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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선두로 V자의 대형을 그리며 먹이를 찾아 수 만 킬로를 날아가는 기러기의 비행은 종종 경제 문제를 빗댄 새로운 이론으로 회자된다. 그 대표로 일본을 가장 앞선 리더로 두고 그 뒤로 일본의 경제성장 패턴을 그대로 따라가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모습을 한때 기러기의 편대 비행 형태를 인용하여 Flying Geese Model로 이름 붙이기도 하였다.
최근 오클랜드의 부동산 시장은 하루하루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숨가쁘게 가격과 세일에 걸리는 기간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기러기의 편대 비행에 빗대어 본다면 가장 가운데 선두에서 크게 날개 짓을 하며 집을 사는데 적극적인 리더는 중국인이고 그 선두를 호위하듯 늘어서서 힘찬 날개 짓을 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중국인들이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중국인도 모자라 중국 본토에서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라와 뉴질랜드 부동산 투자 설명회를 열어가며 집을 사 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날개 짓이 너무도 강하고 힘차서 감히 한국인도 키위도 그 대열에 함께 끼지를 못하는 듯 보인다. 대부분의 옥션에서 끝까지 쫓아가서 결국 집을 사는 바이어들은 대부분 중국인이다.
연일 뉴스시간이 되면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작금의 사태를 두고 경제학자도, 야당 지도자도, 정부와 중앙은행도 설왕설래를 반복하지만 현재로서는 딱히 이렇다 할 방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이자율을 살짝 올리는 내용과 실제 거주자가 아닌 외국인이 마구잡이로 집을 사들이는 것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불붙은 부동산시장을 조절하는 방안으로 제시되기도 하였지만 한가지 문제를 단속하다 보면 또 다른 문제가 튀어 나오는 것이 경제 문제이다 보니 그리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지난 주에는 오클랜드 카운슬에서 주택 공급과 택지개발에 관한 새로운 안으로 Unitary Plan이라는 것을 내놓았는데 이마저도 중앙정부와의 견해 차이가 심해서 어떻게 실행안을 만들어갈 지 의문이다.
중국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 모양이다. 어느 날 갑자기 웬만한 사람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의아할 정도로 우르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어 한껏 불을 붙이다가 또 갑자기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 싶게 잠잠히 조용해져서 부동산 침체기를 몰고 온다. 그러다가 다시 움직이고를 반복하여 돈을 만든다.
필자의 10년 이상 부동산 시장에서의 경험이 그렇다. 중국인들은 돈 냄새를 미리 맡는다. 그리고 재빠르게 움직인다. 맘껏 돈 냄새를 맡았다고 생각될 때 슬그머니, 그러나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재빨리 보따리를 싼다.
한편 한국 분들은 중국인들이 돈 냄새를 맡기 시작할 때는 아직 그 냄새를 같이 맡지 못하고 돈 냄새가 한껏 익었을 때 비로소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천천히 아주 소극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면서 아직 무르익은 돈 냄새가 나기 때문에 실컷 맡고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때는 이미 중국인들은 보따리를 싸서 떠날 채비가 다되어 있을 즈음이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