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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기본은 수승화강(水昇火降)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화기는 위로 오르는 속성이 있습니다. 불이라는 게 항상 위로 올라가면서 타잖습니까? 마음에서 몸에서 불이 나면 위로 치받습니다. 반면에 물은 항상 아래로 떨어집니다.
화가 나면 불을 꺼줘야 합니다. 그것만 제대로 하면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게 안 되어 병에 걸리는 것이지요.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은 항상 세 가지입니다. 잊어버리거나, 보류하거나, 아니면 포기하거나…….
여기 앉아 계신 0OO 회원님이 바로 수승화강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위에서는 불이 나는데 아래는 냉합니다. 왜 열이 치받는가? 성질이 급해서 그렇습니다. 성질이 왜 급한가? 간에 고장이 났으니까 그렇습니다. 간에 왜 고장이 났는가? 성질이 급하니까 그렇습니다.
성질이 급해서 간이 나빠지고, 간이 나쁘기에 성질이 급해지고…… 계속 악순환입니다. 간이 나빠지면 간만 나빠지는 게 아닙니다. 목이 강해지면 ‘목극토’해서 토도 나빠지고, 토가 강해지면 ‘토극수’해서 신장도 나빠집니다. 이렇게 한 바퀴 돕니다.
근원 치료는 느긋해지는 겁니다. 느긋해지는 것은 죽어도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느긋해지는가? 음식을 천천히 씹어 드세요. 냉수도 이로 한 30번 씹어 드세요.
성질 급한 사람들은 죽을 지경이지요. 보니까 000 님은 포도주도 그냥 꿀꺽꿀꺽 마시더군요. 성질이 급해서 포도주를 그렇게 마시고 계시더군요. 그렇게 성질이 급하면 제 명에 못 죽습니다. 고치는 방법은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고, 또 씹어 먹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중 비데를 제대로 쓰고 나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성질이 급해서 그냥 후다닥 휴지로 닦고 나옵니다. 비데로 충분히 건조하고 나올 만큼 느긋하지가 않은 것이지요. 그러니 휴지를 안 쓰고 비데를 쓰는 훈련을 좀 하셔야 됩니다. 비데로 다 끝낼 수 있는 느긋함이 있으면, 그 사람은 건강한 사람입니다.
생각이 많은 것도 병의 원인입니다. 생각이 왜 많은가? 걱정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왜 걱정이 많은가? 기운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내가 그걸 할 기운이 없고 능력이 없으니까 걱정만 하는 것이지요.
노인이 될수록 걱정이 많지요? 젊은 사람들은 걱정하다가도 그냥 해버리면 되잖아요? 기운이 넘칠 때는 분통 터지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한바탕 때리고 오면 됩니다. 헌데 노인들은 일어나는데 한 시간 걸리고, 또 나가는데 한 시간 걸립니다. 그러니까 누워서 걱정만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전에 건망증 찬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잊어버리세요. 지금 걱정만 하세요. 지금 내가 배가 아프다, 다리 아프다, 그것만 걱정하면 됩니다. 걱정하는 것을 보면 대개 시제가 과거 아니면 미래거든요. 지금 이 순간은 이천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입니다. 지금 무슨 걱정이 있겠어요? 오래 앉아 있어서 다리가 저리다, 이 걱정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뭔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잔뜩 무거워요. 거슬러서 어제 걱정을 하거나, 집에 갈 때 차가 끊어지면 어떡하나? 내일 비가 오면 어떡하나? 걱정합니다. 그건 내일 일입니다.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내일 걱정은 왜 합니까? 그러니 시제를 ‘지금’에 붙들어 매세요. 현재 시제인 ‘지금 이 순간’에 머무세요.
과거는 이미 지난 일입니다. 이미 활을 쏴서 저쪽에 가있습니다. 그걸 걱정해 봐야 뭐하겠어요? 차라리 지금 다시 쏘는 게 낫습니다.
생각을 줄이려면 많이 걸으세요. 발바닥 운동을 많이 하세요. 대개 철학 하시는 분, 문학 하시는 분, 머리 많이 쓰시는 분은 에너지원이 ‘걷기’입니다. 걸으면서 머리를 비우고 충전하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세요. 바느질을 하거나, 뜨개질을 하거나, 구슬이라도 꿰십시오. 손 운동은 심포삼초 운동이니까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우울증도 대개 걱정에서 오는데, 처방은 생활 속에 있습니다. 턱 앉아서 명상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지요.
욕심이 많은 것도 병의 원인입니다. 욕심이란 무엇인가? 자기 능력으로 벅찬 것을 바라는 것이 욕심입니다. 자기 용량에 비해 많은 욕심을 가지는 게 문제입니다. 미래가 아닌 당장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은 더 큰 문제이지요.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희망이자 목표입니다. 헌데 내 수준과 능력을 능가하는 뭔가를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욕심이냐 아니냐는 이처럼 남이 아닌 내가 기준입니다.
욕심의 해결 방법도 세 가지입니다. 달성하거나, 보류하거나, 아니면 포기하거나……. 체력이 티코냐 벤츠냐 이런 비유를 했듯이 자신의 기운 크기에 따라서 바라는 바를 조절하세요. 자신의 기운을 크게 하거나 아니면 욕심을 줄이세요.
욕심을 꼭 달성해야겠다 하면 하루 한 가지씩 노력하십시오. 하루 한 가지씩에 시간을 할애하세요.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다면 하루 3O분이라도 투자하시고, 돈을 1억 벌고 싶다면 그걸 벌기 위해 하루 30분이나 1시간씩 자료를 찾거나 일을 하세요.
하지도 않으면서 바라는 것은 욕심도 아니고 허욕(虛慾)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하루 한 가지씩 노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