 자신감 있고 긍정적이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 성격이 털털하고 느긋한 아이는 야단쳐도 괜찮습니다.
반면 소심하거나 고집쟁이 아이는 야단치는 데 주의가 필요합니다. 야단을 쳐도 "흥, 어차피 난 못된 놈인걸"이란 식으로 반발하는 아이는 실제로 마음이 약해 다른 사람보다 쉽게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하고 뻗대는 식으로 행동하다 보니 다른 사람보다 두세 배 더 심하게 야단맞기 십상이죠. 이런 아이는 사정을 듣고 타이르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야단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무조건 매를 들면 아이가 말을 듣는다는 생각이 오류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사람에게 여러 얼굴이 있듯이 성격도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관도 다를텐데 무조건 매를 들어 고치겠다는 생각은 교사나 부모도 멈춰야할 나쁜 습관일 것 입니다.
채찍이 필요하다면 당근이 주어져야 효과는 더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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