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2,496
09/12/2009. 09:57 코리아포스트 (122.♡.148.36)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자갈밭에 떨어진 씨앗은 그 곳이 메마르고 척박하여 줄기가 가늘고 잎도 작고 비틀어져 있으나 기름진 옥토에 떨어진 씨앗은 수분과 영양분이 풍부하여 줄기가 굵고 잎도 큼지막하게 자란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자(前者)는 잘 자라지 못했고 후자(後者)는 잘 자랐다고 한다. 그러나 자갈밭에 떨어진 씨앗은 그 씨앗 대로 척박한 환경조건에 맞게 '잘' 자랐고 기름진 옥토에 떨어진 씨앗은 그 나름대로 비옥한 환경조건에 맞게 '잘' 자랐다. 자갈밭에 떨어진 씨앗의 가느다란 줄기와 작고 얇은 잎은 척박한 환경에 적합한 모습이고 옥토에 떨어진 씨앗의 굵고 커다란 잎은 비옥한 환경조건에 맞는 모습이다. 둘 다 모두 처한 환경조건에 맞는 최적(最適)의 삶을 산다. 최적(最適)의 삶이 가장 잘 사는 삶이다.
이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는 최적(最適)으로 존재하고 목숨이 있는 것들은 최적(最適)의 삶을 살고 있다. 수많은 별들이 존재하고 운행되는 것을 보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다른 별들과 힘의 균형과 조화 속에서 운행되고 있다. 수많은 은하계와 또 각각의 은하계에 속하는 별들은 속해 있는 은하계의 환경 조건이 제 각각이지만 그 환경조건에 맞는 최적(最適)의 존재로서 운행하고 있다. 사막은 일 년 내내 비 한 방울 구경하기 힘들고 낮에는 50도를 오르내리다가 밤이 되면 10도 아래로 기온이 내려간다. 그 곳에 사는 곤충이나 작은 동물과 식물은 열악한 환경에 맞게 최적(最適)의 삶을 살고 있다. 밤사이 기온이 내려 공기 중의 습기가 식물의 잎에 이슬 맺히면 작은 짐승들이 핥아먹고, 그 식물은 깔때기같이 생긴 잎으로 이슬을 모은다. 식물들의 잎은 가시처럼 생겨 수분의 증발을 줄인다. 풍부한 물과 온갖 먹잇감이 넘쳐 나는 아마존 밀림 속에 사는 동물들은 또 그 나름의 최적(最適)의 삶을 살고 있다. 만일 먹잇감이 부족한 사막에 사는 동물을 아마존 밀림 속에 갖다 놓으면 얼마 살지 못하고 바로 죽어버릴 것이다. 사막의 동물에게는 풍부한 물과 먹잇감이 넘쳐 나는 그 곳이 바로 지옥일 것이다. 사막의 동물은 열악한 환경을 탓하거나 신세를 한탄하지도 않고 먹잇감이 넘쳐 나는 아마존 밀림 속 동물을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부족함도 모르고 부러워함도 없이 '그냥' 산다.
사람은 어떠한가. 사람은 최적(最適)의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가져도 가져도 욕심에 끝이 없어 더 가지려 한다. 더 가지기 위해 서로 빼앗고 싸우고 짓밟기도 한다. 남보다 많이 가지고 있어도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고 더 가지지 못해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며 스스로 불만 속에서 불행에 빠지기도 한다. 삶의 처한 환경도(자연 환경이든 인문 환경이든) 그것에 맞게 조화를 이루며 살려 하지 않고 사람에게 맞추어 환경을 부수고 개조하여 변형시키고 파괴한다. 만상만물은 조화(調和)의 조건(條件)에 의하여 생겨났다(창조되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조화의 조건에 의하여 창조된 인간이 그 조화를 깨뜨려 버리니 부조화(不調和)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온갖 번뇌(煩惱)와 병고(病苦)에 시달리며 사는 이유이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