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I am Sam.>은 성인이지만 7살 어린이의 지능을 갖고 있는 정신지체장애인 샘과 8살 딸 루시의 감동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매일 밤 샘은 루시에게 닥터 수스의 동화책을 읽어준다. 그때마다 영화에서는 존 레넌의 <Across the Universe>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가. 8살이 된 루시는 아버지보다 책을 잘 읽을 수 있음에 마음 아파 눈물 흘린다. 하지만 루시는 이제 아버지에게 책을 읽어준다.
헐리우드 영화에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경우라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 나온다. 따뜻한 눈빛을 나누며 잠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잠이 든다. 책을 읽어주던 엄마나 아빠는 굿 나잇 키스를 한 후에 살며시 불을 꺼주고 방을 나온다. 아이들은 책 읽어 주는 시간을 통해 온몸으로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런 행복감을 주는 책을 더욱 즐겁고 소중하게 받아들인다. 아이가 다 자랄 때까지 샘처럼 매일 밤 책을 읽어주는 부모가 되면 좋겠다. 이미 그 사이에 행복한 소통의 다리를 놓고 있음이다.
가족 모두의 책꽂이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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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는 것과 함께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도록 도울 수 있을까. 책 읽어주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짐 트렐리즈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자”라는 책에서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 이외에 가정에 준비해야 할 3B 즉 Books(책), Bookrack(책꽂이), Bed Lamp(침대 곁에 켜 둘 램프)를 꼽고 있다.
엄마 아빠의 책꽂이 옆에 아이만의 책꽂이도 만들자. 가족 모두의 책꽂이다. 책꽂이는 가장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두어야 한다. 책꽂이에는 책은 물론 잡지나 신문처럼 독서를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자료도 함께 두면 좋다. 부엌의 식탁에는 항상 책이나 잡지를 쌓아두자. 그래서 아이가 식사할 때 심심풀이로 책을 들춰볼 수 있게 한다. 식탁에 책이 있으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기쁜 마음으로 그 책을 열심히 보게 된다. 가까운 곳에 읽을 책이 있어야 한다.
앤 패디먼의 경우 항상 부모님의 책꽂이에 호기심이 많았고 그 책들을 다 읽고 싶어 했단다. 사춘기부터는 부모님의 책꽂이에서 책을 하나씩 가져다 읽으면서 성장했고, 물론 어른이 되자 아버지는 딸에게 책들을 물려 주셨다. 오래 묵어 더욱 빛을 발하는 부모의 책꽂이를 물려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새롭게 읽은 책들을 모아둔 아이만의 책꽂이로 또 하나의 역사적인 책꽂이를 스스로 만들게 하자. 가족의 책꽂이를 보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늘 책을 읽고 싶다.
Bed Lamp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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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이 방에 침대 옆에 켜 놓을 스탠드가 있는가? 아이를 책 읽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얼른 가게에 가서 램프를 구입하자. 아이의 방에 설치해 주고 다음과 같이 한 마디 건네면 어떨까.
“얘야, 우리는 이제 네가 밤늦게 까지 엄마나 아빠처럼 책을 읽어도 될 정도로 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작은 램프를 사서 네가 원한다면 하루에 15분씩 침대에 켜 놓을 생각이야. 또 네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읽지 않아도 돼.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램프를 켜놓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말한다면 거의 모든 아이들이 침대에서 책을 보겠다고 대답한다. 불 꺼진 방에서 혼자 램프를 켜고 책을 펴면 세상으로 향한 창문이 활짝 열린다. 상상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즐거움 속에 이 세상과 내 마음속을 함께 여행한다. 아이들에게 작은 램프는 책과 만나게 해주는 멋진 소품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면 잠을 자라고 해도 자지 않고 매일 밤 불을 밝히고 책을 읽을 지도 모른다. 그 밤에 엄마 아빠는 무엇을 할까. 역시 램프를 밝히고 잠자리에서 책을 뒤적이고 있다. 잠자기 전에 책을 읽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매일 밤 책을 읽어주던 바로 그 시간이 만들어낸 훌륭한 독서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