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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2010. 15:53 NZ코리아포스트 (125.♡.241.223)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바깥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되어 살아온 북한 사람들은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지상낙원에 살고 있다고 말하던 때가 있었다. 라디오 주파수와 TV채널이 내부 소식만 들을 수 있도록 고정되어 있었고 특수 신분의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해외여행도 할 수 없었다.
외부의 정보가 완전히 차단된 상황에서 바깥 세상은 헐벗고 굶주린 지옥이고 북한은 지상낙원이라고 세뇌되어 있어 그런 줄만 알고 있었다. 바깥 세상 사람들이 ‘바깥 세상은 풍요로운 세상이고 당신들은 헐벗고 굶주리는 생지옥에서 살고 있다’고 일러주어도 들으려 하지 않고 믿지도 않았다. 말해 주어도 듣지 않고 거짓말이라 하였다.
꽤 오래 전에 북한 사람들이 남한에 와서 서울 거리의 차들을 보고 보여주려고 전국의 차를 다 모아놓았다고 하고 남한 서민들의 생활상을 보고도 잘사는 집만 골라서 보여주었거나 연출한 것이라고 하였다.
자기들이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남도 그렇다고 생각한 것이다. 라디오나 TV로 남한 소식을 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니까 이번에는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생활상은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선전하고 그렇게 믿었다.
그러다가 몰래 두만강을 건너 중국을 오가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바깥 세상 소식을 듣게 되면서부터 자신들이 생지옥에서 살고 있으며 바깥 세상이 풍요롭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탈출 방법을 알려주고 길을 안내해 주는 전문가가 나타났다. 사전에 예행연습도 하고 탈출에 필요한 장비들을 준비한 후 길잡이를 따라 북한을 탈출해서 풍요로운 바깥세상을 눈으로 보고 나서야 그 동안 생지옥에서 살았음을 실감한다. 탈출을 도와준 사람을 평생의 은인이라고 고맙게 생각한다.
다시 과거의 생활로 되돌아가겠느냐고 하면 죽으면 죽었지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 한다. 북한에 있을 때는 생지옥임을 몰랐으나 북한을 ‘벗어나니까’ 북한이 생지옥이었음을 안다.
악한이 칼을 들고 죽이려고 쫓아와서 죽을 힘을 다하여 달아나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 목덜미를 칼에 찔렸다.
그 순간 깜짝 놀라 꿈에서 깨고 보니 죽어라 도망친 ‘나’도, 뒤 쫓아오던 ‘악한’도 없다. 쫓고 쫓기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적도 없고 칼에 찔린 적도 없다. 꿈 속에 있을 때는 꿈인 줄 몰랐으나 꿈을 깨고 보니 꿈인 줄 안다.
사람은 태어나서 온 세상과 온 삶(사연, 장소, 인연)을 사진 찍어 마음에 담는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온몸의 촉감으로 느낀 것을 경험하는 순간 사진 찍듯 마음에 찍는다.
이것이 인간이 지어놓은 마음세계인 허상세계이다. 인간이 산다고 하는 것은 허상을 담은 허상의 존재가 허상세계에서 사는 것이다. 허상세계 속에 있어 허상의 존재로 허상세계사는 줄 모르지만 마음을 닦아 허상세계를 벗어나보면 그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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