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글자도 누렇게 바랜
낡아진 상록수 심훈의 이름 위로
사십 촉 흐린 전구 아래
엎드려 읽던 내가 있고
쥐가 갉은 듯 책 귀퉁이 삭아 진
시집 겉표지에는
접시꽃 가난한 사랑을 꿈꾸던
시린 가슴이 있습니다
눅은 책 값이 미안해 겸손히 건네고
쿰쿰한 책 냄새는
허락 없어도 담아
느리게 나서서는
그냥 ‘헌책방’이라는
촌스러운 간판 글씨체를
무릎 나온 바지처럼
편안히 올려다 보는
내가 거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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