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 담아놓고 누르고, 끄달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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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담아놓고 누르고, 끄달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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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이 아기는 담긴 마음이 없어 슬퍼도 슬픈 줄 모르고 그냥 방글방글 웃고 기뻐도 기쁜 줄 모르고 그냥 방글방글 웃는다. 어린이는 담긴 마음이 굳지 않아 엄마한테 야단맞고 울다가도 금방 웃는다. 어른은 담긴 마음 굳어 있어 한 번 토라지면 하루종일 말 안 한다.

이 사람 저 사람 부딪치고 이 일 저 일 시달리며 세상살이 하다 보면 온갖 마음 생겨난다. 삶에서 생긴 마음 모두 몸에 담고 산다. 그 마음 오래 담아 몸에 배어 습관되고 습(習)에 끌려 살아간다. 내 몸에 깊이 밴 습 자식에게 물려진다. 오래 된 조상마음 내가 물려받아서 내 삶에서 생긴 마음 보태어서 자식에게 물려진다. 대대로 물려진다.

내 몸에 담긴 마음 일어날 조건되면 언제라도 일어난다. 일어나는 그 마음 누르고 참고 산다. 여자라 참고 남자라 참는다. 형이라 참고 동생이라 참는다. 아내라 참고 남편이라 참는다. 아버지라 참고 아들이라 참는다. 어른이라 참고 아이라 참는다. 선배라 참고 후배라 참는다. 상사(上司)라 참고 직위 낮아 참는다. 잘나서 참고 못나서 참는다. 배웠다고 참고 못 배워서 참는다. 좋은 날이라 참고 궂은 날이라 참는다. 이익 보려 참고 손해 안 보려 참는다. 체면 차려 참고 눈치 보아 참는다. 알고도 참고 모르고도 참는다. 이 마음 저 마음 삶에서 생기는 마음들을 담고 담고 또 담아 누르고 참고 살다 보면 기혈(氣血)이 막혀서 온갖 병 다 생긴다.

이 마음 저 마음에 끌려 다니며 산다. 마음의 노예되어 정신(精과 神)없이 산다. 정신(精과 神)모르고 산다.

모처럼 시간 내어 깊은 산 속 찾아가서 지난 삶 돌아보며 고요히 지내보면 온갖 생각 정리되고 들뜬 마음 가라앉아 평온한 마음 돌아온다. 마음 비워졌다 여겨져서 세상으로 돌아오니 하루도 못 지내고 다시 마음 일어난다. 세상 번잡 떠나서 깊은 산 속 생활하니 세상살이에 일어나던 마음들이 가라 앉은 것일 뿐 그 마음 그대로 그냥 남아 있으니 세상에 돌아와 이리저리 흔들리고 세상사에 부딪치니 갈아 앉은 그 마음, 그대로 있는 그 마음이 다시 일어날 수 밖에... 마음을 다스린다 하나 있는 마음 없애지 못하니 일시적으로는 몰라도, 한두 번은 몰라도 언제까지나 그 마음을 다스릴 수는 없다.

마음을 비우려면 마음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마음을 모르니 비울 수가 없다. 마음을 안다 해도 비우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마음을 비우는 방법이 없다. 마음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마음 비우는 방법도 없으니 길고 긴 세월을 조상대대로 살아온 대로 왔다 갔다 하는 마음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지낼 수 밖에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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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 무지(無知)와 무지(無智)-Ⅰ

댓글 0 | 조회 1,519 | 200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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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350] 담아놓고 누르고, 끄달리며 산다

댓글 0 | 조회 1,522 | 200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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