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도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은 본능적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이 생기면 무슨 공부를 어디서부터 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바로 공부를 시작한다. 시간 배분뿐만 아니라 이 과목은 이 교재, 저 과목은 저 교재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까지 구체적으로 늘 머릿속에 간직하고 이를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그저 되는 대로, 하고 싶은 과목부터 책을 펼쳐 드는 것과는 결과에 있어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러한 특징은 능력의 차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체득한 노하우의 차이이므로 지금부터 노력하면 어느 누구라도 가능하다.
학습 계획 세우기에 앞서 가장 먼저 자신의 학습 속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학습속도를 알지 못한 채 계획을 세우다 보면 계획을 너무 무리하게 작성해 늘 계획을 완수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계획을 부족하게 짤 수도 있다. 계획은 늘 자신에게 조금 어려운 듯 하면서도 완수가 가능한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 너무 낮은 산은 넘어도 보람이 없다. 너무 높은 산은 다음 번 산을 넘기 위한 체력을 모두 고갈시킨다. 때문에 적절한 수준의 계획을 짜기 위해서는 자신의 학습속도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적절한 계획을 세웠다 해도 늘 계획을 완수하기란 쉽지 않다. 계획이란 예측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나 계획에 반영되지 못한 일이 생겨 일정이 어그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기 위하여 버퍼데이(Buffer Day), 즉 보충하는 날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습할 수 있는 전체 시간의 20% 정도를 여유를 두어 계획에 반영하도록 하자. 계획한 것이 지체되거나 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일들을 해결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계획을 융통성 있게 운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학생들이 계획을 잘 짜지 못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아직 시간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시간을 나누어 쓴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고, 계획을 너무 무리하게 세운 나머지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고 결국 계획 세우기 자체를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자녀가 계획 세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고 있다면 시간계획 세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람마다 시간과 계획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자녀의 특성에 맞추어 계획 세우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어떤 학생은 시험 3주전부터 미리미리 공부할 계획을 짠다. 그러나 시험이 코앞에 닥쳐야 집중력을 발휘해 신나게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한을 엄수하고 모든 일에 철저히 계획을 세우며 체계적인 학생들은 계획주도형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녀들은 시간계획을 여유롭게 잡아 단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갑작스러운 요구나 변경에 불안감을 느끼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반면에 상황에 따라 일정이 달라지며 자율적이고 융통성있는 학생의 경우에는 체계적인 계획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학생들은 짜여진 일정대로 공부를 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계획을 짜는 것 자체를 힘들게 여긴다. 계획대로 진행을 하는 것은 자신의 자율성을 침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유분방하고 여유로운 면을 갖고 있는 타입의 학생들은 시간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큰 범위의 계획을 세우고, 시간 단위는 유연하게 조절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예를들어 오늘해야 할 목록을 정하되 순서를 정하지 않는 방식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보완책으로 필요할 때에 메모를 적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