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서구에선 '남자아이들의 학습부진(Boys' Under-achievement)'이라 부르며 대책 마련에 부심한 현상이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도 가시화된 것이다.
책으로 게임을 눌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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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독서를 통해 정신적 노동이 즐거움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반복하면 공부하는 재미는 저절로 깨쳐진다. 최근 불거진 학력 '여고남저(女高男低)'현상의 대표적인 원인은 남학생의 독서 기피 풍조다. 책에서 멀어진 남학생들이 빠져드는 곳은 인터넷 게임이다.
독서 기피와 게임 중독. 이 두 가지 함정에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보다 더 잘 빠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남녀의 태생적인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관계 지향적'인 여자아이들은 책을 통해 '누군가 자기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을 즐기지만, '목표 지향적'인 남자 아이들은 모험과 승리를 경험할 수 있는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게임에 나오는 인물에 자신을 투영시킨다. 또 실제 생활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남자다움'의 모델을 게임 속 인물에서 찾기도 한다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의 성적을 올리려면 독서를 유도하고 게임시간을 줄이는 전략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모니터를 부수거나 키보드를 빼서 감추는 등의 극단적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이런 행동은 아들의 반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PC방이나 친구 집 등 집 밖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부모가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아이가 게임의 해악에 공감하도록 충분히 대화를 나눈 뒤 스스로 게임 계획표를 만들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남자아이들에게는 기존 권장도서가 호응을 못 얻을 때가 많다. 처음 독서를 시작하는 남자아이들은 텍스트 위주의 문학작품보다는 문자. 그림. 그래픽. 도표 등이 섞여 있는 정보서적을 좋아한다. 일단 독서의 목표를 '재미'로 정하고, 아이가 원하는 책은 무엇이든 읽게 하자.
아들과 입씨름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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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와 부닥치는 일이 잦아진다. 아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할 줄 알게 되면서 따지기 시작할 때 부모가 흥분하면 자칫 입씨름 수준의 설전이 오갈 수 있다. 입씨름이 길어지면 부모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게 되고 좀 더 화가 나면 이성을 잃고 손찌검까지 하게 된다.
아들과 언쟁이 길어질 때는 아이에게 요구사항을 글로 써 오라고 제안하고, 부모도 글로 답한다. 이런 방법은 부모와 아이가 말꼬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감정적인 말싸움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아이가 엄마에게 일부러 '싸움'을 걸어올 때도 있다. 대개 '우리 엄마는 화가 나면 야단칠 것이고 그러면 하기 싫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아는 경우다. 이때는 엄마가 적당히 무시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해법이 된다.
체벌은 남자아이들 내부에 잠재돼 있던 폭력성을 자극할 우려도 크므로 절대 삼간다. 체벌을 받는 아이는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해지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만들어 자신에게 복종시키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