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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에서 회복한 후 코로나 후유증(long covid)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내외 여러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10-30% 정도가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확진자 중 약 19.1%가 1개 이상의 코로나 후유증 때문에 의료기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과 옥스퍼드대학 공동연구팀이 코로나19 완치자 27만3618명을 조사한 결과, 37%가 감염 후 3-6개월 사이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학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22일까지 찾은 환자 1122명을 대상으로 정영희 교수(신경과) 연구팀은 환자를 ‘감염 후 4주’를 기준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감염 후 4주가 지나지 않은 집단에서 겪은 후유증은 기침(82.2%), 가래(77.6%), 두통(37.8%) 등의 순(복수 응답)으로 평균 4.2개 증상을 보였다. 감염 후 4주가 지난 집단에선 피로감(69.8%), 주의력 저하(38.9%), 우울(25.7%), 시야 흐림(21.9%), 배뇨 곤란(9.8%), 탈모(9.4%), 성기능 장애(6.9%) 등으로 평균 3.9개의 후유증 증상을 겪었다.
현재 만성 코로나19증후군의 발생기전, 빈도 등은 연구가 진행 중이며, 바이러스에 의한 과잉 염증반응(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활동성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장애, 불충분한 항체에 의한 면역 반응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로나 후유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백신 접종과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영국 보건안전청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백신 2차 접종을 끝낸 사람의 경우 1차 접종자나 미접종자보다 후유증을 겪을 확률이 50% 정도 낮았다.
필자는 지난 12월 2일 코로나19가 확진되어 병원에서 코로나 먹는약(Paxlovid)과 종합 감기약(세균감염증 치료제, 해열진통제, 가래제거약, 진해거담제, 거담제, 위장약)을 처방받아 약을 복용하면서 우리집 안방에서 7일간은 의무격리 그리고 3일은 자의로 격리했다. 10일 동안 격리가 끝나고 12월 12일 동네 이비인후과의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목과 코가 약간 불편하여 일반감기약(소염진통제, 가래제거약, 위장약)을 처방받고, 체력 보강을 위해 의사에게 요청하여 영양제 링거 주사(5만원)을 맞고 귀가했다.
일반감기약을 먹으면서 며칠이 지났는데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는 증상, 목이 아픈 증상, 기침과 몸살기운이 있어 12월 16일 다시 이비인후과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병원 원장이 청진기로 진찰을 한 결과 기관지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서 1주일 분 약(알러지질환약, 해열진통제, 가래제거약, 위점막보호제)을 처방을 해 주었다. 몸이 아직 코로나 감염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에 헬스장에 가서 운동(1주일에 3회)도 못하고 거실에서 자전거타기, 실내 걷기, 아령(dumbbell)으로 근력운동 등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후유증(롱 코비드)을 코로나19 감염 3개월 안에 증상과 영향이 발생해 최소 2개월 동안 지속되는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후유증은 3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일부는 6개월에서 최대 9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 또한 21개월 이후까지도 후유증이 이어지는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다. 아일랜드 과학자들의 연구에선 대상자 절반이 코로나19 감염 10주가 지난 뒤에도 피로감을 호소했고, 3분의 1은 신체 상태가 직장에 복귀하지 못할 정도였다.
코로나19 격리 해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몸이 완전히 회복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면역 체계가 감염되기 전과 같이 정상적이지는 않으며 우리 몸의 장기가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음성으로 판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알코올 섭취에는 주의가 필요한 이유는 알코올이 간(肝) 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코로나19 퇴원 환자에서 위장관계 증상이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고, 설사가 지속되거나 식욕 감퇴, 지속적인 미각(味覺) 상실, 메스꺼움과 구토 등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미국 CDC 보고에 따르면 양성 확진 후 증상이 2-3주간 여전히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경미하게 지나간 경우에도 정신건강 관련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뇌간(腦幹, brain stem)은 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부분이며, 뇌간은 다른 뇌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ACE2(안지오텐신 전환효소 2) 발현이 높아 코로나 바이러스에 친화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뇌간 기능이 손상될 경우 만성두통, 편두통, 근육통, 만성 피로증후군 등과 같은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회복이 더딘 뇌간 때문에 코로나 후유증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설명도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국내외 연구를 보면 주로 피로감,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호흡곤란 등이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꼽힌다. 잔기침과 가래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많다. 우울감, 불안 등 심리적인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또 불면증, 장염(腸炎) 등도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밖에도 실제로 보고된 증상의 종류가 200여가지에 이른다. 스웨덴의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중환자실 환자 3명 중 1명이 후유증을 겪었다.
현재까지 정확한 후유증 발생 비율을 알기는 어렵지만, 최근 연구에서 30-40%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이들 중 37%가 감염 뒤 3-6개월 사이 하나이상의 후유증을 겪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적게 잡아도 5-10% 이상의 감염자에게서 후유증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국내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60-70%의 환자가 코로나19를 겪은 뒤 후유증을 경험했다는 연구도 있다.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큰 사람은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은 경우와 관련 있다. 실제도 델타변이에 감염되어 폐렴(肺炎)을 심하게 앓은 사람들 중에 폐 기능 자체가 감소한 사람들이 있다. 해외 연구를 보면 감염 초기의 혈액 내 바이러스 수치가 높은 사람, 휴면상태에 있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가 재활성화한 사람,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 특정한 자가항체가 있어 자가면역방응이 일어난 사람 등이 후유증이 장기화됐다. 이에 후유증을 심하게 앓지 않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팍스로비드(Paxlovid) 복용 등으로 코로나19 중증도를 낮추는 방법이 필요하다.
영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이 후유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도 완치 후 후유증에 걸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됐던 소아•청소년은 최대 두 배 이상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온 사례가 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호흡곤란, 인지능력 저하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여성은 두통, 복부 증상, 불안, 우울증 등의 후유증 발생 비율이 높았다.
이탈리아 연구진은 2021년 코로나 회복기간 동안 최대 74% 환자에게서 소화기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입원 중에 투여되는 약물로 인해 항바이러스 치료제 환자에서도 16%는 소화기계 증상이 나타났으며, 변비 유병률도 높았다. 위장 증상이 중증률과도 관련이 있었는데 복통을 동반한 설사의 경우 위험률이 증가했으며, 구토와 메스꺼움은 연관성이 제한적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뇌(腦)에도 영향을 준다는 보고도 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기는 과정에서 면역 기능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머리가 멍해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뇌 안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19 격리해제 뒤 인지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는 일할 때 방해가 없는 조용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며, 필요하면 귀마개를 사용한다. 또 새로운 취미나 퍼즐, 숫자게임, 독서 등이 두뇌운동에 도움이 된다.
미각(味覺)과 후각(嗅覺)을 잃었을 경우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후각과 미각이 돌아오게 돼 있다. 후각과 미각 등의 상실은 우리 몸의 면역 반응으로 부작용이 생긴 것이며, 바이러스의 반응은 아니기 때문에 항(抗)바이러스 약을 투약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확진된 뒤 몇 개월이 지나도 우울과 불안 증상이 있으면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되도록 일상생활 리듬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명상이나 요가, 적절한 운동과 수면이 도움이 된다.
코로나19가 완치됐는데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면 코로나19 후유증일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를 겪고 나서 폐가 점점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서 호흡곤란이 오는 폐섬유화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이 올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흉부 엑스선 촬영 등 폐기능 검사를 해야 한다. 흉통이 있으면 심근염과 심낭염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심근경색과 뇌경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사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감염 후 무증상 및 경증이었던 환자도 회복 이후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즉 코로나19 후유증의 발생은 코로나 감염에 따른 초기 증상의 증증도 및 입원 여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영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전 예방접종을 받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의 효과에 대해 분석한 8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미접종자에 비해 후유증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코로나19 확진 후 1주일 격리 후에도 여전히 몸에 남아 수개월 생존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 세균과 균형을 이루는 면역체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코로나 후유증은 보통 1주일 후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밀어내느라 몸의 면역력을 다 써버렸다고 할 수 있다.
후유증은 보통 2주에서 몇 개월 지속되기도 한다. 이는 코로나 증상이기 보단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져 2차 세균감염이 생기거나, 잠복해있던 바이러스들이 기승을 부려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이에 기존에 앓던 만성질환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보통 감염되고 3-5일, 늦으면 1주일 전후로 이런 2차 감염이 많이 이루어진다. 주로 기관지, 후두에 감염이 많이 일어나며 기침이 심해지고, 목소리가 잘 안나오는 등 목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1주일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은 기침, 가래 등은 보통 2차 감염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증상 발현 5-7일이면 대부분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소멸하지만 바이러스로 인해 손상된 기관지 점막들이 예민해져있기 때문에 약한 자극에도 기침이 나오게 된다. 손상된 폐, 기관지, 코 속 호흡기 점막들이 치유과정을 거치는 거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2차 세균감염으로 인한 기관지염(氣管支炎)은 폐렴(肺炎)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 이후 기침이 지속되거나,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2차 감염이 시작되면, 콧물의 색부터 변하게 된다. 즉 맑게 흐르던 콧물이 노란색으로, 심한 경우 코에서 냄새가 나면서 안면부의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콧물의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면 바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 대부분이 증상이 완화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임의로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러면 다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의사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복약기간을 예측해서 약을 처방하기 때문에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된다.
환자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후유증은 후각(嗅覺)과 미각(味覺) 상실이다. 맛도, 향도 안나고 역한 냄새까지 안나는 경험은 처음 겪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복합적인 원인도 있지만, 상기도에 후각 상피세포가 손상되거나 후각신경에 직접 감염돼 일종의 마비 증상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코 내시경을 통해 콧속의 점막 상태를 보고 필요에 따라서는 CT촬영을 통해 부비동(副鼻洞)의 상태까지 살펴봐야 한다. 바이러스로 인해 후각이 손상된 경우 치료를 통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코로나19 증상이 경미했던 환자도 2-3주, 한 달까지는 몸 컨디션 회복을 위해 잘 자고, 잘 쉬고, 수분과 각종 영양소들이 충분히 보충될 수 있게 몸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좋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ACE2 수용체 바이러스가 세포로 전달되는 것을 억제한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항산화 기능과 장내 환경을 위해 채소와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연(Zn)은 체내 면역체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면역세포의 신호전달 체계에 중요한 영양소다. 또한 염증 억제, 상처 치료, 고령자 질병 예방, 면역체계 강화, 다이어트 효과 등이 있다. 아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에는 육류, 굴, 달걀, 치즈, 콩, 다시마, 석류, 호박씨 등이 있다. 한국인 1일 아연 섭취 권장량은 남성 11mg, 여성 8mg이며, 하루 허용 상한치는 40mg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수준의 운동(일주일 동안 150분 이상의 중등도 강도 운동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수행한 사람과 미국의 신체활동지침(2018)에 따라 근력운동을 수행한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낮고,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낮아진다고 한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코로나19 환자의 퇴원 후 회복과정을 돕고, 코로나19 후유증 회복을 위해 유산소 운동과 균형 운동 및 근력 운동 등으로 구성된 운동프로그램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의 증상 지속 기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연구보고는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증상을 특정하기 어려우며 현재까지 특별 치료법이 보고되고 있지 않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 많지만, 시간 경과에 따라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현 단계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이 생기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증상에 따른 대증(對症)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