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우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0 개 1,108 김지향

나는 매일 우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주는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 내게 꼭 필요한 것을 물건으로든 돈으로든 마음으로든 성의표시를 꼭 한다. 우주에 대한 내 믿음만큼 그만큼 보내주는 선물. 


  요즘에는 우주가 내게 그 이상으로 선물을 주는 것 같다. 갈수록 선물이 더 커진다. 내 믿음이 그만큼 더 크고 확실해져서일까? 그렇겠지. 아무렴. 그렇고말고.


  겨자씨만큼의 믿음이 산을 옮긴다고 하는데, 내 믿음은 어쩜 겨자씨보다 더 작을 수도 있겠다. 지구가 우주의 한 점과도 같으니, 내 믿음이 아무리 커봤자 우주의 눈에 보이기나 할까? 이렇게 보이지 않는 작은 믿음에도 선물을 보내는 우주. 우주의 눈은 천 개의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보다 더 많을 것이다.


  피노키오가 거짓말 했을 때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지자, 


  “아빠 내 코가 왜 자란 거예요?”


  “거짓말을 했거든. 거짓말이란 코처럼 빤히 보이는 거거든”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기예르보 델토로의 피노키오’를 보다가 두 부자의 이 대화에 큰 공감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피노키오의 코를 달고 산다. 우주는 보이지 않는 코는 물론이거니와 삼라만상의 마음을 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의 나이가 얼마나 많은가? 60 중반의 삶을 살아온 내 눈에도 상대의 보이지 않는 코가 대충 보이니, 우주는 얼마나 정확하게 다 보고 있을까? 억겁의 세월만큼 밝은 눈으로 관찰자가 되어 소우주인 우리들의 삶을 관망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과감히 관찰자인 우주를 나의 멘토로 삼았다. 


  나의 이런 생각을 우주가 알고 있으니 나의 멘토가 되어 주었고, 우주의 마음을 따라가고 싶어 하는 작은 체구의 내 생각도 무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 여긴다. 고마운 우주. 내가 우주를 고마워하는 만큼 우주도 나를 귀히 여기며 내게 꼭 필요한 선물을 내려 주었다.


5bd7d680104091eca1bc2fb7a29d2ffb_1671493006_2656.jpg
 

  그 선물 덕분에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고, 버텨나갈 수 있었다. 아참, 우주의 선물을 받으려면 잘 버틸 줄 알아야 한다. 버티지 못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잘 버티면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


  ‘기특하다. 기특해. 잘 버텨주었구나.’ 우주의 다정한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가? 지금 힘들고 지치는 사람은 포기하지 말고 버텨주길 바란다. 이건 완전히 내 체험으로 말하는 것이다.   


  지난 월요일에 나는 웰링턴에 다녀왔다. 첫째와 막내, 이렇게 셋이서 웰링턴 여행을 했다. 여행이라고 말하기엔 좀 그렇다만, 나에게 있어서는 여행이나 다름없었다. 워낙 집 귀신에 파미 옆 동네도 거의 가지 않으니 말이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샤워하고 화장하고 108배와 명상, 약과 아침을 먹고 딸들의 준비가 끝나길 기다렸다. 어린아이가 여행할 때의 설렘으로 거울을 보면서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유은이 첫돌을 챙기러 오클랜드에 갔었던 게 6월 말경이었으니, 거의 반년만의 외출이 되겠다. 


  승용차 뒷 자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오디오북을 들으려다 다 접어버렸다. 아이들이 켜 놓은 음악을 들으며 창밖의 풍광을 즐기기로 한 것이다.


  레빈을 지나 오타키까지는 정신이 말짱했는데, 고속도로에 들어설 때부터 졸기 시작했다. 잠깐 눈감았던 거 같은데, 눈을 떠보니 빌딩들이 우뚝우뚝 솟은 시내 입구였다. 바다도 못 보고 시내에 도착한 것이다. 


  웰링턴에 간 이유는 내 심장 검사와 세 여자들의 여권신청 때문이었다.


  제일 먼저 병원에 도착했는데, 병원 로비에 들어서니 크리스마스 시즌임이 현실로 느껴졌다. 작년과 똑같이, 반짝거리며 알록달록한 장식 구슬이 박힌 트리들이 줄을 서 있고,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아름답고 힘찬 음률로 울려 퍼졌다.


  로비 한쪽에 놓여있는 아이보리색 그랜드 피아노를 치고 계신 할머니. 연세와 달리 그분의 피아노 소리는 힘차고 활기찼다. 경건하고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라이브로 들으면서 카페 음식을 먹었다. 


  예약시간보다 40분이나 빠르게 도착한 바람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넘치는 병원 로비에서 브런치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의사는 여전히 친절했다. 스캐너도 빠른 순간 내 가슴과 하나가 된 페이스메이커를 스캔했다. 6개월 동안의 내 심장박동 정보는 컴퓨터 기계에 입력이 되어 모니터 속에서 춤추며 지나갔다. 두 명의 의사가 함께 확인했다. 정상이라고 했다.


   올해 초 6개월간의 심장박동은 이미 내 침대 옆에 둔 핸드폰만한 기계가 서버로 전송한 상태이고, 이번 방문으로는 나머지 6개월간의 상태를 스캔한 것이다.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1년마다 점검을 할 것이다.


  요즘 융합의 시대라고 하더니, 과학, 의학 할 것 없이 모두 다 함께 융합이 되어 빠르게 발전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원격치료가 생활화 될 날도 머지않을 거 같다. 


  대사관에 가기 전에 시내에서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사기로 했다. 많이 걸어 다닐 거 같아서 운동화를 신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쇼핑하는 동안 만보 정도 걸었다.


  파미에선 볼 수 없는 다이손 지점이 있었다. 그곳에는 온갖 잡화물들이 다 있었다.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샀는데, 착한 가격들이었다. 워낙 쇼핑을 즐기지 않는 나였지만, 딸들 옆에 졸졸 따라다니면서 그 시간을 함께 즐겼다.


  다이손 지점을 나와 현금자동지급기로 여권 만들 현금을 꺼내고, 여권사진 출력해 놓은 것을 찾고, 맛있는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나서 대사관에 갔다. 


  대사관에 가면 뭔지 모르게 고국에 온 느낌이 든다. 친절한 직원과 한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더 그런가 보다. 대사관이 뉴질랜드에 있는 내 고국이 아니던가.


  대사관에서 일을 다 마치고 나서 막내를 위한 쇼핑을 더 해야 했다. 그 쇼핑을 하고 나니, 퇴근시간하고 겹쳤다만 막힘없이 고속도로와 연결이 되었다. 그런데다 고속도로가 오타키까지 완벽하게 완공이 되어서 아주 수월하게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웰링턴에 가서 이번처럼 알차게 볼일을 다 보고 온 적도 없다. 여름 해가 길어서 밝을 때 집에 올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남편은 정원에 물을 주고 있었고, 사위는 부엌에서 맛있는 음식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었다. 이 그림도 언젠가의 내 꿈이었다. 데자뷰 같은, 어려서의 향수 같은, 소박한 종이 향이 배어 있는 소설책 같은 내 꿈을 우주가 선물로 보내 준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그 날이 내 생일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미리 내 생일 선물을 돈으로 주었다. 안경과 선글라스를 사는데 보탰다. 화장품을 보내 준 언니와 동생, 내가 그렇게도 읽고 싶어 했던 책을 보낸 언니. 모두들 나에게 멋진 생일선물을 한 것이다. 


  소우주인 모든 내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마워. 모두들. 사랑해!”


제 2의 나

댓글 0 | 조회 778 | 2023.01.18
두 손을 펴서 활짝 벙글어지는 꽃잎 모양을 만든다. 손톱마다 살구꽃 배꽃이 하늘거리고 푸른 냇물도 흐른다. 손톱에 꼼꼼히 그림 그리는 게 참 즐겁다. 류마티스 관… 더보기

미친 2023년! 축복으로 시작한다!

댓글 0 | 조회 1,166 | 2023.01.17
갑자기 격한 폭풍이 다가왔다. 빛나는 황금빛의 바람을 몰고 온 폭풍이 내 온 몸의 세포 곳곳으로 파고든다. 황금의 물결이 출렁이는 세상이 나를 감싸 안고 춤을 추… 더보기

피치샷(Pitch Shot)의 정의와 샷에 따른 선택

댓글 0 | 조회 1,103 | 2023.01.17
피치샷의 정의(More air time than ground time)볼을 높이 띄워 거리를 보내고 롤을 최소화 시키는 기술이다. 러프 상황이나 그린과 볼 사이의… 더보기

문교부에서 지원하는 무료 Parenting 프로그램

댓글 0 | 조회 1,345 | 2023.01.17
대상: 3살에서 8살 사이의 자녀들을 가진 부모날짜: 2월 10일 금요일부터 15주간 매주 금요일시간: 오전 10시에서 12시 30분장소: 15회 중 3번은 Gr… 더보기

자세는 바르게, 어깨는 시원하게

댓글 0 | 조회 1,025 | 2023.01.17
희망찬 2023년 새해 모두 잘 시작하셨나요? 매년 이맘때면 새해 계획들을 세우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게 되는데요,계획이 너무 거창하거나 실천하기 … 더보기

이민법무사가 전하는 워크비자(AEWV) 심사동향

댓글 0 | 조회 1,748 | 2023.01.17
뉴질랜드 이민컨설팅은 합법적인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2008년에 도입된 공인이민법무사 제도 이전부터 이민컨설팅 업무를 제공… 더보기

새 해

댓글 0 | 조회 743 | 2023.01.17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새 달력을 걸었지만달라진 것은 없다섣달 그믐날에 벗어 둔 안경을새 해 첫 날에 입김 불어 닦아 걸쳐도별로 나아지지 않는 시력이다새해에는 좋은… 더보기

뒷골이 뻑뻑한 경우

댓글 0 | 조회 954 | 2023.01.17
저는 어느 날 부턴가 뒷골이 막혔는데, 그게 꽤 오랜 시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뒷골이 막히는 것은 참 오래 갑니다. 수도를 오래하신 분들도 거… 더보기

눈앞에 다가온 코리안가든 착공식

댓글 0 | 조회 2,432 | 2023.01.16
▲ 정전 70주년을 맞이하여 참전용사 기념비 세워진다코리안가든 트러스트(약칭 코리안가든)는 지난 2007년 8월27일(월요일) 오후7시 소망교회에서 영사관(강준영… 더보기

제 4회 국어사랑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 심사평

댓글 0 | 조회 1,031 | 2023.01.16
이번에 접수된 97편의 응모작은 예선과 본선의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우수상, 가작 각각 1명씩과 장려상 6, 특별상 2명으로 선정되었다.작품응모수는 예… 더보기

오클랜드 시니어 금요테니스 동호회를 아시나요?

댓글 0 | 조회 1,401 | 2023.01.16
생활체육으로 시니어 금요테니스 동호회는 뿔뿔이 흩어져 있는 오클랜드 지역 키위(현지인)들의 8개 테니스 클럽에 속해있는 한인들의 동호회원들로 지난 2021년 6월… 더보기

2022년 사자성어와 2023년 트랜드

댓글 0 | 조회 1,356 | 2023.01.13
희망찬 새해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해를 맞아 종교지도자들은 신년사(新年辭)를 통해 혐오와 갈등이 팽배한 한국사회에 증오와 분노를 넘어서는 인내와 참회, … 더보기

‘중국발 코로나’ 막아라

댓글 0 | 조회 3,583 | 2023.01.06
조선일보가 12월 26일자 신문에 보도한 <조선일보 선정 2022년 10대 뉴스>에는 국내와 국제 뉴스가 10개씩 선정되었다. 국제 10대 뉴스에는 &… 더보기

만성 코로나19 증후군

댓글 0 | 조회 2,173 | 2023.01.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에서 회복한 후 코로나 후유증(long covid)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내외 여러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더보기

이민법 변경에 따른 현.가.영

댓글 0 | 조회 3,671 | 2022.12.21
이렇게까지 따라잡기 어려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올 2022년, 특히 최근 몇 개월간은 최고치였지요. 이민법무사의 엄중한 책무 중 하나는 이민과 관련된 각종 언론기… 더보기

우리가 물이 되어

댓글 0 | 조회 3,134 | 2022.12.21
시인 강 은교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저… 더보기

목안에 무언가 걸려있는 느낌이 있나요?

댓글 0 | 조회 2,028 | 2022.12.21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에는 위와 식도의 경계부위가 닫혀 있기 때문에 위 내의 음식물이나 위산들이 역류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의 조절기능이 약화된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보기

모기지 세일(Mortgage Sales) - 여러분이 알아야 하는 것 들

댓글 0 | 조회 3,359 | 2022.12.21
금리가 상승하고 국가의 경기 침체가 더 가까워지면서, 우리는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GFC) 이후에 보았던 것과 유사한 모기지 세일 급증을 볼 가능성이 높습… 더보기

반도체가 되리니

댓글 0 | 조회 958 | 2022.12.21
인간이 불을 발견하고도 오랜 시간이 흘러 증기의 힘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 다음의 놀라운 발명이 전기 아닐까 싶다. 전기로 세상을 밝히고 데우고 의료기기를 만들었… 더보기

스님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소중한 성보문화재

댓글 0 | 조회 881 | 2022.12.21
피란짐 풀어 놓고 뒤적 뒤적 들춰보니국사님 가사장삼 다시 볼 수 없음메라애답다 상사명령에 못 꺼내온 그 순간.- ‘구하지 못한 보조 국사 가사 장삼’, 『인암 스… 더보기

추억 만들기 . . . 챈서리 핫도그

댓글 0 | 조회 1,572 | 2022.12.21
기다려 온 주말이다.내 일상과 다르게 사는 아이들을 오늘 하루 친구가 돼달라고 하려면 머리를 잘 써야만 한다. 커다랗게 울리는 시계의 초침소리가 더디게만 느껴졌다… 더보기

휴가철 장거리 운행하기전 체크 사항

댓글 0 | 조회 1,163 | 2022.12.21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특히 연휴 기간에는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많은 정비소들도 문을 닫고 휴가철에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 더보기

스쿼트 제대로 하려면?

댓글 0 | 조회 1,054 | 2022.12.21
처음 제 라이브 수업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하체 운동 뭐하세요? 라고 물으면 대부분 스쿼트라고 답하시는데요, 막상 운동하시는 것을 보면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잘못… 더보기

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을 먹네요

댓글 0 | 조회 3,385 | 2022.12.20
아주 전형적인 한국 아재여서 그런지 저는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끔 유명한 사극이나 있으면 몇 편 보다가 그만둘 뿐 여지껏 이렇다하게 정주행을 한 드… 더보기
Now

현재 우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댓글 0 | 조회 1,109 | 2022.12.20
나는 매일 우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주는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 내게 꼭 필요한 것을 물건으로든 돈으로든 마음으로든 성의표시를 꼭 한다. 우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