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걱정을 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가 미적거릴 때마다 속이 탄다.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범인은 내성적”이란 말도 은근히 신경 쓰인다. 한국은 특히 수줍음이 많은 나라다. 예로부터 다른 사람과 조직을 우선 생각하도록 교육받았 고 과묵한 사람을 대접했던 풍토 탓이다. 그래서 수줍음 교정은 참 어렵다. 그러나 수줍음을 탄다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기도 어색하다. 부모의 고민만 깊어 간다.
부모가 수줍어하면 아이도 수줍어한다
1990년대초 5세 어린이 8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 과 많은 아이들이 3∼3.5세에 수줍음을 처음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번째 아이냐 하는 것은 수줍은 성격 과 상관이 없었다. 수줍어 하는 아이일수록 대인적응능 력이나 또래집단과의 어울림 능력도 떨어진다.
부모가 수줍어하는 성격이면 아이도 수줍어하는 경향 이 강하게 나타난 것. 특히 엄마의 사회성(사교성)이 떨 어지면 아이의 사회성도 떨어졌다. 또 아빠의 통제가 강 할수록 수줍어 하는 아이가 많았다. 아이의 수줍음을 고 치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줍음 교정을 위한 부모의 행동수칙
① 스킨십을 강화하라=엄마의 온정은 수줍음 교정의 특효약, 관심을 더 보여 줘라.
② 소그룹 모임을 가져라=수줍어 하는 아이는 단짝친구 를 많이 찾는다. 친한 아이들과 자주 놀게 하라.
③ 미술교육을 하라=칠하기, 만들기 등은 즉각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 자신감 향상에 좋다.
④ 그림책을 많이 보게 하라=동물과 아이들이 많이 등 장하는 책이 특히 좋다.
⑤ 기대치를 낮춰라=당장 성과를 보려고 조급해 하면 아 이를 더욱 위축시킨다. 목표를 조금 낮춰라.
⑥ 운동을 시켜라=소극적이면 놀이에 잘 끼지 못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운동 종목을 늘리도 록 한다.
⑦ 소리 지르지 마라=‘부끄러운 것은 자연스럽다'는 인 식을 갖도록 해 준다. “바보같이”“왜 창피해 하냐”는 말로 윽박지르면 악화될 뿐이다.
사회성 길러주는 6가지 요령
한국청소년상담원 이현숙 상담원이 2004년 개발한 프 로그램을 참고하면 어떨까. 이 프로그램은 수줍음 교정을 위해 외국에서 개발한 것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한 것. 당시‘특히’수줍어하는 대구 지역 초등학교 5, 6학년생 을 골라 이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그 결과 아이들의 사회 성이 강화되고 우울 또는 불안을 느끼는 경향이 줄었다.
또 자신을 더 많이 존중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을 가정에 서 응용해 보자.
▽칭찬하기=“얼굴이 예쁘다”“옷이 잘 어울려”등과 같은 칭찬을 해 준다. 칭찬받을 때의 기분을 얘기하게 한 다. 이어 같은 요령으로 엄마를 칭찬하게 한다. 마지막으 로 아이에게 자신의 장점 10가지를 적도록 시킨다.
▽감정 이해하기=‘공감'하는 법을 익히기 위한 훈련이 다. 여러 표정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감정을 추측하게 한다. 또 친구가 1등을 했을 때, 놀이공원 약속이 취소됐 을 때 등 가상의 상황을 제시하고 어떻게 격려 또는 위 로를 할지 말하게 한다.
▽도움 청하기=도움이 필요한 상황과 어떻게 도움을 요 청할 것인지를 묻는다.
▽부탁 거절하기=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친구가 더 놀자 고 할 때, 문구점에서 장난감을 훔치자고 친구가 말할 때 등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고 정중하고 단호하게 “안 돼”라고 말하도록 시킨다. 그 이유도 묻는다.
▽의사결정하기=여러 개의 선물 그림을 보여 주고 하나 만 선택하게 한 뒤 그 이유를 발표하도록 시킨다. 나머지 를 거절한 이유도 묻도록 한다. 또 여러 개의 학교 동아 리를 제시한 뒤 하나를 선택하고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
▽갈등 벗어나기=동화를 이용한다. 콩쥐-팥쥐, 백설공주-마녀가 왜 갈등하는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 지를 묻는다. 현재 자신이 어떤 갈등을 겪고 있는지 말하 게 한다. 자신의 고민에 대해 말하는 것만으로도 수줍음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