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해야 성공한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소통해야 성공한다

2 2,852 김영나

10월 21일 발표된 ‘세계은행(IBRD)기업 환경 평가’에서 뉴질랜드가 3위(183개국 중)를 차지했다. 창업 소요기간, 인허가 관련 행정절차, 기업 등록 비용, 투자자 보호,세금 납부 등 10개 항목에 대한 평가 결과다. 2003년 제정된 이래 뉴질랜드는 04년과 06년에는 1위, 09년에는 2위, 지난해는 3위에 올라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한 셈.

하지만 교민들 사이에서는 ‘가만 있는 것이 돈 버는 것’이라는 말이 오래전부터 회자되어왔다. 사업할 돈 있으면 차라리 그 돈으로 먹고 살라는 것.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해서 ‘누구나’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 환경이 좋은 것과 개인의 비즈니스 성공과는 별개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백번 양보한다해도 의구심은 남는다. 뉴질랜드 드림을 안고 개선장군처럼 포부도 당당하게 입성했던 지인들이 패잔병처럼 떠나는 사례를 여럿 보았다. 돌아가는 그들의 뒤 모습이 안타깝고 서늘하게 느껴졌고 교민사회에도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과연 뉴질랜드 기업 환경이 좋은 것일까?

우선 평가 요소를 곰곰 들여다보았다. ‘소통’의 문제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았다. ‘기업 환경’과 ‘소비 환경’은 서로 소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에 (편리하게 진화된) 한국식 아파트를 지어 분양했을 때, 사업하기 좋은 환경에 따라 일사천리로 아파트가 완공된다. 여기까지가 기업 환경이고, 다음 소비 환경으로 넘어가서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몇몇 한국 기업가가 건축한 아파트가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분양되거나 분양이 되지 않아 렌트로 돌리는 경우가 생겼고, 재투자가 어렵게 되었다.

‘기업가’에게 인허가를 빨리 해주고 세제 혜택도 짜지 않게 베풀고, 국가 차원에서 보호해준다는 여러 조건들은 어찌보면 벌을 유인해서 꽃가루받이나 하려는 식물의 음험함을 닮지 않았나? 더구나 ‘기업가’가 아니라, 구멍가게 수준의 소규모 ‘사업가’에게도 ‘사업하기 좋은 그 혜택’이 모두 돌아갈지도 의문이다. 중국의 글로벌 자본처럼 거대한 돈의 쓰나미가 몰려올 때, 넙죽 절하며 친절한 기업 환경이 되지만, 소소한 구멍가게 사업가들에게까지 갸륵한 마음이 베풀어질지, 회의적이다. 일단 돈이 풀린 뒤에는 어떻게 이윤을 창출하고 재화를 재창조해나가는지 무심하다.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세금 폭탄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

어차피 삶의 주체는 ‘나’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기업 환경이나 소비 환경을 말하기 전에 자신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나는 치열한가, 똥폼 잡으면서 하루 아침에 떼돈 벌기를 바라는가? 내 사업이 레드 오션이 아닌 블루 오션인가? 소비자의 기호 파악은 철저한가? 사업 목적과 비전은 무엇인가? 내 사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와 틈새는 무엇인가, 그에 따른 사업 전략은? 이익 창출과 경비 절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점은, 철저한 현지화와 영어 실력이라는 것.

자신에 대한 검증 이후엔 ‘소통’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애정어린 눈으로 잘 들여다보면 소통의 물꼬가 트인다. 뉴질랜드 소비자들은 대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거나 가볍다. 1,2달러 숍으로 성공한 L씨의 박리다매 전략은 주효했다. 1,2달러숍에 가게 되면 싼맛에 몇가지 고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결코 푼돈이 아닌 돈을 소비하게 된다. 수년 후, 자본금이 늘어나자 좋은 가게 자리를 사들이고 위탁 체인을 직영으로 돌렸다. 사업자들을 죽이는 고비용 임대료가 제로가 된 것. 수익과 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으니 사업은 승승장구.

음식 장사의 경우 일반 원칙은 ‘지나치게 많이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한계효용의 법칙 안에서 조금 모자를 정도의 감질나는 양이 그 음식에 대한 미련을 남게 하고, 다시 찾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그러나 이곳 소비자는 아직 배가 고프고,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 지인의 샌드위치 가게는 점심 시간에 20미터도 넘게 줄을 선다. 그의 수완은 빵 위에 원하는 고기 종류는 보통으로 얹고, 야채는 원하는 대로 무한정 올려준다. 양상추, 양파 등은 채로 썰게 되면 부피가 엄청 늘어서 생색내기 좋다고. 우리 동네 성업중인 중국 레스토랑도 밥은 테이블용 보온 밥통째로 내온다.

지난 달, 젊은 층의 몰표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 시장의 최대 장점은 소통이다. 선거캠프에서는 SNS를 십분 활용했다. 따박따박 말 잘하는 상대 후보에 비해 어눌해보이는 면모조차 입보다 귀를 상석(上席)에 앉히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정치건 비지니스건 소통해야 성공한다.
아수라
안녕하세요. 저 엡섬에서 이사정리하는 아수라입니다. 정말 공감되는 글입니다. 전 이번에 십몇년 묵은 짐들을 정리하면서 처음으로 오클랜드 한인교민과 진정한 소통을 하였답니다. 이렇게 좋은신 분들을 잠깐이라도 만난게 이번 정리의 가장 큰 수확인것 같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살뎐 이 따뜻한 교민의 마음 잊지 않으려 합니다.
ygna7
안녕하세요? 김영나예요.
내 곁을 떠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섭섭하답니다.
미국에 가셔서 잘 정착하시고,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화다닥씨의 편지-맛있게 잡수세요!

댓글 6 | 조회 3,859 | 2011.12.23
세월이여, 나는 당신을 ‘화다닥 씨’라고 부르겠어요. 화다닥화다닥 뛰어다니면서 홍안에는 구불구불한 고랑을, 칠흑 같은 머리에는 하얀 서리를,… 더보기

12월엔 퀸 스트리트에 가야 한다

댓글 5 | 조회 5,727 | 2011.12.13
산타와의 슬픈 추억 한 토막을 얘기하겠다. 해마다 12월이면 퀸 스트리트 W 건물 벽에 산타가 나타났다. 산타는 윙크도 하고 손가락도 까딱거리면서, 오가는 사람들… 더보기

개와 늑대의 시간

댓글 4 | 조회 3,397 | 2011.11.22
하루에 두 번, 하늘에는 더블 캐스팅 된 배우처럼 해와 달이 떠오른다. 달이 퇴장하는 새벽과 해가 퇴장하는 일몰의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위험하고 불길하다. 어슴푸… 더보기
Now

현재 소통해야 성공한다

댓글 2 | 조회 2,853 | 2011.11.09
10월 21일 발표된 ‘세계은행(IBRD)기업 환경 평가’에서 뉴질랜드가 3위(183개국 중)를 차지했다. 창업 소요기간, 인허가 관련 행정… 더보기

내 친구 Kitty와 Cyril

댓글 4 | 조회 3,342 | 2011.10.26
나는 가끔, 120살쯤 되는 Kitty와 Cyril을 만나러 간다. 티티랑기를 거쳐 후이아로 15분 정도 달리면 Karamatura Valley가 나온다. 그 곳… 더보기

보물섬을 지켜라

댓글 4 | 조회 2,709 | 2011.10.11
마오리 조상 Kupe가 발견한 보물섬에서 마오리들이 수수천년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1642년 네덜란드의 아벨 타즈만은, 자기가 차린 밥상이라며 숟가락을… 더보기

낯설지 않네, 대롱대롱 매달린 돌멩이

댓글 4 | 조회 2,720 | 2011.09.28
뉴질랜드 최초의 수도였던 Russel의 원래 이름은 ‘korora reka’. 마오리어로 korora는 펭귄, reka는 맛있다,라는 뜻. 마오리 늙은 족장은 앓… 더보기

누가 더 똑똑할까?

댓글 5 | 조회 2,454 | 2011.09.13
내 친구 농장에는 염소가 두 마리 있다. 수놈은 염식이, 암놈은 염순이다. “염식아, 염순아아---!”여기저기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들판. 퍼져나가는 친… 더보기

농자 천하지대본야 (農者 天下之大本也)

댓글 2 | 조회 4,002 | 2011.08.23
토마토 농사를 짓는 지인이 요즘 ‘미치겠다고’한다. 토마토 값이 십 수년 만에 최고로 뛰어서 도매값이 1Kg당 8불이 넘는다고. 조랑조랑 매달려 빨갛게 익어가는 … 더보기

여우난골에서 온 편지

댓글 9 | 조회 3,034 | 2011.08.16
옛날 옛적에, 여우가 캥캥 울어대는 골짜기(여우난골)에 사람들(여우난골 族)이 모여 살았습니다. <얼굴에 별자국(곰보)이 솜솜났지만 재주가 좋아 하루에 베 … 더보기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댓글 30 | 조회 6,219 | 2010.09.28
나의 꿈을 얘기하겠습니다. 침대 칸이 있는 대륙 횡단 열차를 타고 긴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몇 날 며칠, 기차는 벌판을 달리고 풍경은 끝없이 물러나고 시작되고… 더보기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댓글 5 | 조회 7,696 | 2010.09.20
사랑은, 결혼은 뭐하러 하나? 뉴질랜드, 한국 불문하고 집집마다 절벽 위 소나무처럼 독야청청 늙어가는 아들 딸들이 있다. 그네들은 사랑과 결혼이 두렵다고 한다. … 더보기

회전 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댓글 2 | 조회 4,252 | 2010.08.24
오클랜드의 지인이 내게 하소연했다. 그녀와 나는 1남 3녀 중 장녀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르다면 그녀의 1남은 동생이고 나의 1남은 오빠다. 그런데 얘기를 듣다… 더보기

옛날 남자 친구

댓글 2 | 조회 4,078 | 2010.08.10
나의 20대는 박스 안에 갇혀 있었다. 짐 정리를 하다가 나는 곰팡내 나는 눅눅한 박스 안에 들어 있던 나를 끄집어냈다. 뭐라고 되지도 않는 말들을 씨부려 놓은 … 더보기

Ebony & Ivory 그리고 Yellow

댓글 1 | 조회 3,299 | 2010.07.27
공원을 반 바퀴쯤 돌아설 무렵, 가시처럼 눈을 찌르던 햇살이 짱짱함을 잃고 서쪽 하늘에는 석양이 드리워졌다. 매일 찾아오는 시간이지만, 브라운 색 필터로 한 번 … 더보기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선물

댓글 2 | 조회 3,163 | 2010.07.13
우연히 들른 것인지 영역을 넓히려 온 것인지, 어느날 고양이가 우리 집에 왔다. 진한 갈색의 야성적인 무늬가 매력적인 ‘삵’처럼 생긴 녀석이었다. 첨 보는 녀석이… 더보기

보이지 않는 감옥

댓글 3 | 조회 2,942 | 2010.06.22
호주 시드니의 ‘경제평화 연구소 (IEP)’는 지난 8일 ‘2010 세계 평화 지수(GPI)’를 발표했다. 전쟁이나 사회 정치적 갈등, 테러 위험, 폭력 범죄 등… 더보기

누드 쇼라도 할까요?

댓글 3 | 조회 4,087 | 2010.06.09
미국발 서브 프라임 사건에 이어 유럽발 금융 위기로 지구촌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5월 6일,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실업률은… 더보기

세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댓글 1 | 조회 3,834 | 2010.05.25
결혼식에 초대받았다. 식장은 포도 농원이었다. 오클랜드 남쪽으로 두 시간쯤 달려간 뒤 구불구불 구절양장(九折羊腸)같은 산 길을 20분도 넘게 또 갔다. 이런 곳에… 더보기

살아온 1만여일, 살아갈 2만여일

댓글 1 | 조회 3,646 | 2010.05.11
세계 지도 속 한국은 풍만한 가슴에 붙어 있는 젖꼭지만하다. 그나마 온전하면 다행인데 반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손바닥만한 땅을 난 잘 알지 못한다. 몇 년 전… 더보기

어디로 가나?

댓글 5 | 조회 8,119 | 2010.04.28
조그만 음식점을 운영하던 K씨가 오클랜드를 떠났다. 비싼 가게세를 내면서도 근근이 버텨오던 음식점은 지난 해부터 손님이 줄어들기 시작해 최근에는 거의 개점 휴업 … 더보기

재외 국민 보호법이 시급하다

댓글 2 | 조회 6,411 | 2010.04.13
대한민국 정부가 재외 동포들에게 참정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뉴질랜드 한인 언론 매체들은 벌써부터, 투표 방법에 대한 안내문을 게재하고 있다. 1천만에 육박하는 전… 더보기

별나라로 간 스님

댓글 2 | 조회 3,110 | 2010.03.23
법정 스님이 입적하고 난 후 두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죽게 되면 말없이 죽을 것이지 무슨 구구한 이유가 따를 것인가"로 시작되는 한 통의 메일은 스님이 마… 더보기

혹등 고래의 세레나데

댓글 2 | 조회 4,121 | 2010.03.10
<유튜브 동영상 'Migaloo the White Whale Speaks' 2010년 3월 2일 캡쳐 화면> 합리적이고 친절하며, 결점 없는 이미지로 … 더보기

지킬 박사와 하이드

댓글 1 | 조회 3,168 | 2010.02.23
인품 좋고 점잖은 신사의 나라 영국이 과거 아프리카 등 식민지에서 자행했던 일들은 악마의 짓이었다. '지킬 박사'가 약을 먹고 '하이드'로 변해 온갖 추악한 일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