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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2010. 12:38 코리아포스트 (219.♡.51.6)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사자는 햇볕 속에서 맑은 물 마시고 맑은 공기 숨쉬며 산다.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쉰다.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로 산다. 자연의 섭리대로 산다. 순리(順理)의 삶 산다.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는 그때그때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 한다. 그냥 매 순간을 충실히 살 뿐이지만 그냥 사는 그 삶이 최선의 삶이다. 먹잇감을 사냥하는 모습을 보면 숨어서 먹잇감을 기다리며 기회를 엿보다가 이 때다 싶으면 살금살금 다가가서 번개같이 달려들어 급소를 공격하여 먹잇감의 숨통을 끊는다. 먹잇감을 기다리고 먹잇감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면 용의주도(用意周到)하기 짝이 없다. 숨어서 먹잇감을 기다리는 장소로는 몸 색깔과 비슷한 긴 풀이나 바위, 큰 나무 같은 엄폐물(掩蔽物)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을 택한다. 바람결에 사자의 냄새가 먹잇감 쪽으로 실려 가지 않는 곳이어야 하며 먹잇감이 잘 보이고 먹잇감에 접근하여 공격하기 쉬운 곳이어야 한다. 먹잇감에 다가갈 때에는 먹잇감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숨을 죽인 채 발걸음 소리가 나지 않게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해서 살금살금 걷는다. 그러다 먹잇감이 방심하는 한 순간을 포착하는 찰나 온 힘을 다하여 질주, 정확히 급소를 공격하여 단번에 끝낸다. 사냥한 먹잇감을 먹을 때조차도 먹는 일에만 열중한다(최선을 다한다). 먹는데 누가 방해하면 같은 무리의 사자라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자기 영역을 다른 사자가 침범이라도 하면 영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배가 부르면 쉬는데 쉴 때조차도 쉬는 일에 최선을 다 한다. 크게 방해 받지 않으면 주위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쉬기만 한다.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는 욕심이 없다. 우기(雨期)에 먹잇감이 넘쳐난다 해서 마구 포식(暴食)하지도 않고 건기(乾期)의 굶주림에 대비하여 먹이를 재어놓지도 않는다. 사냥한 먹이를 먹을 만큼 먹고 나면 그 자리를 떠나고 남은 먹이는 하이애나와 독수리가 차지한다. 배가 부르면 맛있는 먹잇감이 곁에서 풀을 뜯고 있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하지도 않는다.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는 번뇌 짓지 않는다. 토끼 한 마리 잡아먹고는 힘센 내가 약한 토끼 괴롭혔구나 자책하지 않고 살생했다고 고뇌하거나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다. 다가올 건기(乾期)를 걱정하지도, 대비(對備)하지도 않는다.
이 모든 삶을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는 그냥 산다. 이리저리 재지 않고 산다. 의도(意圖)하지 않고 산다. 내일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고 그냥 산다.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고 산다. 주어진 환경조건에 맞는 최적(最適)의 삶을 산다. 제 뜻으로 살지 않고 하늘 뜻으로 산다. 하늘 뜻으로 나서 하늘 뜻으로 살고 하늘 뜻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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