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 마음과 건강(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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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1/2008. 17:31
KoreaTimes ()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마음을 이해하면 건강과 병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살면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모두 내 안에 담고 있다. 부모형제, 친인척은 물론, 학교 친구, 직장동료, 사랑하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 나의 삶에 등장한 모든 사람을 담고 있다. 내가 살았던 장소, 여행하고 놀러 갔던 장소도 모두 담아 놓았다. 고향산천, 고향집과 마을, 내가 쓰던 방도 담아 놓았고, 학창시절의 학교 건물, 교실, 운동장, 학교 주변의 문방구점도 담아 놓았고 갔던 극장, 음악연주 홀, 놀러 갔던 산, 계곡, 바다, 해외여행 갔던 나라의 풍물, 친구와 같이 갔던 빵집까지 모두 담겨 있다. 온갖 삶의 사연도 다 담아 놓았다. 어린 시절 형제간에 다투었던 일, 사랑하고 미워했던 일, 친구와 만나고 헤어졌던 사연, 부귀공명(富貴功名)을 얻어 가지고 누리려 했던 사연, 착한 일을 했던 사연… 삶의 사연 일체를 담아 놓았다. 내가 배워 가졌던 지식과 정보도 담아 놓았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 주신 옛날 이야기, 어머니가 토닥토닥 등 두드리며 불러 주신 자장가, 학교에서 얻은 지식, 문학전집에서 읽은 시와 소설, 신문에서 읽은 기사 한 조각, TV에서 본 드라마도, 전시회에서 본 그림도 담고 있다. 에밀레 종소리도, 장래의 꿈도 희망도 담아 놓았다. 내가 살아온 삶이 다 담겨 있다. 그리고 담겨 있는 그것에는 그때그때 일어났던 수많은 마음(감정이나 느낌도)이 묻어 있어 삶의 순간순간 일어났던 일체의 마음이 다 담겨 있다.
담겨 있는 일체의 삶과 마음은 그것이 담길 때의 조건이 갖추어지면 되살아 난다. 고향소식을 전하는 TV프로를 보면 평소에 잊고 지내던 고향 산천이 떠 오르고 아련한 향수에 젖는다. 사랑했던 이와 닮은 사람을 보거나 같이 갔던 장소에 가면 그 사람이 생각나고 그 사람과 다정했던 시절의 사연과 사랑의 마음(감정)이 되살아 나고 헤어질 때의 슬픔이 되살아 난다.
원수를 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겠는가? 또 세상 떠난 사랑하는 이를 담고 달콤한 추억과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낸 아픈 마음에 매여 있다면? 휴양하러 간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쓰나미로 일어난 해일에 휩쓸려 갔다 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끔찍한 일을 담고 있다면? 10억 원짜리 로또에 당첨되어 가슴 떨렸던 일을 담고 있으면? 삶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이 교차하고 또 그것이 내 안에 담겨 있어 조건이 되면 희로애락의 마음이 오르락 내리락 되살아 난다.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다. 세포(細胞)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수만 가지 마음이 요동을 치니 몸도 평온할 수가 없다. 또 수많은 불순물(不純物=마음)이 세포에 담겨 기혈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이것이 쌓이면 발병(發病)한다.
마음과 병을 이해했다고 건강해 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건강해지도록 해야 건강해진다. 참으로 건강해 지려면 내 속에 담아 놓은 삶과 마음 일체를 비워 없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