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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이쯤에서
하나님께서 물으십니다
올 해
성경을 얼마나 읽었는지가 아니라
읽다가 얼마나 내가 부끄러웠는지
주일이면 교회에 빠짐없이 갔었는지가 아니라
설레며 예배당에 갔던 날이 몇 번 있었는지
감동을 준 설교가 있었는지가 아니라
설교하고 나서 칭찬을 바랐던 적은 없었는지
얼마나 분주히 살았는지가 아니라
눈썹 같은 달이 지는 모양인지 커지는 모양인지 멈추어 서서 궁금해 한 적은 있었는지
얼마나 맛있었는지가 아니라
먹을 것을 앞에 두고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이 떠 올랐는지
배 안 나오도록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가 아니라
나의 배부른 소리에 상처 받은 이웃이 없었는지
옷을 잘 다려 입었는지가 아니라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을 벗어 본 적이 있었는지
내가 그리워한 사람이 아니라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었는지
아내의 짐을 들어주기보다는
아내가 사랑받는 느낌을 갖도록 했었는지
국경 넘는 여행을 부러워한 만큼
세상 떠날 때 천국을 사모하리라 다짐했었는지
이쯤에서 물으실 때
다음에는 잘 하겠다며 고개 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