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거론되기 시작한 이민 컨설팅업무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면허제도에 대한 법안이 올해 5월 의회에 상정될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이민수속대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사기는 한 가족의 삶을 통째로 붕괴시킬 수 있는 그 성격으로 인해 이런 제도의 시행은 오히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이 없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법안이 구성될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모쪼록 순수하고 진의를 가진 뉴질랜드 이민희망자들이 이 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어처구니없는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제도가 시행된다고 하니 이민 컨설팅업체의 피해와 관련하여 필자의 단상을 적어본다. 단 필자 자신이 이민 컨설팅업무를 하고 있기에 이 글은 자신이 속한 업계에 대한 자가진단 개념이지 필자는 오점 하나 없는 백로이고 다른 컨설턴트는 까마귀일 수 있다는 인식은 추호도 없음을 독자들께서는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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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이민사기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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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의 폴 윤 사건을 대부분의 분들이 기억하실 것이다. 이 경우는 정말 나쁜 경우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의 전말을 완전히 알지 못하지만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이 경우 신청자의 경우 대부분 선의를 가지고 신청에 적합한 자격을 갖추고 그 사람에게 영주권 신청 대행을 의뢰하였는데 이 사람이 의도적으로 계약금을 챙기고 해외로 이주한 케이스이다.
그간 경위야 어떻든지 처음부터 돈을 챙기고 언젠가는 도주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이 사람은 학생비자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업무를 수행했다고 하니 출발점부터 완전히 잘못되었다. 이번에 면허제도가 시행되면 최소한 이런 류의 사기는 방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언제든지 뉴질랜드를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은 이민법 환경이 어려워지면 자연스러이 이런 유혹을 스스로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법안은 당연히 모든 이민컨설턴트들은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이상의 체류자격을 확보한 사람들만이 업을 영위할 수 있게끔 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 경우 이민부, 정확히 말하면 새로이 신설될 독립기구인 IAA(The Immigration Advisors Authority)에 모든 컨설턴트들의 인적 사항이 확보가 될 것이고 따라서 위의 경우와 같은 사기는 최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사기치고 해외로 이주하지 말라는 법은 전혀 없지만 아무래도 삶의 베이스가 이 곳인 이상 쉽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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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에게만 돌을 던질 수 없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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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민컨설턴트 혹은 에이젼트라는 용어대신 이민 브로커라는 용어가 더 익숙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브로커라는 개념도 한국과 달리 이 곳 뉴질랜드에서는 정당한 직업개념으로 자리잡은 것이기에 여기에서 인용하는 브로커 개념은 소위 음습한 냄새가 풍기는 거간꾼 개념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민수속 대행업무를 대행해주는 사람들을 이런 식의 이민브로커 개념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의 경우 많은 수가 정당한 방법으로는 비자 승인될 수 없는 케이스를 어떤 수단 및 과정에 관계없이 승인이라는 결과를 신청자에게 주어질 수 있는 사람들로서 이민 컨설턴트를 인식하고 있다.
이 경우 신청자와 이민브로커와의 거래는 자연스러이 뒷거래 속에서 쉬쉬하며 진행될 것이며 주고받는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고액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해서 신청자와 이민브로커간에 계약이 성립하여 성공적으로(?) 일이 끝나면 양자 모두 조용히 거래를 끝내고 오히려 더 나아가 신청자는 이민브로커를 능력있는 사람으로 다른 이에게 홍보해 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이 틀어져 결과가 신청자가 원하는 대로 도출이 되지 않을 경우 이미 주고 받은 돈에 대해 잡음이 생기게 되고 신청자는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이 경우 거래자체가 정당한 절차를 전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금전적인 손실이 있어도 신청자들이 대놓고 자신의 피해를 신고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경우 신청자 스스로 화를 불러온 동기 유발의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신청자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비자를 받아 달라는 강한 주문을 이민브로커에 먼저 제의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거하여 발생하는 이런 케이스들이 과연 면허제가 도입된 이후로 어떤 식으로 순화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발각될 경우 자신의 이민컨설팅 면허가 취소 되는 것을 두려워 고객이 설사 원한다 하더라도 정중히 사양하는 이민컨설턴트로 남기를 바라는 것이 이번 면허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민부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최상의 결과 기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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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닌 피해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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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가능성에 대한 어드바이스 및 수속대행 업무를 전적으로 결과론적으로만 이해하여 접근하는 신청자들의 경우 이민사기도 계약 위반도 아닌 단지 결과가 신청자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이민컨설턴트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이다.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민ㆍ형사 소송에서 모든 의뢰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완벽한 패소도 있을 수 있고 부분 패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승소를 기대하고 변호사를 통해 사건을 의뢰하였는데 결과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도출되었다고 변호사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누가 봐도 결과(가령 패소)를 예측할 수 있는 사건을 변호사가 수임료를 목적으로 고객으로 하여금 승소할 수 있다고 기만하여 제소하게끔 유도하였다는 명백한 증빙이 없는 한 변호사도 선의를 가지고 고객과의 계약에 의거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결과가 기대치와 다르게 나왔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고객으로서의 일반적인 태도라고 보인다.
이민컨설팅도 위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가능성을 보고 비자 신청을 추진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컨설턴트와 계약을 맺고 수속대행을 의뢰하는 것이지 컨설턴트와의 계약 자체를 컨설턴트가 비자승인을 개런티하기 때문에 수임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면 이는 상호간에 인식의 차이로 인한 잡음의 여지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일을 추진하는 꼴이다.
그런 잡음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청자와 이민컨설턴트 간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며 많은 경우 신청자의 요구에 의거 비자승인을 전제로 한 잔금지불을 계약 조건에 삽입하는 것도 상호간에 인식의 공유 및 권리, 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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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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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 이민컨설턴트들과 대화 중 그들은 한국고객들이 너무 참을성이 없다(impatient)는 얘기를 종종 하는 것을 듣는다. 이런 성향이 한국을 세계 유수의 초고속인터넷환경 국가로 이끌었다고도 하지만 이민 절차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정인 측면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현행 뉴질랜드 이민법에서 자신의 비자 추진이 어려울 경우 때를 기다리거나 자신의 학력 혹은 경력을 보강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치 아니하고 현 시점에서 소위 끝장을 보려고 할 때 위에서 언급한 쉬쉬하는 제의도 귀에 담게 되고 과정 진행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결과가 잘 나왔을 때의 환희를 반복, 연상함으로써 굳이 무시하려는 데에서 소위 이민사기 내지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