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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소리에 꽃들은 피어나고 그 빛깔과 향기는 바람을 타고 온갖 생명들에게 뜨겁게 전해지는 성하의 계절이다. 일조량이 많음으로 해서 동식물의 발육과 성숙도는 높아진다.
인간의 삶에도 많은 소유와 선택이 삶의 완성도를 높인다. 소유하고자 하는 꿈 때문에 살고, 소유 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하고, 그 소유에 과욕하면 비극적인 인생을 살아간다. 오히려 많이 가져서 더 좋게 더 멋있게 삶을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보편적 일상이다. 오감이 살아있는 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누리고자 피나는 경쟁을, 시기와 질투를, 거짓과 모략을, 극도에는 생명을 빼앗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이러한 소유와 선택이 최선이라 해도 더 넓은 세계에서 보면 부족하고 잘못 된 일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선택과 소유가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자신의 소유에 만족하는지 갈등하는지 다음의 우화를 통해 점검해 보자.
말레이시아 원주민들은 재미있는 방법으로 안경원숭이를 포획한다고 한다. 야자열매 껍질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안에 쌀과 견과류를 조금 넣어둔다. 그리고 그 야자열매에 끈을 달아서 그 끈을 야자나무에 연결해 둔다. 그러면 안경원숭이가 다가와서 한 손을 야자열매 구멍으로 집어넣어 안에 들어있는 먹이를 집는다. 그 때 주먹이 구멍에 걸려서 손이 빠지지 않는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와도 한 번 거머쥔 그 먹이 때문에 주먹 진 손을 놓지 못하고 빼지 못한다. 어리석다. 빤히 알면서 당한다. 그 때 사람들은 안경원숭이를 포획한다. 우리의 삶과 유사하다. 나에게는 이런 문제는 없는 것인가?
불교 경전 <<자타카 이야기>>에도 이런 우화가 있다. 원숭이 한 마리가 말의 여물통에서 콩을 슬쩍했다. 입 안 가득히 집어 넣는 것도 모자라서 양손 가득 콩을 움켜쥐고는 재빨리 나무 위로 도망쳤다. 나무 위에 걸터앉아 천천히 콩을 먹고 있을 때였다. 급히 먹다가 그만 콩알 한 알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때 원숭이는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원숭이는 양손에 꼭 쥐고 있던 콩을 모두 버리고 서둘러 떨어진 콩 한 개를 찾으러 나무 밑으로 내려갔다. 나무에서 내려온 원숭이는 혈안이 되어 콩 한 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콩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 때 원숭이는 슬픈 표정으로 계속 찾아다닌다. 그러나 끝내 찾지 못한다. 두 손에 가득한 콩도 없다.
이 우화의 가르침은 욕심을 함부로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콩 한 알을 위해 콩 백 알을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많은 콩 중에 콩 한 알 정도는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지 않는가?
우리는 결코 원숭이의 얕은 지혜를 비웃을 수 없다. 우리의 삶 역시 원숭이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원숭이가 하는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인간과 행동하는 것이 똑 같다. 그래서 우리는 ‘자조’의 의미를 담아 원숭이를 비웃는 것이다. 원숭이는 인간보다 털이 세 개 모자란다고 한다. 사실 원숭이가 인간보다 훨씬 털북숭이지만 아마 원숭이의 지혜가 부족하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원숭이가 하는 행동을 보면서 웃고 깨우치지만 자신이 하는 행동은 부정하고 어리석어서 알아차리지를 못한다. 자신의 생각과 사랑에 갇혀 더 넓고 높은 행복을 보지 못한다.
이제 자신이 안고 있는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콩 알에 속하는지 콩 전체에 속하는지를 알아차리고 놓지 못하는 작은 일에 대한 집착을 놓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지금은 자신에게 소중하고 더 없는 사랑일지라도 자기 인생의 전체적인 모습에서 조명해 보고 더 큰 가치를 찾아 가는데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콩 한 알 때문에 콩 백 알을 버리는 우는 범하지 말고 살아야 한다. 정치 경제나 회사나 가계나 가정을 경영하는 일에 있어서도 그렇고 자녀를 키우는 일이나 스포츠나 남녀 간의 사랑에 있어서도 해당된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나 내가 나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집착하는 대상이 있는지 점검해 보자.
사람 사이의 작은 일이나 아주 사소한 실수를 지적하며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너무 많이 늘어놓지 말자. 그러다 보면 사람도 잃어버리고 오히려 더 큰 소중한 것도 잃어버리고 만다. 큰 용기를 가지고 과감히 떨치고 일어나야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성공으로 나아가는 행복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