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 유학 후 이민을 생각한다 (유학, 그리고 취업후 이민)(Ⅱ)
***** 무엇이 유학 후 이민을 망설이게 하는가? *****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영주권은 가능한 빨리 받으려는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속된 말로 영주권은 빨리 받는 것이 장땡이지 않겠는가?
영어권 이민자들의 경우, 가령 영국에서 뉴질랜드로 이민오는 것이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이사 가는 수준인 줄 모르겠으나 우리 같이 해외로의 이민의 역사가 현대 역사를 제외하고는 전무 하다시피 한 정착형 농경민족의 후손들의 경우 언어 다르고 인종 다른 나라로 간다는 것은 도 아니면 모요, 제로 아니면 100 인 올인형 이주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직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이런 정서를 충분히 이해할 수 밖에 없는 필자의 경우도, 가능하면 한국에 있으면서 Residence Visa(영주권)을 받고 뉴질랜드로 이민오라고 (잠재)고객들에게 당부하 고 그런 식으로 유도한다.
허나 시대가 변하듯이 뉴질랜드의 자국 이익을 근간으로 하는 이민 정책이 결코 이러한 한국인들의 정서를 반영하지는 않음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이민 오던 1990년대 초와 같은 허겁지겁, 허둥지둥 식의 문호개방은 아마 이후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이민 정책 시행의 역사가 차곡차곡 누적되는 뉴질랜드의 경우도 갈수록 이민정책이 정교해지고 세련되어진다. 문제는 이 정교함과 세련되어짐이 역설적으로 한국인에게는 영주권이 단박에 받기 어려워진다는 달갑지 않은 형태로 발현된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영주권은 커녕 자기 돈으로 비싼 유학비용 내고 힘들게 공부해서 일정 Qualification 땄는데 그것도 부족해서 영주권은 별개의 문제라고 짐짓 먼 산 쳐다보는 듯한 뉴질랜드 이민정책이 뉴질랜드로의 이민을 열망하는 한국인들로 하여금 직장 팽개치고 바리바리 짐 싸서 가족들 다 데리고 뉴질랜드로 오게 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망설이게 만드는 주 요인일 것이다.
***** 20대의 유학 후 이민 *****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거나,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도 유학생으로 졸업한 경우 아니면 한국에서 대학을 중퇴 혹은 졸업 후 다시 뉴질랜드에서 대학과정을 이수하는 20대의 경우 애초부터 뉴질랜드로의 이민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슴에 되새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본다. 즉 이들,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서 자신을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젊은 이들은 영어권에서의 Qualification을 최우선 목표로 뉴질랜드의 대학과정을 생각하지 ‘나는 뉴질랜드로 평생 살기 위해 영주권을 따기 위한 과정으로 대학을 들어가야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추측이다.
이들의 대학과정 선택 전공을 보면 뉴질랜드에서 필요로 하는 소위 ‘장기인력부족’ 직종에 해당하는 것들이 아니라 모국인 한국을 포함해서 범용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과목들(가령 business administration)임을 비추어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최초 생각을 가진 이들이 유학과정에서 뉴질랜드가 좋아지고 그래서 졸업 후 이 곳에 취직을 하는 형식을 통해 이민자로서 정착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 흐름으로 이해된다.
***** 3, 40대 가장의 유학 후 이민 *****
허나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직장을 다니거나 자기 사업을 하면서 한 가정을 이미 이룩한 가장들이 생각하는 뉴질랜드 유학 후 이민은 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띨 수 밖에 없다. 간단히 말하면 유학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단박에 영주권을 받을 수 없는 현실에서 차선책으로 택한 공부의 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번 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런 현실적인 이유로 이들의 유학 과정은 20대 싱글들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전공 선정 과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무리 이 곳에서 대학을 3년 다녔다고 해도 어느 키위 고용주가 영어가 아직 어눌한 40대 한국인 경영학과 출신을 자신의 회사에 기꺼이 입사시키겠냐는 현실적인 인식이 깔리기 마련이다. 유감스럽지만 이런 인식은 현실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큰 조직에서 Communication Skill을 필수적으로 요하는 이런 직장의 취직을 전제로 한 대학과정보다는 물리적으로 세련된 Skill만으로도 취직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향후에도 자영업으로서의 밑천으로 삼을 수 있는 쪽으로 자연스러이 관심사가 쏠릴 수 밖에 없는데 이것들이 바로 저번 호에서 언급 한 뉴질랜드 이민 부에서 정의한 장기인력부족(Long Term Skill Shortage) 중에서 Trade Occupations에 해당하는 직종, 과목들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같은 유학생 비용으로 공부를 한다면 목수(Carpenter)나 자동차 정비공(Automotive mechanic)과정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법대나 상대, 더 나아가 문과대 학과를 이민용도로 진학하지는 않는 것이다.
***** 유학 후 취업 그리고 영주권 *****
필자는 최근 ‘유학 후 이민’이란 표현이 받아들여지는 잠재 뉴질랜드 이민 희망 한국 분들에게 오해의 여지는 없는지 생각 해본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유학 후 취업, 그리고 영주권'이 보다 실체에 접근한 표현이 아닌가 한다.
물론 영주권으로 가기 위한 장도의 시작이 유학이라는, 즉 시종(始終)의 의미라고 부득 우길 수 있겠으나 자칫 1단계 유학, 그리고 곧 이어서 2단계 이민(영주권)으로 비추어 질 수 있기에 언어표현의 제일 큰 목적이 의미전달의 효율성이라 한다면 이 표현은 좀더 세분화, 정확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바로 위의 한국 3, 40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접근을 할 Trade Occupations에 속하는 전공들(가령 자동차정비공, 목수, 배관공, 전기기사, 용접공 등)의 경우 상당수 과정이 취업 실습 생(apprentice) 과정을 통해 각 해당 업계의 ITO(Industry Training Organization)에서 주관하는 코스(National Certificate)를 성공적으로 이수해야 비로소 정식 목수, 자동차정비공, 배관공, 전기기사, 용접공으로 인정받아 기술이민(Skilled Migrant Category) 시 skilled employment로서의 잡오퍼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필자는 이런 과정의 경우 유학 후 이민이 아닌 유학-취업-영주권이라는 3단계 표현을 주장하고 싶다. 중간에 취업과정을 건너뛰고 싶은 마음이야 필자라고 없겠는가만 뉴질랜드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하는 이민 희망자 입장에서는 이런 현실을 직시해야만 할 것이다.
뉴질랜드 이민부에서 원하는 이민자는 National Certificate(바로 위 Trade Occupations의 경우)의 소지자이지 각 폴리텍/대학에서 1년 과정 후에 부여하는 자체 Certificate 소지자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 National Certificate는 대부분 각 폴리텍/대학과 같은 전문학교 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직접 취직해서 실습생으로 2, 3년간 일하면서 틈틈이 해당 ITO
(Industry Training Organization)에서 주관하는 일종의 통신교육 개념의 과정을 이수했을 경우에 한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과정이 이렇다 보니 취업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인식을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단순히 과정이 1년짜리라서 IELTS 6.5 성적표를 내야 한다는 불리함의 문제가 아니라 그 Certificate로는 일반적인 케이스의 경우 정식 목수, 용접공, 자동차 정비공 등으로서 잡오퍼를 받지 못하고 따라서 자연스러이 영주권 신청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다시피 하는 skilled employment로서의 잡오퍼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