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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2006. 16:28 KoreaTimes ()
뉴질랜드 이민기
그날 저녁 10시쯤 창 아저씨네서 놀다 돌아와 현관문을 여는데 거실 바닥에 서랍과 옷장 깊숙히 있어야 할 우리의 물건들이 나와 하나하나 떨어져 있었다.
방안 침대 위에는 흙이 뭍은 구두자국이 그대로 있었고 정말 등골이 오싹했다.
평화롭고 안전하게만 느껴졌던 이곳이 갑자기 너무 무서워졌다.
그 늦은 시간에 우리는 아랫집 할머니한테 가서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할머니 아들이 와 있었고 그 분의 도움으로 경찰한테 연락은 되었는데 느려터진 이 나라 경찰들 올 생각은 않고...
사이먼은 나더러 방에 가서 눈좀 부치라고 하는데 침대 위 신발자국이 생각나 도저히 누울 수가 없었다. 도둑은 욕탕문을 부수고 들어왔나보다 손잡이가 부서져 있는 걸 봐서...
다음날 시험이 있어 학교는 가야하고 사이먼이 창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일찍 창아저씨가 우리집에 도착해서 경찰이 올때까지 기다려주었고 우리는 학교가서 선생님들께 우리의 사정을 얘기했다.
사이먼의 선생님 알레스테아는 혁대까지 도둑맞은 사이먼에게 자기가 하고 있던 혁대를 바로 풀어 주며 너무너무 이 나라를 대신해서 미안하다고 어쩔 줄을 몰라했다.
나의 선생님 수잔은 나를 안고 위로해주었고..
정말 연속극 수준이었다.
드디어 경찰이 왔다.
남자 경찰과 다른 한 명은 지문채취 한답시고 여기저기 휘젓고 여 경찰은 우리를
앉혀놓고 잃어버린 물건이며 이것저것 보고 할 서류작성하느라 열심이었다.
다행이 크게 잃어버린건 없고 사이먼의 전자제품들 문방구류 그리고 금으로 만든 나의 묵주 반지....
그 날 이후 나는 우리 앞집 아이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뚜렷한 근거는 없었지만 평소 우리집을 주시하던 느낌이며 아이들이 좀 껄렁껄렁(^^)했다.
하루는 부엌에서 설겆이를 하다 길을 가는 청소년이 잃어버린 사이먼의 가방과 같은 것을 매고
가는 걸 봤다. 그냥 무작정 뛰어가는 나를 보고 따라온 사이먼이 양해를 구하고 그 아이들의 가방을 보여 달라고 하고는 열심히 미안하다고 하고 돌아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