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일간 연이어 장난감에서부터 의류에 이르기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결격성이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중국에서 만든 장난감에서 유해한 납 성분이 발견되었고 이어 의류에는 과도한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검출되었 다는 내용들인데 기사를 읽으면서 일방적인 시각을 독자들에게 제공 혹은 강요한다는 느낌이다.
장난감의 경우 미국에 본사를 둔 Mattel사의 제품으로 알고 있다. 이 회사의 중국 공장에서 완구를 제작하여 뉴질랜드에 수입한 셈인데 이 장난감의 부적합성에 대한 주 화살을 'Made in China'에 초점을 맞추는데 필자가 보기에 이것은 난센스이다. 자기네 회사의 브랜드를 걸고 제품을 출시 할 때는 모든 제품에 대한 책임을 그 회사가 지는 것인데 어떻게 기획부터 제조공정 그리고 최종 품질관리까지 전 과정 업무를 감독했을 Mattel사는 싹 빠지고 그 사람들 밑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했을 중국노동자들에게 최종 제품의 불량 책임을 전가하는지 필자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저임금 국가인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해서(아니면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낮은 원가의 제품을 자기 회사 브랜드의 이름값이라는 명목 하에 여전히 높은 소매가격으로 판매하는 그 자본가는 어디로 사라지곤 왜 미국노동자의 몇 분의 1(혹은 몇 십 분의 1일지도 모른다)도 안되는 임금을 받는 중국의 노동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인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들이 버젓이 신문지상에 나도는데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의류 역시 마찬가지이다. 회사 자체가 중국회사인지 아니면 뉴질랜드에서 발주를 준 회사가 따로 있는지 모르나 그 제품의 수입을 허락한 정부기관이며 수입을 추진한 뉴질랜드 회사가 그 주 비판대상이어야지 소위 고객이 원하는 가격대의 제품을 생산해준 중국 업체에게 독박을 씌우려는 태도는 아주 이기적인 자본가적 사고방식을 일반인들에게 주입시키려는 기업가들의 전략 같아 매우 씁쓸하다. 돈 벌 때는 자기 브랜드가 좋은 것이고 제품이 욕먹을 때는 메이드인 차이나라서 그렇다는 식이니 참으로 편리한 자본주의적 생각이다. Mattel은 좋은 장난감 제조회사인데 Made in China가 문제라……
일전에도 언급을 했었는데 뉴질랜드 내에서 무슨 사고가 나거나 사건이 터지면 가해자 내지 연루자가 한국 교민일 경우 '코리안 누구누구'로 표기하고 대외적으로 자랑할 일이 있으면 '오클랜드 누구누구'로 표현하는 것이 뉴질랜드 언론의 표현 방식인데 위의 접근방식과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교민지의 보도자료 이용
교민 신문, 잡지(웹사이트 포함)를 매번 꼼꼼히 보는 것은 아니지만 볼 때마다 자주 특정 국회의원이 제공한 보도자료를 접한다. 어떤 경우는 국회의원 사무실에서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자료이겠다 싶은 것도 간혹 있지만 다수의 경우 그 국회의원의 홍보성 의정활동 보고 내지 소위 교민 사회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개인홍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뉴질랜드 정치세계에 대해 자체적인 취재 역량의 한계가 있는 교민지인만큼 일정 부분 그 쪽에서 나오는 보도자료 제공자의 역할에 기대는 것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도가 지나 치면 특정 개인의 홍보 성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교민지를 운영하는 분들이 조금만 더 수고를 해주시어 이토록 특정 국회의원으로부터만 보도자료를 받을 것이 아니라 좀더 다양한 국회의원 혹은 다양한 출처를 통해서 유익한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면 좀더 균형 잡힌 정보제공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막상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계속 그런 노력을 경주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자료를 제공해주는 곳은 지극히 제한되어있다 하니 처음부터 그 분들의 의도나 시각을 비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뉴질랜드 양대 정당인 국민당과 노동당의 경우 형식이야 어찌되었든 대 한국교민 채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 두 정당은 당리당략을 위해서라도(물론 소수 정당도 마찬가지이다) 교민지에 당의 입장을 알리는 보도 자료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주어 보다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교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라고 보도자료에 대한 협조가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교민지는 균형감각을 가지고 이들 보도자료에 접근해주었으면 한다.
어수선한 뉴질랜드 교민 사회
필자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단어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이 한국의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하였듯이 이 곳 뉴질랜드 교민사회도 이 영향권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지난 5년 여간 줄기차게 오르기만 했던 부동산 시장이 중앙은행의 스토커 같은 집요한 금리인상으로 그렇지 않아도 부담을 느끼던 상황에서 울고 싶던 차 뺨 맞는 격으로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준 것 처럼도 보인다. 지난 두어 달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이 과연 불패 신화처럼 다시 일어설지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교민들이 파는 시점과 매입 시점을 놓고 이견이 분분하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극적으로 뉴질랜드 달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한국에서 송금을 받을 분들은 그 시점을 저울질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어느 나라 돈을 가지고 있어야 유리한지도 고민하게 만드는 그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교민사회에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환율과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궁금하지만 이런 외부 파동에서도 크게 흔들림 없는 체력을 교민사회가 하루빨리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