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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2007. 10:33 KoreaTimes ()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깊은 산골짜기에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해 여름 큰 비가 와서 한바탕 물난리가 계곡을 헤집고 간 뒤에 물길을 가로막고 있던 황소만한 바위가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갔습니다. 바위가 있던 자리에 물웅덩이가 생겼습니다. 물이 웅덩이에 고이는 한편 물웅덩이 벽의 자갈과 모래 틈새로 물이 빠져 흘러 물웅덩이에 고인 물의 양이 물웅덩이의 크기에 적당하게 유지되었습니다.
물웅덩이는 물을 많이 고이게 하려고 웅덩이 바닥의 진흙으로 자갈과 모래 틈새를 메웠습니다. 자연히 웅덩이에 고이는 물의 양이 많아졌습니다. 웅덩이의 물이 많아지자 물풀이 자라기 시작하더니 금새 웅덩이에 작은 물풀의 숲이 생겼습니다. 물풀의 숲이 생기자 작은 물고기와 물벌레들이 모여 들어 살기 시작하고 다슬기도 들어와서 물 속 바위를 기어 다니고 가재도 웅덩이 바닥에서 돌 틈새에 숨어 있다 가 먹이 감이 다가오면 잡아먹고 살았습니다.
웅덩이 덕분에 삶의 터전을 가지게 된 물풀과 물고기, 물벌레들은 웅덩이에 감사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물웅덩이는 우쭐해서 으시대기도 하고 거드름도 피웠습니다. 물웅덩이는 점점 교만해지고 물을 더 많이 고이게 해서 웅덩이 가족을 늘려 왕 노릇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물웅덩이는 돌을 하나 둘 모아 주위에 쌓아 올렸습니다. 물웅덩이의 벽이 점점 높아지고 그만큼 물이 많이 고였습니다. 물웅덩이가 더욱 깊고 넓어짐에 따라 물웅덩이에 사는 식구도 늘어났습니다. 식구들은 물웅덩이 덕분에 행복하게 잘 산다고 하면서 물웅덩이를 칭송하였습니다. 웅덩이는 왕이 된 기분으로 대접받는 것을 즐기면서 더 큰 왕국을 만들기 위해 틈나는 대로 웅덩이 주위의 벽을 높이 쌓아 올렸습니다. 어느 해인가 몇 십 년만의 가뭄으로 산과 들의 풀들이 타 들어가고 계곡의 물도 실낱같이 가늘어져 물고기, 물벌레, 물풀들이 죽어갔지만 물웅덩이에는 물이 좀 줄어들어 물이 넘쳐흐를 때보다는 못하지만 그냥 지낼 만했습니다. 몇 해가 별 탈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여름에 큰 비가 왔습니다. 상류의 계곡 물이 아래로 흘러 내려 오면서 점점 불어나 물웅덩이가 있는 곳에 이르러서는 키를 넘는 큰 물이 되어 웅덩이를 덮쳤습니다. 그 동안 쌓아 올린 웅덩이의 돌이 그 많은 물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허물어지면서 눈 깜짝 할 사이에 물웅덩이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물은 흐르다가 웅덩이가 있으면 고여서 잠시 머물다가 넘쳐흐릅니다. 순리(順理)를 따라 흐릅니다. 사람의 삶에서도 물이 흐르듯 재물이 흐르다가 나에게 옵니다. 내가 노력해서 재물을 얻었다 하지만 하늘 뜻으로 흐르다가 나에게 흘러 와 잠시 머무는 것입니다. 그러면 욕심부리지 말고 쓸 만큼 쓰고 순리(順理 - 하늘 뜻)에 맞게 흘려 보내면 그 흐름에 무리(無理)가 없어 재물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흐릅니다. 계속 재물이 흘러 들어와 머물고 또 그것을 흘려 보내고 … 그러나 나에게 흘러 들어온 재물을 내가 벌었으니 내 것이라고 잔뜩 움켜쥐고 놓지 않으면 물웅덩이가 허물어지듯 허물어지고 맙니다.
욕심이 순리(順理)의 흐름을 막아 순리(順理)를 거스르고 무리(無理 ? 순리가 없음)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