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 어떻게 해야 아이 말을 제대로 들어줄 수 있을까요?
점점 커 가는 아이는 자기 목소리만 높이고, 부모가 오히려 아이 얘기에 끌려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 번 휘어잡겠다고 제 얘기부터 시작했다가 아이랑 못 본 척 하듯 적으로 지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이와 친한 부모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아이 말을 잘 들어 줄 수 있을까요?
* 원인 *
상대방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듣기'에 서툴다. 막상 대화를 시작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부터 하고, 자기 얘기에만 치중하게 되어 상대방 말을 잘 듣지 못할 때가 많다.
첫째, 부모 자신의 고정관념, 경험, 사회통념 등을 토대로 이해하거나, 부모 기준에 얽매여 아이를 바라보기 때문에, 또는 부모 생각에 맞춰 어떻게든 아이를 변화 시키려는 의도에서 대화를 하기 때문에 듣는게 안된다. 부모 본인은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다고 착각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상식과 모럴의 틀 안에 틀어 박혀 거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단절시켜버리고 아예 어떤 변화조차 어렵게 만든다.
둘째, 공감하며 경청하기 전에 먼저 판단하고 결정짓기 때문에 듣는 데 걸림이 생긴다. 아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부모 식대로 미리 해석해 버리는데 이는 서로 독백을 나누는 것에 불과하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척하면 삼천리'라며 듣지 않고도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는데, 소리가 아닌 내용을 들어야 한다.
셋째, 아이한테 전해 주고 싶은 것이 많고, 부모한테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아이 말을 들어 주기 보다 먼저 말을 하려고 한다. 가끔 말할 기회를 주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이가 들어야 할 것을 말해 주려고 기다리는 것뿐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 역시 부모 대신 친구나 다른 사람과 말하려고 하게 된다.
* 대책 *
첫째, 아이가 기꺼이 말할 수 있도록 말하기 전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듣고 싶어' 해야 한다. 즉 아이의 모든 것을 흡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 말을 들을 때는 당연 아이 이야기를 비판 평가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가 무슨 마음을 갖고 말하는지를 귀 기울여 아이 기분을 파악하면서 들어야 한다. 아이의 진정한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아이 감정과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아이 자신이 정말 괴로워하는 것을 분명 내비치는 아이는 드물다. 아이는 무엇인가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것부터 말을 꺼내기 때문에 아이의 진심을 이해하지 않은 채 충고, 훈계, 설교, 비판 등을 해서는 안된다.
둘째, 아이 관점을 통해 생각하고 바라보는, 즉 먼저 아이 입장에서 들어 줘야 한다. 아이 상황에서 출발해야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까지 찾을 수 있다. 마음의 눈높이를 맞추고 아이 이야기를 들어야 부모 입장도 이해시킬 수 있다. 부모는 자신을 아이에게 이해시키려고 부모 이야기를 충분히 들려주려고 하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는 부모와 이야기하려 할 때 부모로부터 이해 받고 위로 받고 싶어한다. 아이가 느끼고 의미하는 것을 부모가 파악하여 숨은 의미를 집어내어 줌으로써 부모는 아이로 하여금 '나를 이해하고 받아 주고 있구나'하는 것을 느끼도록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